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235) 대장항문전문클리닉 원장 문성도
2005/09/06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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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235) 대장항문전문클리닉 원장 문성도

인터넷이 깔린 병실에서 입원환자가 컴퓨터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마음대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천고마비 독서의 계절에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 베란다 정원에서 환자복을 입은 채로 마음의 양식이 되는 한권의 책을 읽으며 따끈한 커피한잔을 마실 수 있다. 또한 병실을 사이에 둔 뜨거운 맥반석 찜질방에서 수술 환자가 모여 수다를 떨면서 마음껏 몸을 풀 수도 있다. 

▲     ©피플코리아
서울 관악구 신림5동 1422-36 영일빌딩 5층에 위치한 문항외과에 가면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문성도(39) 원장이 운영하는 대장항문 전문클리닉이다. 간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외과에서도 대장항문 전문의사. 

지난 1월3일 개원한 문항외과는 치료적인 면에서 항문수술을 많이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은 신경이 예민해서 수술 할 때 많이 아픈 것이 특징인데, 수술 후 오는 바로 그 통증의 근본 원인 제거를 위해 문원장이 특별히 개발한 연고가 있다.

문원장은 본원에서 자체 개발한 항문 괄약근 이완 연고의 투여로 수술 환자의 장기적인 통증을 획기적으로 덜어준다.

서울 경성고를 졸업하고 가톨릭 의대를 거쳐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때 까지만 해도 대장항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일반외과. 그러다가 레지던트 끝나고 서울 군자동에서 96년 개원하여 외과 환자를 보던 중 항문질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함을 느껴 개원 3년만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병원을 정리하고 미국에 건너가 2000년1월~2001년6월30일까지 1년6개월간 플로리다 소재 ‘클리블랜드 클리닉’ 대장항문외과 전임의 과정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일본 동경시 사회보험 중앙병원 대장항문과 연수, 하마마쯔시 마쯔다 대장항문전문병원 연수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외국을 드나들며 항문 질환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왔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그는 기구를 이용하여 체계적이고 정확한 진단으로 기존의 주먹구구식치료에서 벗어나 한발 앞서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치질은 치루와 치열, 치핵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 치질은 치핵이라고 할수 있다. 치질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숨기다가 병을 키워서 병원에 오는데 고생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와서 치료를 받으라고 문원장은 말한다.

이 병원은 개원 초기인데도 환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감기 배탈 보듯이 하루에 100명이상 보는 병원 아니라 한 사람당 20~30분이 걸리는 특수클리닉이다 보니까 적자를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문원장은 생각한다.

치질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흔한 병이다. 어쩌면 평생을 두발로 서서 다녀야 하는 직립인간의 숙명적인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을 하거나, 걸어 다닐 때, 심지어는 땅에 두 발을 딛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항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평생을 살다가 한번이라도 치질에 걸릴 확률은 50%. 쉽게 말해서 두 사람 중 한명이 치질에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중에서 수술까지 가는 사람은 겨우 5% 밖에 안 되고, 나머지 95%는 치질에 걸리고서도 고통을 참으면서 평생을 지낸다.

문원장의 설명에 의하면 치질은 정도에 따라 4기까지 있다. 1기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고 대변볼 때 피만 한 두 방울 나오는 정도.

대변볼 때 항문 속에서 덩어리가 튀어나오다가 도로 들어가면 2기. 이보다 더 심한 3기는 대변 보고 나서도 튀어나온 덩어리가 들어가지 않아 손으로 밀어 넣어야 겨우 들어가고 아프다.

4기는 손으로 밀어 넣어도 안 들어갈 정도로 심한 경우이며 대개 3기 이상 돼야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이미 3기는 약물요법으로도 치료가 안돼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

문원장의 치질학 예방강의를 들어보면 우선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치질을 막는 지름길이다. 치질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변비. 배에 힘을 줘서 억지로 밀어내려다 항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정맥층이 내려와 치질이 생긴다.

원래는 정맥층이 항문벽에 붙어있는데 무리하게 배에 힘을 주면 근육이 파괴되니까 제대로 붙어있지 못하고 아래로 밀려 내려와 치질로 이어진다.

대장항문 클리닉을 운영하다보면 힘은 들지만 환자를 자기가 진찰하고 안전진단하고 수술하고 마무리까지 다할 수 있다는 데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까 외과의사들이 이쪽으로 표방하면서 많이 개업을 한다. 그런 이유로 최근 2~3년 사이에 대장 항문 클리닉이 부쩍 늘었다.

치질 수술은 보통 30분~1시간이면 끝나지만 심하면 1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문원장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병원 홈페이지(www.hemo4u.com)를 이용해서 예약도 받고 자세하게 상담도 해주고 있다.

“치질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치료나 수술을 받고 정상적으로 나가서 깨끗하게 배변 잘 보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수술할 때 하반신 마취를 하는데, 수술을 마치고 마취가 끝나도 환자들이 통증을 거의 못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병원에서 개발한 연고를 발라주기 때문이다.

입원은 2박3일이 보통이지만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당일 입원, 당일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문원장의 취미는 컴퓨터와 여행. 요즘은 마음만 있을 뿐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내는 전업주부.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있다. 저녁 7시까지 진료를 하다 보니 일요일 오후 외에는 집에 있을 시간이 없다.

수술은 90% 이상이 예약환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서 너무 아프다며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서있는 환자도 있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병을 키워 최악의 상황에서 더 이상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오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병원이 자리를 잡으려면 2~3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빨리 한사람을 초빙해서 변비, 변실금 환자를 많이 보고 싶은데 지금은 혼자라서 벅차다.

“이곳을 찾는 환자가 더 이상 항문질환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진료적인 면에서 완벽하고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아직까지 큰 실수는 없었다. 치핵 수술후 치료한 부분에 이상이 생겨 피가 나는 경우가 문제. 전 세계 통계에 의하면 그럴 가능성은 1~5%. 하지만 그런 부작용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아직까지는 세계적으로도 2차 출혈의 원인규명이 안됐다. 다만 감염이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문원장도 지금까지 수술을 해오면서 2~3건 출혈 환자가 있었는데 그럴 경우 즉시 재수술에 들어간다.

“미국에서 인공항문이 나와 있는데 한국에서 적용하기에는 아직 개선의 소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형 인공항문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아직 실현하기에는 여력이 없습니다만 아이디어는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병원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변실금 쪽으로 연구해서 가칭 변실금 연구소를 차려 그쪽으로 연구를 하고 싶어요.”

1인실 전용 초고속 인터넷 PC가 설치되어 있는 병원. 다인실 환자의 경우 대기실의 공용컴퓨터로 이 메일 확인이 가능하다.

병실 앞 베란다에 꾸며놓은 정원이 꽤 넓다. 입원환자 전용의 넓고 쾌적한 야외 휴식 공간이다. 그런가 하면 입원환자의 빠른 쾌유를 위한 무료 원적외선 맥섬석 체험실(찜질방)이 있다. 개인 병원에 찜질방이라.

하루가 다른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존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에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문원장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병원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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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2년10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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