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시리즈] 나도 할말있다 제7탄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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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시리즈] 나도 할말있다 제7탄

2004/08/29 00:00 입력

<TABLE width=610> <TBODY> <TR> <TD> -카투사를 아십니까?(1)- <br>  <br> 카투사! 보통사람들은 카투사를 그저 편하게 군생활을 하는 집단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 나름의 힘들고 어려운 점이 너무나도 많다. 물론 일반 한국군에 비하면 몸이 편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일반인이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이렇게 펜을 든다. <A href="http://www.khan.co.kr/relation/main18.htm"><br></A> 나는 96년 초에 KATUSA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군들과의 생활이 두렵기도 하고 언어소통의 문제가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다. 막연하게 TV에서만 보던 외국인들과 말도 잘 못하면서 앞으로 같이 지낼 3년을 생각하니 다시 한국군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논산 훈련소 에서 우리는 이미 KATUSA 부대로 가기로 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들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의 마음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미움을 받았을까? 논산 훈련소 하반기 2주 교육(이 2주는 KATUSA로 가는 사병들의 마지막 한국군 생활이다)에선 우린 많은 질시를 견뎌야 했다. 한국군 교관들의 고함과 얼차레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것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2주 교육을 끝내고 마지막 밤이 왔다. 옆에서 자는 친구 녀석이 날 깨웠다. "우리 가면 잘 할 수 있을까?" "뭘?" "흑인들과 뒤섞여 어떻게 함께 살지?" "걔네들도 사람인데 우리랑 똑같겠지 뭐..." "난 무섭다..." 그 친구의 심정은 우리 동기들 모두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제부터 시작될 전혀 새로운 생활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논산에서의 6주의 훈련을 마치고 드디어 평택의 미군부대로 도착했다. 시간은 자정이 넘은 새벽. 평택역에 가까워지면서 이제 지긋지긋하던 한국부대를 떠났다는 생각으로 다소 설레는 마음이 되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괴물 같은 교관들의 기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우선 모든 옷을 홀딱 다 벗은 뒤에 몸이 서로 엉키면서 얼차레를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당시에는 절박한 심정뿐이었다. 그날 우리는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은 뒤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 5시 반. 몸은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무거웠지만, 정신은 극도로 긴장해있던 상태였는지, 교관의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벌떡 일어났다. 미군 부대 안의 모든 시설이 낯설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어제 지급 받은 PT(physical training)복으로 갈아입고 또 연신 구르기 시작했다. 몸이 힘든 것보다 더 힘든 건 교관들의 억압적인 태도였다. 여기의 카투사 교관들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 같았다. 사람 굴리는 로봇. 논산에서의 한국인 교관에 대해 느낀 감정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아직 논산훈련소의 꼬질꼬질함이 빠지지 않아서인지, 혹은 교관들에 잔뜩 주눅이 들어서인지 우리의 모습은 지나가는 카투사나 미군들의 호기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미국 여군의 웃음은 우리를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금발의 군복을 입은 여군의 모습은 솔직히 고백하지만 신선하고 작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더욱이 담배를 피우면서 당당히 걸어가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여성상은 정말 많이 틀리구나... 지금도 난 담배 피는 여성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피고 싶으면 당당히 펴라. 그러면 보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다.』 평택 미군부대에서의 4주는 지금 생각해도 짜릿짜릿하다. 교관들이 주력하는 것은 『몸이 힘들어도 당당해져라』 『GI(미군사병) 들에게 지지마라』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GI들과 신나게 싸워라』 『카투사끼리 서로 위해라』 등등 한국군인으로서 반드시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이었다. 말로 표현하면 그렇지 그런 것들의 體得을 위해선 우린 밤새 구르고 또 굴러야 했다. 한 번은 동기생끼리 티격태격한 것들을 가지고 운동장을 68바퀴나 뺑뺑이 돈 적이 있었다. 10바퀴까지는 숨차고 괴롭지만, 30바퀴가 지나면 정말 동기를 위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40바퀴가 넘으면 몸은 전혀 힘들지 않고 오로지 내 다리만 왔다갔다 하게된다. 나중에 68바퀴를 돌고 나서 동그랗게 모여서 노래를 불렀다.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 눈물젖은 빵이 아닌 눈물의 노래였다. 좌를 보아도 우를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엉엉 울고 있었다. 그 눈물은 어떤 희열의 눈물이었다. 미군부대에서의 식사시간... 논산에서의 짬밥으로 단련된 우리의 미각은 양식의 그 맛에 황홀해했다. 음식을 시킬 때 영어로 해야하는 괴로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감동했다. 아침은 달콤한 시럽을 얹은 팬 케이크와 달걀 후라이, 우유에 수십가지 종류의 시리얼, 각종 과일 등, 점심과 저녁은 썰어먹는 스테이크류의 정식코스와 햄버거류의 코스 중에서 선택하는 식사에 우리는 모두 환호했다.  <br> 하지만 우리의 환호는 이틀도 되지 않아 불평으로 바뀌고 있었다.<br>  <br> 『밥은 없나요?』 『김치는 없나요?』 『배가 아파요』 <br>  <br> 우리의 약 3분의 1은 식사만 하면 설사를 하는 병(?)에 걸리고 말았다. <br>  <br> 다음편에 이야기 계속됩니다. <br>  <br> 김상기<br>  <br> <FONT color=blue size=-1>2000/01/17 15:03</FONT> <br></TD></TR></TBODY></TABLE><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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