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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327) 이시대의 진정한 목민관으로 구청장만 27년 9번 역임한 서울 광진구 전 구청장 정영섭

2007/08/28 00:00 입력

[클릭이사람] (327) 이시대의 진정한 목민관으로 구청장만 27년 9번 역임한 서울 광진구 전 구청장 정영섭 정영섭(74) 전 광진구청장은 공직 48년 중 서울에서 구청장을 27년간 아홉 번 역임한 역대 최장수 구청장이다. <IMG border=0 align=left src="http://www.peoplekorea.co.kr/data/peoplekorea_co_kr/people365/click_327.jpg">이권앞에 바보가 되라는 바보구청장을 자처하며 퇴임직전까지 공직 임무를 완수하고 ‘민선 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지난 6월 말 현직에서 물러난 그를 만나 보았다. “서울시 말단 임시직 공무원으로 시작해 무려 27년간 구청장을 했지만 골프채 한번 잡아본 적 없을 정도로 몸가짐을 조심하고, 청렴하게 일해 왔습니다.” 퇴임을 며칠 앞두고 구청장실에서 만난 정영섭 전 구청장은 퇴직 한 시간 전까지 내일 다 하고 퇴임하겠다는 말을 했다. 임기동안에 마지막 한 시간이라도 국민의 혈세로 먹고 사는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다 해야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에 대한 보답이자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는 신념 때문이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하고 다시 민선구청장까지 3번을 연임했으니 더 이상 여한은 없어요. 후회 없이 기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임무완수하고 물러난다고 자부합니다.” 정 전 구청장은 동남아에서 멀리 몽골까지 관내기업의 해외진출에도 발 벗고 나섰다. 기업인들의 요청이 있으면 출장비 한 푼 지원 받지 않고 해외 시장개척에 동행해 왔다. 퇴임을 앞둔 지난 6월 13~ 25일에도 광진구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미국 시장개척에 나섰다. 한미 FTA 체결에 대비해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미국 최대의 동양식품 유통회사 리브라더스를 찾았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식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이 회사는 우리 기업인들에게 미국의 기준과 제도에 미리 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먹힐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그만큼 효용가치가 올라가고 수출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몽골기업인 자녀를 위해 서울시 예산으로 광진구에 우리가 몽골문화원과 몽골학교를 지어줬어요. 학교 운영은 복지재단에서 하고 있지만 우리 광진구에서 체육관도 만들어줬고, 몽골과 활발하게 교류가 되고 있어요.” 참전국 터키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광진구는 터키에 5천평 규모의 아차산 공원을 조성해주고 팔각정도 하나 만들어줬다. 터키 아차산공원에는 아차산 팔각정. 아차산 식당. 아차산 체육관이 있다. 정 전 구청장은 1932년 경북 의성에서 여섯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지자 홀로 된 어머니를 남겨두고 학병으로 자원입대했다.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58년 서울시에 임시직으로 들어갔다가 1년 뒤 정규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서울시와 구청을 돌아다녔다.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한 그의 공무원 재임기간은 48년이다. 서울시가 ‘최장수 구청장’으로 뽑은 그는 1978년 도봉구를 시작으로 임명직 성북· 종로· 동대문· 중구· 강남구청장을 거쳐 정년퇴임한 뒤 1995년 광진구 민선 초대 구청장에 오르면서 또다시 구청장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후 광진구에서 재선, 3선에 성공함으로써 구청장만 9번 역임하는 드문 이력의 소유자가 됐다. 그는 “기업이든 공무원이든 빠르게 변하는 세계 흐름을 읽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이제 국가가 기업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지금은 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을 위해서 기업을 하는 시대지 나라를 위해서 기업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던 월드컵 경기를 한날한시에 관람하듯 전 세계가 똑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글로벌 시대에 국제화 흐름을 빨리 간파하고 이 흐름에 맞추지 않고는 나라든 기업이든 앞길이 없다고 강조한다. 공무원이 바보된 심정으로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는 말이 가슴에 강하게 와 닿는다. 인허가로 인해 민원인이 돈을 수십억 수천억 벌수 있다 해도 공무원이 그걸 생각하고 계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인허가권이 공무원에 있지만 공무원은 인허가 관련 이권과는 아무런 상관도 권한도 없습니다. 법적 문제가 없으면 공평하게 처리해주는 것이 공무원의 기본임무입니다. 내가 결재해줘서 민원인이 100억을 번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업자가 뇌물을 갖고 옵니다.” 그는 “리더가 되면 먼저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구청장은 자기 아이디어가 있어도 부하들이 그 아이디어를 내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먼저 결론을 언급하면 아랫사람이 거기 맞추려고만 합니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사람은 뒤돌아보지 않고 깨끗이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그는 이제 구청장이 아닌 광진구 주민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했다. 