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193) 은행나무에 미친 할아버지 이창우
2004/02/05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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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193) 은행나무에 미친 할아버지 이창우 
 
은행나무에 미친 백수광부(白首狂夫). 그는 미쳐도 보통 미친 사람이 아니다. 완전히 미쳤다. 오죽하면 스스로를 백발성성 흰머리(白首)의 미친사람(狂夫)이라는 백수광부라고 소개했을까. 

     은행나무로 나라를 살려야 합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백수광부 이창우 할아버지는 77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고 건강하다.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에 자리잡은 한국은행나무연구원 원장님.


그는 34년째 은행나무에 미쳐서 살고있다. 은행나무의 효능을 규명하고 보급하기 위해 전재산을 날려가며 연구를 거듭해온 은행나무 박사.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토록 은행나무에 미친 백수광부로 만들었을까. 그의 한 맺힌 사연을 들어보자.


은행나무는 열매에서 잎새, 줄기, 뿌리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이 효용가치와 부가가치가 높은 황금나무라고 한다. 그는 전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가 살길은 오직 은행나무를 심고 보급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은행나무를 국목(國木)으로 정하고 은행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식량, 의약품등 제품을 수출하면 우리나라도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정부는 불에도 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한 전세계의 자원인 은행나무만은 산에도 농토에도 심지 못하게 막고 불에 잘 타고 쓸모없는 '똥나무'만을 55년동안 강요해 왔다며 그는 분개한다.


똥나무는 병충해와 공해에 약하고 경제성과 국제 경쟁력이 전혀 없는 나무로 이런 나무를 심으면 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외친다.

"지금 산에 심은 나무를 경제수라고들 하는데 그것은 미친 짓입니다. 정부가 권장해서 55년동안 산에 심은 나무가 하나같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무들뿐이니 그저 한심하고 답답할 뿐입니다"

그는 2001년 7월17일자로 국회에 통과되어 1월25일 공식 출범하는 부패방지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 야당, 사회운동가, 언론인, 종교단체 등 모든 단체의 대표로 구성된 부패방지위원회가 출범하면 이런 모순된 국가정책 즉 은행나무만 못 심게 한 정책은 시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농민도 살고 경제대국도 되고 후손도 잘 살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본다.

그의 말에 의하면 99년 강원 고성산불때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까지 불에 잘 타는 나무만 심었다. 앞으로는 불에 안타고 열매가 달리는 세계적인 경제수를 꼭 심겠다'고 여러번 천명하여 기대를 했는데 흐지부지 되고 말아 실망이 컸다.

그는 34년째 은행나무 심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들 4형제도 모두 아버지가 하는 은행나무 보급 운동에 뛰어들었다.

맏손녀의 이름이 이은지(李銀志). 은행나무에 뜻을 두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맏손자는 이한희(李韓熙). 한국에 은행나무를 빛나게 한다는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

아버지가 못 이루면 아들이 이루고 그래도 안되면 그 뜻이 이루어질 때까지 자자손손 대대로 계속하겠다는 할아버지와 아들 4형제의 '은행나무열정'을 알 수 있다. 이만하면 은행나무에 미친 가족이다. '징코훼밀리'.

할아버지는 은행나무로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획기적인 은행나무 제품을 올 봄에 개발해서 수출할 계획이다.

박정희정권부터 역대 대통령이 계속 바뀌었지만 모두들 은행나무만 못 심게 했다. 그래서 그가 나섰다. 34년동안 정부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여왔다.

"농토에도 산에도 다른 작목이나 조림수들과 똑같이 자유롭게 은행나무를 심도록 허용해 주고 지원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누구라도 황금나무인 은행나무를 심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서 나라도 살리고 농민도 살고 수출도 하고 후손도 살릴 것입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은행나무에 매달리다 보니 재산도 다 날렸다. 자식들 4형제가 분담해서 생계비를 주고 사무실도 월세로 물어준다.

농토와 산지에 은행나무 심기가 허용되면 그는 앞으로 죽는 날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면서 전국민을 상대로 은행나무 재배기술과 이용방법 등을 교육하며 무료봉사 할 결심이다. 그것이 그의 소망이다.

건강은 자신있다. 은행나무를 접한 이후로 머리한번 띵하거나 고단한 적이 없다. 10만원짜리 월세 지하방에 살 때 물이 나면 스티로폼을 바닥에 겹쳐 깔고 지냈다. 보일러도 취사도구도 없이 한겨울 지하냉방에서 건빵으로 식사를 때우고 썩은 음식 먹고살았어도 배탈이 안났다. 모두가 은행나무 덕분이란다.

그는 집과 연구실을 오가거나 근거리 외출을 할 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오나 한결같이 양말도 안 신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만 감기몸살 한번 걸린 적이 없다.

사무실에서 제일먼저 그가 하는 일과는 은행나무를 심자는 호소가 담긴 편지를 쓰는 일이다. 농정관련단체나 전화번호부에서 입수한 개인주소와 이메일로 아들의 도움을 얻어 매일 수백통의 편지와 메일을 보내고 있다.  

E메일은 전국에 다 보내고 있다. 무작위로 이메일 출처가 나오면 그 사람이 누구라도 신분고하를 가리지 않고 E메일을 보낸다. 빈털터리 거렁뱅이 초등학생 무학자라도 이메일을 보낸다. 설사 말못하는 개 돼지라도 이메일과 주소가 있으면 주저앉고 보낸다.

과태료 물리거나 처벌을 한다해도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다. 은행나무를 보급하고 홍보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해왔다. 은행나무만이 나라를 확실하게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하기에 그는 남들이 아무리 미친 짓이라고 욕하고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단다.

"어렸을 때 사주팔자에 인생말년 대운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노후에 은행나무의 빛을 보게 되고 언론에도 흰머리가 나오게 되고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은행나무를 주장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후에도 어려울 때마다 찾아가 보면 반드시 그 뜻을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에게도 '각하,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서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사주팔자에 나와있다는 그의 말대로 그는 이제 '은행나무박사'가 되어 세상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세계학자들로부터 '당신은 세계에 둘도 없는 별종이다. 그러나 당신같은 사람이 인류에 공헌을 한다'는 말을 듣는단다.

우리나라에서는 홀대를 받았지만 그는 독일, 일본, 미국, 영국, 중국 등 세계적 학자들로부터 '당신의 나라에서는 알아주지 않으니까 자국에 오면 잘살게 해주겠다'며 오라는 유혹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단호하게 거절했다.

"내가 한국인인데 조국을 배신하고 나갈 수 없다. 죽어도 내 땅에서 죽고 살아도 내 땅에서 반드시 내 뜻을 이루고 말겠다"는 각오로 살고 있다.

그의 소망대로 나라도 살고 농민도 살고 후손도 살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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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2002/01/21 09: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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