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입구부터 온통 초록잔치가 벌어졌다. 경이로운 풍경에 눈이 황홀하다.
꽃이 진 자리마다 초록으로 물들고 바람 끝에 푸릇함 풀내음이 실려 온다.
걷기 좋은 4월 끝자락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가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듯 하다.
이양하 <신록예찬>중에서
5월을 앞둔 4월 끝자락,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이양하 선생의 <신록예찬> 장면이
예봉산에 오르면서 실감한다.
꽃철도 끝나버린 예봉산, 엊그제 내린 비 덕분에 계곡에 물소리가 요란하다.
나뭇가지는 여린 잎사귀가 햇볕에 반사되어 별처럼 반짝 거린다.
산봉우리 초록색이 거대한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눈앞으로 다가 온다.
멋진 초록의 풍경이다,
이제 신록의 계절이다. 파도처럼 다가 오는 산봉우리 연초록이 눈부시다.
계곡에는 늦둥이 풀꽃들이 바쁘게 피고 있다. 일찍 핀 꽃들은 벌써
열매가 익어가고 뒤늦게 피는 꽃들이 화려하다.
오월의 여왕이라는 애칭을 가진 얼레지는 이미 지고 홀아비바람꽃과
피나물이 한창이다. 작은 흰색과 큼직한 노란색이 초록바탕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탓에 흐릿한 조망이지만 초록은 짙다.
녹음 속에 핀 꽃들이 더욱 돋보인다. 하얀 조팝나무와 분홍색의 복사나무가
화사하다. 예봉산에서 팔당역으로 하산길에 한강과 먼 산이 더욱 푸르다.
오월을 앞둔 4월 끄트머리, 초록색과 동행하며 예봉산에서 힐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