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24호] 비내리는 날에..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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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24호] 비내리는 날에..

2006/11/04 00:00 입력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창밖을 타고 흐르는 빗줄기에 어울리는 노래가 늦은 아침 출근길의 바쁜 마음을 가라 앉게합니다. 봄비....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들으며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정말 오늘 아침엔 비가 내립니다. 연초에 지겨우리 만큼 유난히도 많이 내렸던 눈을 뒤로하곤 땅이 갈라질정도로 가물어 농사짓는 이들이 가슴앓이를 했는데 많은 비는 아니지만 다행히 갈증을 해소할만큼의 비라도 내려주어 농촌에선 꽤나 기쁜 표정들일 것 같습니다. 비..... 봄비... 아니 벌써 여름을 재촉하는 비라고 해야하나요? 올핸 봄이라는 계절이 있었는지 싶네요. 잠깐의 황사현상과 며칠간의 봄꽃구경을 끝으로 봄을 뛰어넘어 바로 여름으로 진입한 것 같은 날씨 때문에 옷을 입기도 애매하고 밤낮의 일교차 때문에 늦은 독감도 기승을 부리고 하니까요... 작년 연말부터 연초들어 계속 바쁜 업무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아본적이 손으로 꼽아질 듯 바쁘게 살아서 비를 ,.... 그리고 계절의 감각마저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마음을 비우고 창밖으로 시선을 가져갑니다. 툭툭툭툭.... 유리창에 부딪히자 이내 맑은 수정알이 되어 구르는 빗방울.... 떨어지자마자 갈라져 흘러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으면 웬지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는 느낌이 듭니다. 막끓인 뜨거운 물에 커피와 프림을 한스푼씩 넣었을때의 그 갈색의 여운이 퍼지는 느낌... 바로 그런느낌이 듭니다. 며칠전 사온 레몬민트를 비오는 창가에 가져다 두고 다시 우산을 받고 청사앞 진입로에 나가섭니다. 아직은 어린 연녹색의 새순이 오르는 은행나무 잎사귀사이로 고여있던 빗물이 우산위로 다시 툭툭거리며 떨어집니다. 느슨한 주말을 지내고 모두들 다시 바빠진 발걸음으로 출근을 서두루고 아침비로 인하여 교통이 밀려서인지 미동도 않고 서있는 차속에서 물끄러미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저사람들은 지금 차안에서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비가오면 누구나 오래된 기억들이 추억의 꼬리를 물고 속속 고개를 들듯이 빗속에서 떠오르는 아련한 생각으로 빚바랜 흑백사진을 꺼내어 보고 있을것 같습니다. 이런날은 ... 이렇게 보슬비가 가늘게 내리는 아침엔 비에 어울리는 조용한 음악과 뜨거운 커피한잔을 놓고 앉아 마음껏 사색을 할수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집니다. 비... 첫사랑 같은 달 ...꼭 첫사랑과 닮아있는달... 사월의 마지막주에 내리는 비를 느끼면서요 자운영   2004/04/27 08:48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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