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237) 40년을 김치연구에만 매달려온 ‘김치박사’ 김철배
발명왕. 김치박사. 발효박사. 신한국인. 김치의 익은 맛을 오래 유지하고 냄새를 적게 해주는 김치종합발효제 김치싱싱을 발명한 세농 김철배(61)대표의 이름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그가 발명한 김치싱싱은 방부제가 전혀 첨가되지 않은 무독성 식품으로 96년 미 FDA 승인을 받은데 이어 한국, 일본 등 국내외에서 잇따라 발명특허를 획득함으로써 그 우수성이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되었다.
“김치싱싱은 무나 배추의 ‘씹어서 아삭거리는 펙틴성분’을 오래 지속시켜 주기 때문에 김치가 쉽게 무르지 않고, 또한 맛을 깔끔하고 시원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전통의 김치 맛이 납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갖가지 재료로 만드는 김치 속을 버무릴 때 조미료 대신 김치싱싱을 넣으면 싱싱한 김치맛을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다.
속과 함께 버무려 넣은 김치싱싱은 배추나 무에 함유된 당분과 결합해 탄산가스를 만들고 이 탄산가스가 세포속에 흡수돼 부패균을 제거하게 된다.
김치싱싱 개발로 신한국인상을 수상한 그는 고향인 공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대 문리대 화학과에 입학했으나 장티푸스에 걸려 운명이 바뀐다.
처음에는 독감으로 알고 감기약을 먹었는데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로 대학병원에 실려가 사경을 헤매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심하게 아프고 나서 어렸을 때 소다에 구연산과 사카린을 넣어 소다수를 만들어 먹던 생각이 났다. 그 소다수를 열무김치에 넣어보니까 김치 맛이 훨씬 더 좋아졌다.
아팠을 때 그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가정교사를 하던 집에서 김치연구를 시작했다. 대학에 다니는 멀쩡한 남자가 학교에 가는 대신 방안에만 틀어박혀 김치연구에 매달리자 주위사람들이 ‘저 학생 죽도록 앓고 나더니 후유증으로 정신이 이상해 졌다’면서 안타까운 눈으로 그를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누가 뭐라 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어렸을 때 봤던 그 기막힌 소다수 맛을 살려 전 국민이 먹는 김치에 넣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김치연구에 푹 빠졌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그의 김치인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몸이 아프고 나서 건강 회복이 안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피골이 상접했다. 보다 못한 가정교사 집에서 방을 한 칸 내줘 거기서 먹고 자면서 가정교사를 하다가 결국은 대학을 중퇴하고 오직 김치연구에만 매달렸다. 젊은 남자가 김치연구라. 당시만 해도 그런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김치뿐 아니라 된장 발효 연구도 했다. 그런가 하면 물만 부으면 맛있는 빵이 되는 ‘프리믹스’ 반죽을 만들어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는 등 자신이 터득한 기술로 좋은 일도 많이 했다. 그런 연구를 6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다.
한눈팔지 않고 오직 김치 연구 한 분야에 10년도 아니고 20년도 아니고 40년이나 줄기차게 매달려온 그의 집념과 열정이 놀랍다.
그런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뚝심으로 그는 김치싱싱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전통 음식을 이용한 발명 특허를 5개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발명왕에게도 시련은 있는 법. 우리 음식문화의 문제점을 연구 개선해오면서 덮어놓고 외제를 좋아하는 당시 국민정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한 예로 한국된장은 항암역할까지 하는데 값은 거꾸로 일본 된장이 훨씬 더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항암효과도 없는 일본 된장을 고가로 들여오는 상식없는 주부들 때문에 마음의 고통이 컸다.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은 단연 세계 최고라고 그는 자부한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일본의 로비에 밀려 김치대신 기무치가 공식 지정식품으로 결정될 뻔 했는데, 한국 측의 거센 항의로 전격 취소됨으로써 우리 김치의 우수성이 세계만방에 입증되는 계기가 되었다.
장기 보존이 가능한 김치를 개발하기까지 그는 우리나라 발효 식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 전통식품의 수출에 있어서 무엇이 문제이고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이 왜 우리음식을 멀리 하는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연구해 왔다.
