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에도 예식장들의 현장 횡포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예식장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420건으로 꾸준히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그중 올해 9월까지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115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9.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위약금 분쟁에 기준을 세우는 등 예식장 환불규정(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조정한 바 있다.
해당 기준은 ▲예식 3개월 전부터 한 달 전까지 취소하면 총비용의 10% ▲29일 전부터 10일 전까지 취소하면 총비용의 30% ▲예식 9일 전부터 1일 전에 취소하면 40% ▲예식 당일 취소하면 총비용의 90%를 위약금으로 지불하도록 했다.
과거의 기준에 따르면 소비자가 예식일로부터 ‘2개월 이전’에 계약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수 없도록 하였다. 이러한 기준이 소비자에게만 집중되어있다는 사업자들의 의견에 기준보다 사업자의 입장이 반영되어 수정된 것이 3개월이다.
2개월 남기고 취소할 경우, 이를 대체할 예식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업자들의 주장이었다. 예식일 2개월 전에 예약하는 소비자가 없는 현실에서 과거 위약금 기준은 계속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시 공정위는 사업자들과 소비자 단체들이 양 측 주장을 받아들이는 등 ‘90일 동의’로 균형을 맞췄다. 매년 예식장 횡포를 저질러온 사업자들로서도 분쟁해결기준 완화와 동시에 자진개선을 약속해왔다.
그러나 위약금 기준이 바꿨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실제 현장에선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과다한 위약금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식장 관련 피해구제 신청 현황을 보면, 2014년 161건에서 2015년 144건, 올 9월까진 115건으로 해마다 1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결혼기피와 결혼시즌인 계절요인을 조합할 경우 매년 높은 건수다.
피해유형별로 보면, ‘계약해제 관련’ 피해가 가장 많은 78.3%(329건)를 차지하고 있다. ‘계약이행 관련’ 피해는 21.7%(91건)에 달했다. 이 중 ‘계약해제 관련’ 피해는 소비자의 계약해제 요구에 계약금 환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는 위약금 과다 청구, 사업자 귀책사유에 의한 계약해제 시 배상 미흡 등의 순이었다.
‘계약이행 관련’ 피해는 사진촬영 및 앨범 제작 등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식대 등 비용을 과다 청구한 경우였다. 나머지는 서비스 미흡 등이 꼽혔다.
계약해제 통보시점은 예식예정일 3개월 이전이 66.0%로 가장 많았다. ‘계약금 환급 거부’ 건은 총 214건 중 계약해제 통보시점 확인이 가능한 200건을 분석한 결과, 66%(132건)가 예식예정일 90일 이전에 계약해제를 통보했으나 사업자가 계약금 환급을 거부한 경우였다.
위약금의 경우는 ‘예식예정일 89일 전 이후 계약해제 시 총 비용의 10%~35%’인 기준을 무시한 사례가 96.7%(87건)에 달했다. ‘예식예정일 90일 전에 계약 해제’에도 청구한 사례는 3.3%(3건)였다.
‘위약금 과다 청구’ 건 중에서는 예식예정일 29일전 이후 35.6%(32건), 59일전∼30일전 32.2%(29건) 순으로 집계됐다. 예식일이 가까울수록 위약금을 과다하게 청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소비자원 측의 분석이다.
한 민간소비자단체 관계자는 “2014년 당시 환불 규정을 개선했지만 소비자 피해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가 소비자에 유리한 분쟁해결기준을 탓하는 사업자들의 애기를 들어줬지만, 현실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게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사업자와 소비자인 양 측의 입장을 듣고 제도개선한 지 2년이 지났다. 심지어 약관도 시정했다. 이젠 제대로 된 처벌만이 능사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