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어디로 가는가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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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어디로 가는가

2010/05/23 00:00 입력

2001년 11월 25일에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설립취지가 훼손되고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사회적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유엔인권위원회의 끊임없는 설치권고가 있었으나 보수정권과 집단의 반대에 부딪쳐 번번히 무산되었다가 김대중 정부의 임기 막판에서야 어렵게 설립되어 오늘에 이른다. 불과 10년의 연륜도 되지 않는 기간이지만 인권신장을 위해 상당한 공헌을 해온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에 걸쳐 인권위는 그 위상이 크게 추락되었다. 독립성 상실과 공정성 결여 나아가 지나친 정치지향적 행태가 원인으로 지적되었고, 급기야 인권위원과 전문위원들의 잇단 사퇴와 인권상 수상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률에 의해 입법 사법 행정부로부터 그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고 설립목적에 있어서 법 1조에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하여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인권위원회의 행적을 살펴보면 과연 법이 정한 바에 의해 존재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MBC PD수첩 검찰수사, 야간시위집회 찬반논란, 용산참사 등 정부여당에 짐이 되는 굵직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함구하거나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인권위의 존재의미에 의문점을 남겼다.    반면에 연평도포격 사건과 관련해서는 재빠르게 성명을 발표하고 대북관련 활동인사에 대한 훈포장이 수여되는 파격이 이루어졌다. 또한 북한 주민의 외부접근권 보장을 주장하거나 대북관련 유인물 살포를 국가가 지원하라는 권고를 내는 등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노선을 거드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노동자에 대한 재벌2세의 야구방망이 폭행사건에도 손을 놓고 있을 정도로 인권위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대북관련발언은 신속했다. 북한의 인권문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한주민의 대북접근권이 제한되는 것에는 함구하는 인권위의 태도를 보면 다분히 정치적 성향으로 변질된 기구로 전락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세계인권선언 62주년을 맞아 한국의 인권위원회는 위원장의 사퇴요구가 강하게 제기되는 부끄러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사태의 전말을 논할 가치도 없이 이런 사태까지 이르게 한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로지 국민을 위한 기구이지 일개인의 권위를 보장하거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인권위가 본래의 설립목적과 제기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회복되어 국민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영민/<A href="http://www.peoplekorea.co.kr/">피플코리아 </A>논설위원 yominlee@yahoo.co.kr>

[ 이영민 yominlee@yaho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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