좋은 별명을 만들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의 이름 뒤에는 늘 ‘직업 구청장’ ‘만능 구청장’ ‘구청장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정 전 구청장은 “공직생활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말은 공무원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동생에게 ‘붓대로 장난질 말라’는 맏형의 충고였다”고 한다.   “학식과 직분을 이용해 못 배우고 힘없는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지 말라고 일렀던 형님의 말씀이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 같다”며 그는 이 말을 민원처리의 좌표로 삼고 일해 왔다. 1995년 성동구에서 분구된 광진구의 초대 민선 구청장에 부임한 그는 가장 먼저 20·30대의 젊은 석·박사 출신 전문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지역구 개발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 ‘구정(區政)연구단’을 발족시켰다. 연구팀을 주축으로 진행한 조직개편 작업은 정 구청장의 민선 1, 2기 재직시기 동안 다양한 성과물로 나타났다. 문화복지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광진정보도서관, 광진문화센터, 중곡사회복지관, 노인정 등 48개의 문화·복지인프라를 구축해 공공복지시설을 확충했다. 환경론자를 자처하며 산 가꾸기에도 심혈을 기울여온 그는 10여 년 전 민간업자들의 아차산 주변 개발계획을 막았다. 법정소송에 지고도 강제 이행부담금까지 물어가며 버틴 끝에 결국 서울시 예산을 지원 받아 아차산을 지켜냈다. “아차산에 올라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세금낸 보람 있다고, 고맙다고 말해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 표정에서 자부심이 넘쳐 보인다.  그런 그에게 광진구의 허파 역할을 하며 주민의 사랑을 받는 아차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는 흔히 지방자치, 지방행정, 지방경영의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주민자치는 생활자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민이 자율적으로 지역 토양에 맞는 생활자치를 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높이고 주민복지를 실현하는 것이죠.” 정 전구청장은 구청에서 처리한 업무의 내용과 시기 등에 불만이나 잘못이 있을 때 이를 보상하거나 재처리해주는 ‘행정리콜제’를 도입했다.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추진할 때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주민직접투표제를 실시함으로써 집단민원 발생을 미리 막고, 부조리 신고센터와 규제개혁의견 건의를 받는 등 주민을 참여시키고 그들의 의사를 듣는 제도도 다양하게 갖췄다. 광진구는 정 전 구청장의 민선 자치단체 출범 이후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삶의 질 향상부문 최우수단체상 수상, 서울시 선정 최우수 자치구, 행정자치부 선정 최우수 자치구, 서울시 선정 시정개혁 분야 최우수자치구 등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광진구는 자치구 사상 최초로 경로당에 컴퓨터 40대를 들여놓고 노인복지카드를 발급하는 등 노인복지에도 역점을 뒀다. 정 전 구청장은 ‘솔선수범’과 ‘현장행정’을 가장 중요한 공직자의 자세로 여긴다. 광나룻길 수계분리공사를 진행할 때 정 전구청장은 여러 차례 현장을 시찰했다. 하수관을 묻을 땅속까지 직접 내려가 공사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상관 앞에 직원들과 주민들은 혀를 내둘렀다. “흘러가는 물에 몸을 담그고 가만히 있으면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현상유지에 기울이는 노력보다 몇 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직급의 상하를 불문하고 모든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미덕이 도덕성과 청렴성이라는 그는 청탁에 관한 한 철저하게 스스로를 관리해왔다고 자부한다. 그 때문에 대학 시절 하숙집 한방에서 뒹굴며 동고동락하던 친구와의 오랜 연(緣)이 끊기는 아픔도 겪었다. '이권 앞에 바보가 되라'는 스스로의 좌우명을 만들어 바보구청장으로 27년을 봉사해온 그는 구청장이 현장을 지키면 공무원들은 자연스레 쫓아온다는 신념을 실천한 이 시대의 진정한 목민관이었다. 반백년 공직인생을 접고 야인으로 돌아간 그는 “구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마무리하고 나와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제 영원히 공직을 떠난다는 그의 삶은 우리 시대 공직자가 갖춰야 할 자세와 덕목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A href="http://www.peoplekorea.co.kr">www.peoplekorea.co.kr</A>> 2006년 07월16일 12시 26분.  <A href="http://www.peoplekorea.co.kr/">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A>    ☞ <A href="http://www.peoplekorea.co.kr/sub_read.html?uid=1108&section=&section2=">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A> ☜ <MARQUEE bgColor=black height=20 width=450 valign="middle" diretion="left">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0-4707-4827 이메일 people365@paran.com </MARQU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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