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17) 돈날린 사람들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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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인터뷰] (17) 돈날린 사람들

2004/06/21 00:00 입력

[클릭 인터뷰] (17) 돈날린 사람들   경마장에서 돈날린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그러나 다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TABLE border=0 cellSpacing=3 width=250 align=left> <TBODY> <TR> <TD> <TABLE border=0 cellSpacing=1 cellPadding=0 bgColor=#666666> <TBODY> <TR> <TD bgColor=#ffffff><IMG border=0 src="http://www.peoplekorea.co.kr/imgdata/peoplekorea_co_kr/201305/2013051814563579.jpg" width=250></TD></TR></TBODY></TABLE>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2 width="100%"> <TBODY> <TR> <TD style="LINE-HEIGHT: 12pt; FONT-FAMILY: verdana,굴림; LETTER-SPACING: -1px; COLOR: #ffffff; FONT-SIZE: 9pt" bgColor=#999999>▲     ©피플코리아 </TD></TR></TBODY></TABLE></TD></TR></TBODY></TABLE>어쩌다가 한번 초고액 배당이라도 터지면 뉴스거리가 되지만 돈을 날리는 사람들은 전혀 화제가 되지 않는다.   돈을 따는 사람보다 날리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그토록 경마에 빠져 드는 것일까? 경마경력 15년이라는 골수팬에 의하면 경마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경마장에서 돈을 따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때의 황홀한 기분을 잊을수가 없단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가지 않으려고 굳게 마음 먹어도 막상 경마가 열리는 날은 저절로 발길이 그쪽으로 돌아선다.   경마에 한번 미치면 목숨이 붙어 있는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돌 정도다. 경마장 주변에 가면 경마때문에 있는 재산 다 날리고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떠돈다. 때로는 돈 날리고 속상한 기분을 술로 달래려다가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지난 2월 경마에 빠진 30대 은행원이 일확천금에 눈이 어두워 고객의 돈까지 손을 댔다가 업무상 횡령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를 전과자로 만들어 놓은 것도 바로 경마 때문이었다. 경마에 처음 손을 댄지 석달 만인 어느 날 8000만원이라는 거액을 타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그때부터 경마에 푹 빠진 그는 일확천금을 벌수 있다는 기대감에 점점 많은 돈을 경마에 투자한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경마에 본격적으로 매달린지 한달만에 그는 딴돈은 물론이고 있는 돈마저 날리고 말았다. 결국 빚 까지 지게 된 그는 고객의 예금계좌에서 몰래 돈을 빼내 경마장으로 달려갔다. 또다시 돈만 날리고 빚독촉에 몰린 그는 은행금고까지 손을 대었다.   단 한번만 대박이 터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것으로 믿고 그는 계속해서 돈을 빼내 베팅을 했지만 잃기만 했다. 횡령한 금액은 무려 3억. 결국 그는 금고에 돈이 빈 사실을 알게 된 은행측의 신고로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되었다.   맨처음에는 빼낸 돈을 단 한번 대박으로 감쪽같이 채워 놓으려고 했다가 뒤늦게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경마로 한때 큰 돈을 따는 행운을 누렸지만 결국 경마로 패가 망신한 신세가 되었다. 72%나 되는 높은 공제율 때문에 적중고객이 없어 구입한 마권 자체를 환급 받더라도 손해를 볼수 밖에 없다. 지난 97년 5월 31일 제주 경마장 제2경주 쌍승식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 적중고객이 한명도 없는 이 레이스에서 총발매액 547만9000원중 세금등 70%를 공제하고 남은 383만5300원이 마권을 구입한 고객에게 각각 지급되었다.   또한 99년 12월 5일 제주경마장에서 펼쳐진 제3경주에서도 적중마번이 없어 총발매액 453만3000원중 세금 등을 공제하고 남은 317만3100원이 베팅 고객에게 지급 되었다.   경마를 해서 돈을 딸 가능성은 이래 저래 희박할 수 밖에 없다. 정보에 어두운 소액 베팅 고객들이야 더이상 말해 무엇하랴. 경마로 일확천금을 꿈꾸었다가 돈을 날린 사람들의 글을 무기명으로 소개 한다. 사례 하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아름다운 죽음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소위 자연의 섭리에 따른 죽음일 것이다. 나는 조용히 죽음을 생각해 본다. 