<아내라는 이름으로 제294호> 11월은....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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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2006/08/03 00:00 입력

어디를 가든 가을이 떠난 쓸쓸한 뒷 모습을 볼 수 가 있는 달 11월.... 곱게 치장했던 잎새를 다 떨구고 앙상하게 서있는 나목들과 마른 낙엽들.... 길떠날 준비를 하는 철새들의 수선거리는 몸짓에서도 쓸쓸한 기운이 느껴진다.. 며칠 째 이어지던 비가 그친 날... 가을이 앉았다간 등나무 벤치에 따스한 햇살 한 자락이 살며시 내려와 앉는다. 눈부시게 내려 앉는 햇살의 결이 체로 걸러낸듯 곱게 느껴진다. 자꾸만 그늘을 피해 햇살을 등에 업고 싶어지는 마음.... 벌써 이렇게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걸 보면 겨울도 멀지 않은곳에 있는것 같다... 잠시 일상을 접고 아무곳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11월은 그저 눈을 감고 걸어도 좋은달... 마음속으로 그려지는 퇴색 되어가는 늦가을의 풍경을 느끼며 눈을 꼬옥 감고 걸어도 사색에 잠길수 있는달... 아무런 말이 없어도 좋은달... 혼자라도 전혀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달이다... 그래서 난 11월을 좋아한다.. 11월의 그 싸늘한 바람과 낙엽들....코끝으로 느껴지는 낙엽의 냄새와 청명한 하늘이 옆에 같이하는 누가  없어도 내 발자욱의 보폭을 느끼며  걸을수 있는 달이 11월인것 같다... 11월엔 늘 나만의 비밀스런 여백을 준비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하루 하루 그 여백을 메꾸며 11월을 마감하고 싶다.   자운영 2003년 11월 13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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