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난초 찾아 떠난 관악산 들꽃산행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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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찾아 떠난 관악산 들꽃산행

2019/07/08 20: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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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7771105847112719"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DSC04982.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1907/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ozt2cuaFmVHtrVpqxx2gURVL.jpg" org_height="399" org_width="600"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한반도 지도바위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div> [피플코리아] 박석철 기자=에너지가 부족한 시간이다.

거미줄처럼 복잡한 회로의 관악산, 병아리난초가 
보고 싶다. 기력이 받혀 주지 않지만 꽃철의 시간이 짧아 선잠을 깨고
관악산으로 간다. 관악산 코스는 늘 가는 코스로 가기 때문에 눈에 훤하다.
익숙한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내려 살방살방 관악산 수영장 능선을 오른다.
모처럼 옆지기 동행이지만 부담은 없다. 사실 산은 옆지기가 어는순간 나 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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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매일 새벽출근해서 모니터와 씨름하다보니 눈이 침침하다. 작은 글씨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풀꽃은 눈에 확 들어온다. 수영장능선 오르는 길에 늘 보던 병아리난초가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봤던 흰색 병아리난초는 어디로 갔는가.
산행은 늘 즐기지만 강행군이였다. 어느 날 체력이 받혀주지 않으니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산이 드디어 눈에 들어 온다. 옆지기보다 천천히 걷고
또 걸으며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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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7월의 더운날, 이런 고행은 돈 주고 하라면 못한다. 적당한 암릉 구간의 수영장능선,
차마고도처럼 돌고개 꼬부라져 돌아가고 칼날 같은 바위를 올라서니 어느새 정상이다.
하지만 정상석이 있는 곳을 가지 않는다. 이번에는 사당능선이다. 처음 가는 길이다.
그런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은가. 복잡한 길을 질색인데 너무도 복잡하다.
세상살이가 얼퀴고 설키는 게 싫어 자연과 접촉시간을 넓히고자 왔는데 되레
세상 한 복판으로 들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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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
사실 관악산 산행은 병아리난초를 보고 싶어 왔다. 예전에 흔하게 눈에 띄던
그 꽃이 없다. 어쩌다 하나씩 보이는데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 동안 산길을 걸으면서 꽃의 관찰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담을 만한 게 없다. 눈에 크게 보이는 것 보다 땅바닥의 풀꽃에
관심이 많았고 얼굴을 비빌정도로 야생화 눈맞춤에 마음의 짐을 풀었다.
다행히 나나벌이난초가 이곳저곳에서 ‘날 보러 오세요’ 하듯이 흔하게 보인다.
한 발 건너 하나씩 보인다. 꽃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런대로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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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나리
관악산, 자주 다니던 산행이다. 늘 가던 코스는 아닌지만 사당능선은 다시 가고 싶다.
사람이 북적대는 코스이지만 관음사 능선을 넘으면서 병아리난초를 보고 싶다.
수영장능선의 암릉길에서 병아린나초 몇촉을 소환했고 사당능선 바위자락에서
병아리난초 꽃 한송이에 반했다. 척박한 자갈밭에서 곱게 핀 그대의 모습은
너무도 환상적이다. 아주 여리고 나약한 병아리난초, 너는 참 귀한 야생화이다.
여러해 살이풀인 병아리난초, 내년에 또 보잡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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