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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108) 서울 도심 한복판 고장난 신호음향기
2007/09/14 00:00
입력
[세상엿보기] (108) 서울 도심 한복판 고장난 신호음향기
지난 9월 6일 오후 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서울 종로에 들렀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를 만나 일을 마치고 함께 근처 이곳저곳을 돌다가 저녁 식사나 같이 할 겸 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풍문여고 앞에서 인사동 들어가는 횡단보도가 나타났다.
빨간불이 켜지고 신호대기 시간이 불과 1분이나 될까? 파란불 신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에 신호 받침대 기둥 하단에 붙어 있는 작은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 버튼이었다.
그날따라 왠지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버튼이 제대로 작동 되는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문뜩 들었다. 버튼 앞에 다가가 손가락으로 살짝 힘을 주어 눌러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혹시 잘못 누른 것은 아닌가 싶어서 다시 한 번 눌러보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옆에 마침 행상을 하는 아주머니가 있어서 “이거 혹시 평소에는 소리가 잘 나왔나요?” 물어보니 “원래 소리 안 나와요.”하고 당연한 것을 왜 귀찮게 묻느냐는 듯이 말한다.
아주머니가 하는 말로 미루어 짐작컨대 버튼을 사용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고장이 난지 이미 오래된 모양이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그랬다 해도 두 눈으로 고장을 확인한 이상 이대로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버튼위에 쓰인 전화번호로 다이얼을 돌렸다. 02-720-3838. 신호음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화를 받는다. 앞뒤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는 인사동 근처 횡단보도 앞을 지나가는 행인인데요. 시각장애인 음향 버튼이 작동이 안돼서 전화했습니다.”
“위치가 어딘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인사동 입구 풍문여고 앞에서 인사동 들어가는 건널목입니다. 훼밀리마트 안국점앞 횡단보도입니다. 반대편엔 서울 종로경찰서 방범순찰대가 보입니다.”
“알았습니다. 접수했으니까 확인해보고 조치하겠습니다.”
“실례지만 전화 받으시는 분 소속이 어디죠?”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신호운영실입니다”
“그럼 언제쯤 수리가 완료됩니까”
“현장을 출동해서 확인해보고 절차를 밟아서 처리해야 하니까 빨라도 이번 주말이나 될 것 같습니다.”
“예, 잘 알았습니다.”
수화기를 끊고 시계를 보니 정확히 오후 6시31분이었다. 기왕 칼을 빼든 김에 횡단보도 건너편에 설치된 벨도 고장이 났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랬더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특유의 금속성 기계음 멘트가 흘러나왔다. 한쪽은 고장이 나고 한쪽은 정상 작동이 되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정상작동이 되는 쪽은 바로 앞에 종로경찰서 방범 순찰대가 있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하필 방범 순찰대가 있는 쪽은 정상작동이고 반대쪽은 고장이라니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었다.
또 하나 궁금한 사실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기둥에 붙어 있는 저 작은 벨을 어떻게 찾아서 누를까 싶었다.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도 즐겨찾는 서울 도심 한복판 전통문화의 거리 인사동에서 느낀 '옥의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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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
2006년 09월12일 13시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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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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