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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코리아] (2) 막걸리 찬가 & 유감

2010/02/02 00:00 입력

[글로벌코리아] (2) 막걸리 찬가 & 유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 원 술은 막걸리다. 다음은 생맥주 그리고 양주. 나의 사랑 막걸리를 애창하는 것은 본격적으로 산을 다니기 시작하고부터 이다. 산을 신나게 타고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마시는 막걸리 한잔은 갈증은 물론 문명이 가져다준 몸 구석구석에 쌓여있던 찌꺼기들을 시원스레 걷어낸다. 북한산, 도봉산 아래에 막걸리 집들이 많은 이유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각 지방의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산을 다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물론 술에는 궁합이 있다. 고기에는 소주가 어울리며 중국 요리에는 단연코 고량주나 백주, 죽엽청주 등 중국술이요 와인을 마실 때는 치즈나 크래커가 제짝이다. 하지만 고기나 회를 먹을 때도 막걸리가 좋으며 심지어 양주를 마실 기회가 있어도 우선 막걸리 한 사발 마셔야 양주발이 설 정도다. 나에게는 막걸리야 말로 국민 대표주요 영원한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천상의 샘이다. 그 순수한 빛깔은 백합도 시기할 정도며 입 속에 머무는 달콤함은 200년 된 포도주가 부럽지 않으며 목을 휘감고 넘어가는 향기는 수백만 장미 송이를 갈아 즙을 만들어도 이룰 수 없으리라. 막걸리, 순결한 영혼이자 새벽 이슬의 순수한 정열. 농주(農酒)라 불리며 때로는 음식을 대신 했던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 - 막걸리. 이런 막걸리가 세계 정상인들에게 선보이지 못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펙(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 APEC) 회의. 외국의 손님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술인 막걸리를 대접하지 못해 아쉽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막걸리 마시고 트림 한번 해봐라. 그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그런데 그 술을 어떻게 외국 손님들에게 권하느냐?“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즈와 포도주 먹고 나오는 트림 냄새도 만만찮다. 그 많은 연회와 파티 속에서 한번쯤은 막걸리를 정통 한국 식사와 함께 내놓았다면... 외국 손님에게 막걸리를 대접하지 못했다는 것은 막걸리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이 약하다는 뜻이기도 한다. 우리 자신이 우리 문화에 대해 당당한 자신감이 있다면 그것을 떳떳이 소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과거 클린턴 대통령의 영부인 힐라리 클린턴 여사가 몽고를 방문했을 때 그녀는 몽고인들이 즐겨 먹는 말에서 짜낸 말 젖을 마시기도 했다. 말 젖은 외국인들이 마실 때 상당히 고통스럽다고도 한다. 중국에 가면 중국 음식과 중국술을 맛봐야한다. 이태리에 가면 이태리 음식과 이태리 술을 즐겨야 한다. 한국에 오면 김치는 당연지사고 막걸리와 파전과 다양한 전을 맛봐야 진정한 문화를 접하고 가는 것이다.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막걸리를 마신 미국인의 평가는 이랬다. “우유에 알코올을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독하지도 않고 맥주처럼 싸- 하는 맛이 좋다.” <이파릇>

[ 이파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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