김치, 된장, 고추장, 청국장, 식초, 젓갈 등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자랑스러운 우리의 자존심이자 또한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건강을 지켜 줄 세계 최고의 발효식품이다.
월드컵 4강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모든 분야에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도 널리 알려져 세계인의 새로운 음식패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그는 간절히 바란다.
그는 발효식품의 세계화에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김치, 된장, 청국장의 지독한 냄새와 젓갈의 비린내 등을 제거하고 특유의 맛으로 우리 음식 문화를 한차원 높여주는 싱싱을 발명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물에 싱싱을 희석하여 고추, 배추, 토마토, 가지 등 농작물에 뿌려주면 생산량이 증가 될 뿐만 아니라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고 빛깔도 좋습니다.”
육류와 인스턴트식품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인체는 산성화되고, 공해와 수질오염, 스트레스가 그것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몸이 산성화되면 피로가 쉽게 오고, 소화장애와 생리불순 등이 나타나기 쉬운데 이때, 구연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산성화되어 가는 몸을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포도당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여 기억력을 향상시켜 준다.
이런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구연산과 포도당으로 생산되는 싱싱은 우리의 건강을 유지시켜 음식 문화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우리 조상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우리의 식생활 문화를 기름지게 해온 김치는 영양가 높은 고급발효식품이자 우리 음식문화의 자존심이다.
잘 익은 김치에는 식욕을 증진시키며 장내 해로운 균을 억제하는 유산균이 많이 들어있고, 김치의 섬유질은 변비를 예방한다.
김치를 먹으면 혈액중의 지방과, 간에 축적된 지방 등을 줄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김치의 숙성기간이 길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김치싱싱은 잘 익어서 가장 영양가 있는 김치를 드실 수 있도록 보존기간을 두배, 세배 이상 연장시켜주는 종합발효식품으로 서구화된 우리입맛을 되찾게 해주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 줄 것입니다.”
김치싱싱은 그가 운영하는 세농에서 직접 생산하고 싱싱감식초는 위탁생산하고 있다. 싱싱 감식초는 말 그대로 감을 숙성시켜서 만든 식초.
“앞으로 초능력인 김승도씨와 함께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해서 외래 인스턴트 음식문화에 흔들렸던 젊은이들에게 우리 발효음식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계속 교육하고 홍보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우리 전통 발효식품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그는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 사람들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어왔다.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부방을 무료 제공해주는 등 BBS 운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힘들게 살아가는 영세민이나 소년가장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 생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상담을 해준다.
값싼 재료와 오래된 고기로 맛있는 밑반찬 만드는 법과 방부제 없이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서 성인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많이 개발했다. 또한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듯이 앞으로도 기꺼이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담과 지도를 해줄 것이다.
파워캔디와 파워드링크도 개발, 시제품까지 나왔다. 그가 개발한 사탕 하나만 먹어도 힘이 솟고 드링크 한 병만 마셔도 피로가 싹 가신다니 이 또한 놀랍지 않은가.
김치수출 비즈니스, 초청 등으로 그동안 외국에도 여러번 다녀왔다. 지난 5월에는 몽골에서 황사현상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가서 나무를 심어주고 왔다.
몽골은 비가 안 오는 나라로 유명한데 그가 나무를 심은 그날은 신기하게도 비가 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나무심은 5월18일을 기념해서 몽골 총리가 그날을 몽골의 식목일로 선포한 것이다.
나무심기 운동이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던 70년대 우리나라처럼 몽골은 지금 국민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운동으로 식목일 노래를 만들어 부르면서 녹색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가 바로 그 운동에 기폭제가 되어준 주인공이다.
김치는 오래 될수록 우리 몸에 좋은 미생물이 많이 나오는데 오히려 그런 좋은 김치를 시었다고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김치싱싱을 개발했다.
“앞으로 김치문화센터도 만들고 아울러 실버타운도 세울 계획입니다. 실버타운을 만들면 농약 덜 쓰고 농작물을 직접 키우면서 동생(김승도)이 이벤트 공연도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김치연구 40년 외길인생을 걸어온 그는 이제 김치의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김치문화센터와 실버타운 건설의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김치싱싱 개발로 신한국인상을 수상한 김치박사 김철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오직 수십년을 김치 연구와 우리것의 세계화에 매달려온 그야말로 진정한 신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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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2년10월27일 11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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