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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107)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조차도 자연은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있다
2007/09/04 00:00
입력
[세상 엿보기] (107)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조차도 자연은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있다
사방이 벽으로 꽉 막혀 창살없는 감옥이 연상되는 아파트 5층에서 3년을 살다가 단독주택으로 이사와 3년째 살고 있다.
집이 낡고 방범이 허술한데다가 복도처럼 대문을 마주 접하고 있는 골목길엔 이집 저집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찌르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이곳이 아파트보다 훨씬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하루 24시간 땅 냄새를 맡으며 살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좁은 마당에 뿌리를 콱 박고 거센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서있는 감나무 한그루와 대추나무 두 그루를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붕 꼭대기보다도 더 높은 키를 자랑하는 감나무는 땅속에 스며들어 흔적도 없이 숨어버린 물을 온 몸으로 끌어올려 꽃을 피우고 탐스런 열매를 맺는 놀라운 생명력을 과시하며 자칫 삭막할 수도 있는 집안 분위기를 산소같은 분위기로 만들어 주고 있다.
대추나무는 또 어떤가. 작년에도 느낀 일이지만 대추나무를 보면서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놀라곤 한다.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입주 기념으로 선물 받은 대추나무 묘목 두 그루를 한 평 남짓한 빈 터에 심을 때만 해도 솔직히 저 어린 나무가 언제커서 열매를 맺을까 하고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작년에 두 서너 개의 대추가 열리는가 싶더니 올해는 제법 많은 열매가 달려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집안에 자라는 과일 나무를 지켜보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집터가 비좁다 보니 대추나무 한그루는 그늘에 심고 한그루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양지에 심은 나무는 키도 훌쩍 크고 열매가 무성한 반면에 그늘에 심은 나무는 아직도 열매가 달리지 않는 것이었다.
자연이 주는 교훈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비만 오면 대추나무 가지가 물먹은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아래로 축 늘어져 그곳을 지날 때마다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큰맘 먹고 나뭇가지를 끈으로 살짝 당겨서 고정 시켰다. 그 후로는 아무리 비가와도 늘어지는 법이 없이 본래의 제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대추나무를 보니 대추가 가지에 매달린 채로 비실비실 죽어가는 것이었다.
혹시 병충해 때문은 아닌가 싶어서 가지를 손으로 하나하나 들춰 가면서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며 아무리 보아도 벌레먹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이럴까 원인을 알 수 없어 몇날 며칠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문뜩 늘어진 가지를 들어올려 끈으로 고정시켰던 사실이 떠올랐다. 혹시 그 것이 원인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른 가지에 달린 대추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유독 그 가지에서 달린 열매만 모두 시들시들 죽어가는 것이었다. 나무에게 부끄러웠다.
비만 오면 땅에 닿을 정도로 축 늘어지는 가지가 보기 싫어 제자리를 잡아 주려고 나무를 아끼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지만 사람의 손을 타니 멀쩡하던 나무가 이토록 심하게 몸살을 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마당 한 구석에 장승처럼 서있는 대추나무는 그날의 그 작은 사건을 통해서 말 못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라도 사람 손만 타지 않으면 자연은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있다는 교훈을 깨우쳐 준 큰 스승이었다.
나무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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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2006년 07월30일 09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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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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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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