죽음이란 세상사와의 단절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시는 못본다는 두려움이 나를 짓누른다. 나의 10대는 질곡같은 가난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던 희망의 시절이었다. 검정고시, 학원, 독서실, 신문배달, 공장, 노가다, 골방 등 역경의 연속이었지만 오로지 일관된 목표를 향한 치열한 시절 이었다. 가난이 죽음같이 싫었던 시절들… 어렵사리 희망의 언덕을 발판삼아 고통을 감수하고 나의 20대는 시작 되었다. 지적욕망, 최루탄, 고시, 민주화 반독재 투쟁, 해방구, 명동성당 등 386세대의 누구와도 같이 현실과 이상의 역동적인 마찰로 인해 점철되어 갔다. 나의 30대는 일류기업의 촉망받은 직장인으로 출발하였다. 광화문 네거리의 오가는 차량들은 내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난과 역경을 딛고 사랑스런 마누라와 두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일류기업의 촉망받는 엘리트 사원이었다. 적어도 그때 까지는…. IMF라는 괴물은 내 운명의 지침을 파멸로 유도하는 폭탄이 되었다. 대출, 주식투자, 그리고 끝없는 실패. 2000년 여름 나는 감당할수 없는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잠시 죽음을 생각해본다. 죽음만이 이 모든 고통에서 헤어날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마누라와 딸 그리고 젖먹이 아들이 눈에 밟힌다. 자고 있는 두아이를 보며 한숨도 잘수가 없다. 쓴 소주잔과 매일같이 되풀이 되는 속쓰림만이 내가 살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뿐이다. 매일같이 금융기관 독촉전화가 걸려온다. 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내가 가장 경멸했던 사람들의 말로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피말리는 심정으로 기적을 바라며 경마장에 갔다. 그것이 올해초. 이상한 사람들만이 모이는 곳이라 생각했던 경마장. 애초에 이룰수 없는 희망을 가지고 그곳으로 향했는지도 모른다. 기적을 꿈꾸며… 지난주를 끝으로 말들은 휴가를 갔다. 기적의 희망도 잠시 휴가를 간다.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지금은 지쳐있다. 지난 10대의 이글거리던 야망도, 20대의 지적욕망과 순수한 열정도 모두 사라졌다. 나는 기적의 광맥을 찾기 위해 갔다. 한판승부를 위하여… 기적은 이루어질까? 어리석게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채무만 있다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그꿈은 한판 승부에서 이기는 것이다. 마누라와 아이들의 파멸을 막기 위하여 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그리고 분석했다. 여러고수들의 예상도 읽었다. 나는 재기할 수 있을까? 이성이 마비되고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이제 나는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하고 있다. 모든것이 두렵다. 자신감이 점점 없어 진다. 나약한 30대의 초라한 자화상이다. 내게는 시간이 없다. 다음달이면 채무의 강제 집행이 올 것이고 그리고 끝이다. 내 인생에 운명을 걸 수 있는 시간은 한달. 현금 이백만원. 이돈으로 최소한 오천만원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나는 정상화의 틀을 만들수 있다. 그러나 내게 기적이 찾아올것 같지는 않다. 사례 둘. 30대, 좋은직장, 두아이의 아빠, 그리고 파산. 저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다가 몇년전 지방으로 옮겨 생활했습니다. 주 5일근무에 월 200만원 보수. 남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탈이었습니다. 돈이나 벌 욕심에 부업으로 장사를 했지요. 원래 빈손이었기에 은행에서 대출받아 시작했습니다. 몸담은 기업이 상장회사라 그런지 아무것도 없는 제가 두어개 은행에서 무난히 신용대출을 받았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잘 풀리는 듯 했습니다. 처음에는 현금박치기만으로 작게 시작하다가 조금의 이윤이라도 더 남기고자 가계수표, 약속어음, 당좌수표 등을 받게 되었는데 이것이 화근이었어요. 5-10%의 마진을 더 먹겠다는 욕심때문에 이꼴이 되었답니다. 300만원짜리 가계수표 부도로 시작해서 500만원짜리 약속어음으로 이어지더군요. 그것이 바로 작년이었습니다. 그때도 경마는 하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기에 하루 용돈정도 따면 그냥 나와서 집으로 가는 그런 정도였습니다. 돈이 딸리는 바람에 사채를 조금 얻어쓴 것이 파멸로 이끄는 결정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단 부도난 금액을 사채로 메꾸고 그이자를 갚는 사이에 무리를 하고 말았지요. 물건을 넘기다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났습니다. 월급을 포함해서 있는돈 다 끌어다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사채를 메꾸고, 그걸 급히 처리하기 위해 물건을 현금땡처리하고… 돈없이 시작하다 보니 탈이 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은행권, 카드회사 등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고 급여 압류 쪽지까지 날라오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장사를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회사에서 무슨일이냐고 묻더군요. 