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195) 말의 화가 강현주
2004/02/07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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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195) 말의 화가 강현주 
 
힘과 스피드의 상징인 말을 그리는 말전문화가 강현주. 국내에서 유일하게 말을 전문으로 그리는 전업화가다. 말의 해를 맞아 그는 바람처럼 빠르게 질주하는 말들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초고속 카메라가 아니면 잡아내기 어려운 순간의 포착을 그가 그림으로 살려낸다.  

▲     © 피플코리아
그는 경마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무리지어 달리는 경주마들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화폭에 옮겨 놓는가 하면 초원을 뛰노는 야생마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담아내기도 한다.

그의 그림에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낄수 있는 삶과 꿈, 사랑과 증오, 욕망과 상실,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희열등이 녹아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뛰는 말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캔버스로 빨려 들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그런가하면 경주마들이 금방이라도 캔버스 밖으로 뛰쳐나와 갈기를 휘날리고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할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근육을 꿈틀거리며 각축전을 벌이는 군마들의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유난히 좋아했다. 그가 장난삼아 인형이나 만화를 그리면 아이들이 서로 그의 그림을 달라고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곤 했다. 여고시절에는 각종 미술대회에서 상을 휩쓸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결혼을 하고 주부로 있으면서도 어릴 때 꿈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85년쯤.

88년 한국수채화 공모전에 특선으로 입상하면서부터 화단에 강현주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더욱 집중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재료를 써보겠다는 욕심으로 유화, 파스텔화도 그렸다.

소재도 다양하게 하고 싶어서 인물화를 그렸다. 인물화 특히 누드화는 작가들이 어려워하는데 그는 오히려 인물에 매력을 느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인물, 누드 그림작업을 계속 해나갔다.

화실과 문화센터에 출강하며 수강생들을 가르쳤다. 누드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인체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누드와 코스튬(옷입은 인물화)을 주로 그려 첫번째 누드화 개인전을 92년 서울갤러리에서 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말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와 그동안 추구해온 삶이라는 주제를 작품으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에 말을 그리기 시작했다.

▲     © 피플코리아
말을 가까이서 보면 눈빛에서 오는 순수함과 맑음 그리고 말의 고통과 화려함이 인간의 내면세계와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그는 말에 빠져들었고 움직일 때 말의 근육을 보면서 더욱 작품에 몰두하게 되었다.

95년에 '삶의 의지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말작품전을 열었고 이어서 2000년 5월에 '경주마의 꿈'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세 번째 작품전을 열었다.

그리고 오는 27일부터 열흘간 '질주와 시간'이라는 주제로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작품전을 연다. 출품작은 40점으로 모두 말그림이다.

이번 작품전에서는 경주마와 여러 가지 다양한 말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경주마를 비롯하여 초원에서 뛰노는 야생마와 사랑을 나누는 말들을 유화, 수채화, 파스텔 등 재료로 다양하게 표현했다.

서울 풍납동 403번지 '강현주화실'이 그의 작업공간. 요즘같이 전시회를 앞두고는 거의 화실에서 밤샘작업을 한다.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앙과 그림이 그를 지탱하여 주었다.

누드와 인물화를 통해 작가적 역량을 튼튼하게 다져온 그가 말을 집중적으로 그린 것은 92년부터. 그렇게 시작한 말그림을 벌써 10년째 전문으로 그리고 있고 말에 관한 작품전만도 올해로 세 번째 열게 된다.

국내 유일의 말전문 서양화가로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그가 처음으로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면서 한국수채화협회 이사직도 맡고 있다.

그는 말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안가는 곳이 없다. 경마장과 승마장은 물론이고 제주나 대관령의 방목장등 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간다.

▲     © 피플코리아
'일출때의 가슴 설레이던 눈부심.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일몰 때의 벅참은 서울 어느 곳에서도 더 이상 찾아볼 길이 없다. 문득문득 쳐다보는 태양은 언제나 베일을 드리운 듯 뿌연 빛을 발할 뿐이다. 이 뿌연 빛이 안개이길 바라는 속절없는 내 마음이 아직도 낭만을 잃지 않았다는 증거는 아닐까 하고 위안해 본다. 이곳 서울에서 찾을 수 없던 가슴벅참은 일출, 일몰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다. 달리는 말을 보고 생각하면 가슴벅찬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화폭에 담아 희열을 느낀다' (작가노트 중에서)

그는 앞으로 말과 더 가까이 지내며 말과 같이 살고 싶어한다. 말과 같이 지내며 말의 관리도 해주고 목욕도 시켜주며 말을 더 관찰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 그래야 더 작품에 몰입할 수 있고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의 화가 강현주. 어느 때보다도 그의 이번 작품전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올해가 말의 해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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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2002/02/04 09: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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