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49) 가정폭력보다 더큰 비극은 없다
2004/11/26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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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이 만신창이가 됐다. 가정폭력이 춤을 췄다. 의처증에 걸린 남편이 아내를 꽁꽁 묶어놓고 고문하는 끔찍한 사건도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온갖 성추행 사건이 꼬리를 물었다.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느낌이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때 충격은 크다. 이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사람은 오직 남편뿐이라고 생각하는 아내. 그런 아내를 바람피웠다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의심하고 학대하는 남편. 의처증에 걸린 남편 때문에 시달리는 아내들이 많다. 하루종일 방에 갇혀 지내는데도 툭하면 의심하고 폭행을 한다.

흉기로 얼굴을 난도질하고 생이빨까지 뽑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보다 더한 비극이 또있을까? 남편이 아내의 의지가 되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의처증은 무섭다. 그러나 정작 의처증에 걸린 남편들은 대부분 자신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우겨댄다니 이거야 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수 없다.

가정폭력.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남의 일이 아니다. 어떤 주부는 의처증에 걸린 남편으로부터 초주검이 되도록 얻어맞으며 산다. 이유없이 당한다는 생각에 억울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남편이 무서워서 아예 도망갈 엄두도 못낸다. 달아나면 금방이라도 쫓아와서 더큰 보복을 할까봐 겁이나기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뾰죽한 수가 없다. 경찰에서도 가정일이니 좋게 좋게 해결하라는 충고를 해주고 그냥 돌려보내기 일쑤다. 그러면 남편은 더욱 기가 살아난다. 하늘같은 남편을 감히 신고해서 집안 망신을 시키냐며 어디 한번 뜨거운 맛좀 보라는 식으로 폭력의 강도를 더욱 높인다.

이를테면 신고했다는 이유로 더큰 시달림을 당한다. 가정폭력의 악순환이 그런식으로 계속된다. 가정에서 조차 믿음이 깨지면 우리사회를 지탱해줄 끈이 사라진다. 우리사회의 중심은 가정이다. 가정의 중심은 가족이다. 가족중에서도 가장 중심은 바로 부부가 아닌가 싶다. 부부간에 서로 믿고 신뢰해야 만사가 편안하다.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이다. 어떤 주부. 폭력남편으로부터 시달리며 살다 보니 성격마저 변해 버렸다. 남편으로부터 별다른 이유도 없이 툭하면 매질을 당했다. 그러다 보니 무기력한 주부가 되었다. 무심코 던지는 남편의 말한마디가 무서워 하루종일 공포속에 지낸다.

발로 주먹으로 몽둥이로 닥치는대로 폭력을 휘둘러대는 남편. 온몸에 피멍이 들은 아내. 문밖에만 나가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출근을 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는 기가 죽는다.

남편이 나가면서 내뱉은 말한마디가 무서워 아내는 방안에 틀어박혀 공포감에 떨며 하루를 보낸다. 가정폭력은 그렇게 한가정을 파멸로 이끈다. 무기력해진 아내는 아무일도 할 수가 없다. 방안에 혼자 있으면 남편이 매를 들고 달려드는 환상에 시달린다.

실제로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을 피해여성이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 남편으로부터 단 한 대도 맞은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왜 그럴까? 피해여성은 안다. 경찰이 남편을 잡아간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가정폭력보다 더큰 비극은 없다.
 
김명수

2000/06/01 15:03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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