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 박조아 기자 =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11분기(2년9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부문 체감경기가 다소 개선됐지만, 내수경기는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7년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1분기보다 21p 상승한 89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전분기보다 나아지기는 했으나 기준치인 100을 넘지는 못해 긍정적인 전망보다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BSI는 지난 2014년 3분기(103) 이후 11분기 연속 기준치 100을 하회하고 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정치상황과 미국 대선결과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 1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되기는 했지만 체감경기가 여전히 어두운 편”이라면서 “수출호조에 따른 내수의 낙수효과가 예전보다 크게 약화됐다는 점에서 반도체, 석유제품 등 수출부문의 온기가 내수부문을 포함한 경제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수출부문의 2분기 경기전망은 103으로 전분기(82)보다 21p 상승해 2년만에 기준치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19개월간 계속되던 수출감소세가 멈추고 최근 5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수출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수부문의 경기전망은 87을 기록, 71이었던 전분기 대비 16p 올랐지만 수출부문에 비해서는 16p 낮았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가계의 월평균 실질소득이 전년 대비 0.4% 감소하는 등 한국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2000년대 이후 GDP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면서 “인구고령화와 높은 가계부채 수준 등 구조적인 문제로 민간소비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95로 90인 중소기업에 비해 5p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내 예산 조기집행(70%)의 기대감이 작용한 광주(113)와 평창올림픽 대회시설 등 SOC 투자가 진행 되고 있는 강원(111)을 비롯해 충북(102), 제주(101), 대전(100) 등은 기준치를 상회했다. 반면 경남(96), 인천(95), 경북(93), 경기(88), 울산(87), 전남(87), 서울(85), 전북(82), 부산(80), 충남(70), 대구(66)는 기준치에 미달했다.
한편,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을 묻는 설문에 대해 응답 업체들은 미중의 통상압박을 꼽았다. △중국의 사드보복 등 비관세장벽(59.2%) △미국 트럼프 리스크(47.9%) △원유 등 원자재가 변동성(38.3%) △북한리스크(14.4%) 순이었다. △브렉시트 등 EU리스크(4.2%) △기후·환경 규제(3.5%)라는 답변도 있었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해 기업경영에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설문에 절반(50.9%) 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영향없음(25.2%) △상당히 작은 영향(18.6%) △모르겠음(5.3%)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한 우려사항은 △달러환율 변동 가능성(46.3%) △미국금리 인상 가능성(28.0%), △반덤핑 관세 등의 수입규제(22.7%) △비관세장벽(12.2%) △국경세(3.3%) 순이었다.
대내 불확실성 요인으로 △정치·사회 불확실성(69.5%) △정부 콘트롤타워 부재(47.6%) △금리변동 가능성(37.6%) △가계부채 문제(18.9%) △국회의 규제입법(14.1%) △노사문제 (9.5%) 순으로 답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업다각화(37.9%)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밖에도 △혁신기술 개발(28.5%) △해외신시장 개척(24.2%) △기존사업 구조조정(22.2%) △환변동 보험 등의 대외리스크 관리(6.7%) 등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주요국 경제가 동반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국내경기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는데 제약요인과 불안요인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일을 벌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통상압박과 규제입법 등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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