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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정신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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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BR><br> 욕망이다<BR><br>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요구한다<br> <br> 또 성욕에 있어서도 결코 다르지 않다<BR><br> 삼천궁녀를 거느린다 해도 그 만족은 일시적인 것이다<BR><br> 아무리 채워도 채워도 시간이 흐르면 또 요구한다<br> <br> 돈도 마찬가지고 권력도 마찬가지다<BR><br> 절대 만족이라는 것은 없다<br> <br> 그래서 차라리 비우는 쪽을 택해봤다 마음부터 비워 보기로 했다 어느정도 가능했다 <br> <br> 차라리 편했다<br> <br> 하지만 몸은 그러하지 못했다<BR><br> 몸은 내뜻대로 되지 않았다<BR><br> 절제하고 참으면 참을수록 <BR><br> 몸은 먹을 것을 요구하고 섹스를 요구했다<BR><br> 혓바닥에서 강력한 흡연욕구가 생겼다<br> <br> 중심이 무너졌다<BR><br> 봄바람이 벚꽃을 흔들어 대더니 기어코 나마져 흔들어 댔다<BR><br> 노동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던 몸은 한없이 나태해지고 <BR><br> 정제되고 절제된 삶을 추구하던 몸은 거리를 헤메다 술집으로 향한다<br> <br> 몸은 소주 두병과 맥주 다섯병을 마셔대고 혓바닥은 삼개월을 못넘기고 끊었던 담배<br> 를 다시 빨았다<BR><br> 손은 여자의 젖팅이를 주물렀다<BR><br> 창자의 쓰라린 고통을 겪고 냉수를 한사발 들이키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br> <br> 도데체 어제 내가 무슨 짖을 한거여?<br> <br> 맑은 정신이 새벽하늘을 본다<BR><br> 이 새벽정신이 어둠에 정복당하고 다시 새벽을 맞는다<BR><br> 아! 이 새벽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br> <br> 거센 파도에도 저기 저 갯바위는 천년을 버티었는데 나의 새벽정신은 30년만 더 버티면 되지 않겠는가 <br> <br> 김동주<br> <BR> 2002년 04월 06일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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