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꿈꾸며 도덕산 송년산행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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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꿈꾸며 도덕산 송년산행

2022/12/14 13:33 입력

<im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212/thumb/20221214133615_aaftmhzg.jpg" alt="11.jpg" style="width: 580px; height: 387p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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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도덕산 산길이 참 좋습니다”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 있고 흙길이라서 걷기 좋고요”
상도동에서 왔다는 산악회 회원이 도덕산 칭찬이 한창이다.
“맞아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지요”
“도덕산은 코스가 짧아서 대부분 구름산까지 연계 산행한답니다”
“우리도 새로생긴 도덕산 출렁다리 구경하고 구름산까지 갑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을 앞두고 송년산행 나선 사람들이 북적인다.
먼 지역에서 도덕산 방문은 출렁다리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모처럼 옆지기와 함께 도덕산에 가는 길이다.
늘 산악회원들과 연말산행을 했는데 올해는 차분하게 동네 산을 오른다.
12월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서 도덕산 오르는 것이 사실상 송년산행이다.
겨울로 접어든 도덕산이 조용하다.
나목들만 있는 산은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침묵이 흐르는 산에 빨간 열매가 눈길을 붙잡는다.
햇볕에 별처럼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너무도 곱다.
햇살에 농익은 열매가 꽃처럼 아름답다.
산수유가 겨울이 되면서 단색의 산에 빨갛게 수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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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를 돌아서 신갈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벌거벗은 산은 모두가 똑 같다.
한여름 주름잡던 무성한 나무들이 별거 아니다.
발가벗겨진 신갈나무, 떡갈나무, 아카시 등 별 차이가 없다.
모두 잎을 떨구고 맨몸으로 차가운 바람을 맞는 모습이 안쓰럽다.
산은 무채색이고 소나무만 초록을 자랑한다.
좁은 곡선의 길이 계속 이어진다.
밋밋한 나목들 사이로 길섶에 솜뭉치를 품고 있는 서양등골나물이 그림이다.
가을에 탐스럽게 핀 꽃은 지고 지금은 씨방만 달고 있다.
바짝 마른 서양등골나물이 스산한 겨울풍경을 대변한다.
씨방은 겨울 바람을 기다리는 중이다.
바람의 힘을 빌려 씨앗을 멀리 보내고 싶은 서양등골나물의 소망이다.
길은 신갈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간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산에서 산수유 열매가 주인공이다.
겨울산에 빨간 열매로 오르고, 내려가는 사람들 눈길을 붙잡는다.
달콤한 열매는 새들의 겨울양식이다.
찬바람이 스치는 앙상한 나무가지에 산새들이 모여든다.
산새들이 산수유 나무에서 먹이 활동이 바쁘다.
나무 터널 아래는 사람과 견공이 산책하는 중이다.
주인과 견공은 앞서거니 뒷서거리 종종걸음으로 걷는다.
말이 없는 산수유는 빨간 열매로 지난 시간의 전설을 전한다.
지난 봄에 노란 꽃으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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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넘어서니 도문산 사거리, 사람들이 붐빈다.
철산역과 광명동 그리고 도문산에서 넘어 오는 사람들이 합류한다.
드디어 도덕산 명물인 출렁다리가 보인다.
역시나 북적이고 시끌벅적하다.
타지역에서 방문한 산악회원과 동네 나들이 산책객들이 어울린다.
도덕산 출렁다리는 짧은시간에 수도권 명소로 자리잡았다.
출렁다리 끝자리에 하얀색 나목이 눈길을 끈다.
겨울산은 하얀 눈이 있어야 산행 맛이 난다.
그런데 눈 대신에 하얀 나무가 묵언수행중이다.
자작나무는 추운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찬바람을 즐기고 있다.
하얀몸매를 가진 나무가 겨울 도덕산에서 돋보인다.
출렁다리를 지나서 도덕산 정상으로 길을 재촉한다.
좁은 길은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으로 혼잡하다.
12월 두 번째 일요일, 포근한 날씨 덕에 산객들이 많다.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다.
정상에 다가서니 찬기운이 목덜미를 치고 들어온다.
드디어 도덕산 정상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수도권에서 방문객이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얕트막하고 걷기 좋은 육산이라서 인기가 높다.
거기다가 지난 여름에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외지 방문자가 부쩍 늘었다.
정상의 좁은 공간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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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서면 누구나 한 장의 사진을 남긴다.
누구는 어린 손자와 함께, 누구는 친구들과 다정한 모습을 남긴다.
지긋한 나이에 반팔차림의 산객이 눈길을 끈다.
추운 날은 아니지만 12월은 한겨울이다.
찍고 찍히며 웃고 떠들면서 정상에서 한참 머문다.
외지 방문객은 대부분 구름산까지 종주한다.
배낭을 메고 있는 사람들은 구름산을 향해서 발걸음이 빠르다.
도덕산 정상 철쭉단지 속에 빨간 열매가 대롱대롱 그네를 탄다.
배풍등 열매인데 겨울밤에 반짝이는 꼬마전구처럼 아름답다.
촘촘한 철쭉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배풍등을 담는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품처럼 겨울에만 보는 멋진 풍경이다.
도덕산 정상에서 다시 도문산으로 되돌아 간다.
오늘은 도덕산만 한바퀴 도는 짧은 산행이다.
다시 도문산에 들어선다.
정상표지판이 있는 곳에 돌탑이 여럿 보인다.
거대한 것이 아닌 장난스런 돌탑이다.
작은 돌들을 쌓고 또 쌓아 조그만 탑을 만들었다.
누군가의 정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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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는 겨울날, 돌을 올리며 소원을 빈다.
도문산 정상에 소망을 담은 돌탑이다.
층층으로 올려진 작은 돌들이 참 위태롭다. 
한해가 저무는 시간, 나는 소원보다는 용서를 빌어야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용서를 빌어 본다.
용서를 받아 줄지는 상대방의 몫이지만~
도문산 정상 돌탑앞에서 한참 머무르다가 하산길을 잡는다.
꽃은 모두 지고 없지만 야생화공원으로 내려간다.
예전에는 산하면 정상정복이 최우선이였다.
산의 전체 풍경보다 뾰쪽한 봉우리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성한 숲과 계곡, 그리고 풀꽃을 사랑한다.
산을 정상만이 아닌 전체로 볼 때부터 산행의 모든 순간이 즐거움이 되었다.
오늘도 역시 도덕산 정상에서 도문산을 거쳐 짧은 산행을 마감한다.
벌써 12월 중순, 올해도 서서히 저물어간다.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새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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