결국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경마로 먹고 살기로 결심 했지요. 경마로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회사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우선 거래선과 관련된 채무 5천만원을 해결해주고 회사를 나왔지요. 그와 동시에 카드회사로부터 사기죄로 형사고발을 당했습니다. 은행권과 카드회사는 해결을 못했거든요. 직장에 다니는 마누라의 급여까지 압류 당하면 집사람과 두 아이 생계마저 끝장이라는 생각에 결국 이혼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이 결혼기념일 이었답니다. 거짓말같은 일이죠. 결혼 7주년 기념일이 이혼날짜라니… 집사람이 도장찍구 나오면서 그러더군요. 빨리 돈벌어서 이 날짜에 다시 혼인신고 하면 될거 아니냐고 말입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 막힐 뿐입니다. 사례 셋. 세상에는 참 슬픈 일도, 우울한 일도, 나쁜 사람도 많습니다. 남은 돈이 200만원이나 있는 사람은 그래도 저보다는 낫지요. 저도 회사 둘 당시에는 260만원이 있었습니다. 회사 그만두기로 결심하면서 그동안 경마로 벌어놓은 돈이었습니다. 직장동료가 너무 급하다고 해서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230만원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친구가 회사공금을 횡령해서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제가 20만원짜리 방얻고 라면먹고 버티다 연락이 안되어서 그친구를 수소문하다가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230만원은 제가 다시 일어설 기초자금이었는데 그것마저 베팅한번 못하고 날려버린 셈이지요. 그러면서 생활한것이 이제 5개월째. 그사이 개인적으로 돈한번 꾸어본적이 없던 제가 친구에게 사정사정 해서 100만원 빌리고, 동생에게 부탁해서 몇십만원을 얻어 썼지요. 그러나 이제는 아무에게도 절대로 손을 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손을 빌리면 다른 사람에게 또다른 피해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나자신도 나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작은 돈이라도 잃을까봐 여기저기 분산해서 맞추기 급급하다 보니 때로는 보이는 것에도 마음 놓고 베팅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마요일에 적게는 단돈 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을 가지고 마장을 찾았지만 잃기만 했어요. 지금처럼 조급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막바지에 몰리면 배팅할때 신중해질 거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그것도 아니더군요. 말이 길어졌군요. 저는 지금도 배팅으로 먹고 산다는것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그 조급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면 그 돈마저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진 얼마간의 돈이 이 세상에서 구할수 있는 최후의 돈이고 마지막 전재산이라고 할때 마음이 조급해지고 엉뚱한 마권에 베팅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겠습니까? 직접 자신이 그 심정이 되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결국 자신이 짊어지고 선택해야하는 길입니다. 지금 수중에 만원정도 있으니 휴장기간동안 저는 20만원이라도 벌어서 개장하면 마장에 가야겠네요. 저보나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 부럽네요.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A href="http://www.peoplekorea.co.kr/">www.peoplekorea.co.kr</A>>  2000/10/30 14:28:57 <A href="http://www.peoplekorea.co.kr/">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A> ☞ <A href="http://www.peoplekorea.co.kr/sub_read.html?uid=1108&section=&section2=">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A> ☜   <MARQUEE bgColor=black height=20 width=450 valign="middle" diretion="left">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0-4707-4827 이메일 people365@paran.com </MARQUEE>

[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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