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 2004년 02월01일 오랜만의 외출. 일요일이다. 노가다판에서 정신없이 보내다가 하루 집에 있으니 마음이 늘어진다.
새벽같이 일어나 컴을 들락거리다가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화랑대역에서 기다리니 약속시간보다 30분이 지나서 유도마 친구가 나타난다. 차를 타고 청학동 목장으로 갔다. 조금 있으니 승마회원이 온다. 승마회원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수락산 입구까지 가서 셋이 등산을 시작했다.
전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쌓여 있다. 유도마 친구는 앞서서 힘차게 잘도 올라간다. 역시 승마를 오래해서 체력이 왕성하다. 승마회원은 뒤에 처져서 힘들어한다. 많이 지친 기색이다.
천천히 속도를 줄여 보조를 맞춰주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내연암까지만 갔다. 거기에 식당이 있다. 전날 유도마 친구와 승마회원과 등산길에 만나 마장까지 와서 말을 탔다는 아저씨에게 유도마 친구가 전화를 한다.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 올 테니 식당에서 자기 이름 대놓고 음식 시켜 먹고 있으란다.
도토리묵과 찐 계란을 주문했다. 옆에 손님들이 라면을 먹는 것을 보니 먹고 싶어진다.
라면을 시켰더니 냄비에 끓여 가져온다.
산에서 먹는 라면이라 그런지 맛이 일품이다.
라면을 먹는 중에 산을 잘 탄다는 아저씨가 들어온다.
모텔사업을 크게 하는 분이란다.
간단하게 통성명을 하고 막걸리를 시켜서 한잔씩 돌린다.
처음 들어본 술 검은 콩 막걸리. 맛이 괜찮다.
나의 절친한 친구 최국장한테 전화가 온다.
신호가 안 터져 메시지와 통화를 수 차례 시도한끝에 청학동으로 오라고 했다.
하산하여 마장으로 갔다.
가서 승마회원이 먼저 말을 탄다. 말타는 폼이 제법이다.
다음에 아저씨가 탄다. 그런대로 잘탄다.
최국장 도착시간이 거의 다 돼가서 승마회원과 마중을 나갔다.
승마회원의 차를 몰고 수락산입구에서 최국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차에서 내리는 최국장을 태우고 다시 마장으로 들어왔다.
내가 말을 탈 차례. 아무래도 자세가 안나온다. 그리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자세는 전혀 안 된다.
내가 탄 다음에 최국장이 말을 탔다.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 말이 너무 힘들어서 안 된다며 한사코 말을 안타겠다고 버티다가 결국은 권유에 못 이겨 말에 올라탄다.
제법 폼이 괜찮아 보인다. 장군이 말을 타는 것 같다.
말을 타고나서 청학동으로 나와 점심 식사로 추어탕을 시켜 먹었다.
동동주는 기본. 오늘은 계속 술타령이다.
아저씨가 보기보다 말이 통한다. 사업수완이 있어 보인다. 사업을 37년째 하고있다
고 한다. 재산을 제법 모은 듯 여유가 있다.
식당에서 나와 승마회원 차를 타고 마장에 들러 유도마 친구를 내려주고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상계동에서 최국장과 4호선 전철을 타고 난 창동에서 내렸다. 잠깐 집에 들러 집사람과 도깨비시장에 가서 작업복으로 입을 잠바를 하나 샀다. 7천 원 짜리지만 입을 만 하다.
집에도 들르지 않고 친구에게로 달려갔다. 바쁘다 바빠. 친구를 만나 또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밥까지 먹으니 배가 너무 부르다.
친구와 친구 사무실에 들렀다가 나와서 찻집에 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잘도 간다. 새벽 1시 40분이 다돼서 일어났다.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2시다.
초인종을 누르니 와이프가 문을 열어준다.
모처럼 노는 날인데 마누라 얼굴 보기도 힘드니 마누라 보기 미안하다. 5시면 또 일어나서 6시면 집을 나서야 한다. 자자! 조금이라도 눈을 부치자.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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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4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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