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21) 식목일 다같이 생각해 봅시다
2004/10/29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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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람들이 산으로 몰렸다. 식목일이 돌아온 것이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나무를 심자고 요란법석을 떨어댄다. 예년에 그랬듯이 며칠만 지나면 다시 잠잠해질 것이다.

그러나 나무를 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심어놓고 가꾸지 않으면 실내 화초에 물을 주지 않는것과 마찬가지다. 나무가꾸기. 심는 것만큼 중요하다. 아니 그보다 훨씬더 중요하다.

나무를 심는 것은 육지에 생기가 돌고 봄물이 오르는 4월이 좋다고 치자. 그래서 식목일이 낀 4월에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는다고 치자.

그러나 나무를 가꾸는 것은 때가 없다. 사시사철 자식 돌보듯 정성을 들여야 한다. 가뜩이나 산이 많은 우리나라. 어느산을 보더라도 잡목만 무성하다. 심어놓기만 하고 가꾸지 않아온 탓이다.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식목일만 반짝 나무 심는 것으로 생색만 낼것이 아니라 심은 나무를 가꾸고 돌보자는 것이다. 나무를 베어내는 것도 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70년전후로 국가에서 대대적으로 조림공사를 했다. 벌거숭이 민둥산을 없애자고 마을마다 인근 야산에 나무를 심었다. 토종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내고 속성수인 리기데이타나 아니면 아카시아로 대체했다.

몇 년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제법 전후좌우 일정한 간격으로 줄까지 맞춰 심어놓은 나무들이 자라서 울창한 숲을 이뤄 아름답고 보기 좋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번식력이 워낙 강한 속성수들은 인근으로 무성하게 뿌리를 뻗어나갔다. 우리의 토종나무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강산에는 온통 아카시아천지가 되어버렸다.

서울에서 부산행 고속버스라도 타고 내려가면서 주변의 산들을 바라 보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수 있다. 5월이 오면 전국이 온통 아카시아 꽃향기로 진동을 한다.

민둥산을 없애자고 한그루 두그루 심어놓은 아카시아 나무가 토종수를 밀어내고 주변으로 빠르게 뻗어나간 결과다. 이제는 더 이상 두고 볼수가 없다.

아카시아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토종나무를 다시 심고 살려내야 한다. 도토리 나무. 상수리나무. 참나무. 우리땅에는 수천년을 뿌리박고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남은 우리나무가 가장 적합하다. 리기다 나무도 베어내야 한다. 나무가 단단하지 못하고 송진이 많아 목재로도 쓰기 어렵다. 번식력도 강해서 인근에 토종수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나무를 베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다.
 
김명수

2000/04/12 15:03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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