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산 벌개미취 꽃이 전하는 가을소식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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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벌개미취 꽃이 전하는 가을소식

2019/09/11 20:0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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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6079307997908802"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12.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1909/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GMrgvkyhuiurQHeRAWPuWmmqGP6oQMm.jpg" org_height="399" org_width="600" /></div> [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무더운 여름 잘가~ 어서와 가을아~계절이 숨가쁘게 바뀌고 있다.

찬바람이 분다는 절기 처서가 지나고,땡볕이 숨죽이고 매미 울음소리가 작아진다.
더운 바람속에 찬기운이 동행한다.

9월 초순의 환절기, 여름은 멀어지고 가을이 들어 온다.
봄바람이 남에서 북으로 꽃소식을 전한다면 가을바람은 북에서 남으로 단풍소식을 배달한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바람이 강아지풀을 간지럼 태운다.
 

큰 소리치던 여름은 힘을 잃어가고 그 자리를 가을이 차지한다.
아직은 여름이지만 가을기운이 성큼 다가 선다. 도덕산에도 여름꽃이 지고
가을꽃이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벌개미취가 가을소식을 묻사람들에 배달한다.
벌개미취는 쑥부쟁이, 구절초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들국화이다.
어느 시인은 ‘가을은 강아지풀 등줄기를 타고 온다’고 했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에
강아지풀이 바람에 한들한들 손을 흔든다. 가을을 부르는 손짓인가.
강아지풀 옆에 여름꽃 금계국이 떠나지 못해 생명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
계절의 순환을 어쩔 수 없는 것, 전성기가 지난 금계국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560917589860197"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8.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1909/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KhgjxzlVguZk.jpg" org_height="399" org_width="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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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여름인데 하늘은 어느새 가을색이다. 파란하늘에 흰구름 한조각이
멋스럽다.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다. 전형적인 가을색이 눈에 띄게 아름답다.
땅바닥에 핀 큼직한 하얀 옥잠화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의 멋진 조화가
한 폭의 그림이다. 넓직한 잎에서 핀 옥잠화 꽃은 한 마리 학처럼 도도한
표정이다. 아름다운 꽃밭에서 몸과 마음이 몽땅 하늘로 붕 뜬다.
기분 좋은 여름 끝자락의 하루를 도덕산에서 보낸다.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시간, 파란하늘에 먹구름이 금방이라도 한줄기 소나기를 뿌릴 기세이다. 
하지만 힘 빠진 먹구름은 더 이상 심술을 부리지 못한다.
땅에는 벌써 가을빛이 내리고 있다. 화살나무에 단풍이 물들고 있다.
빛바랜 초록숲 사이 복자기나무에도 단풍색이 곱게 단장하고 있다.
계절의 시간은 거스를 수 없는게 자연의 법칙이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둔감한 인간의 눈으로 산에 가을이 오는 것을 느낀다.
 



가을이 있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 장면이 여기 또 있다.
한 여름 땡볕에 익은 과일이 초록에서 붉은색을 변신을 서두른다.
주렁주렁 달린 대추나무의 열매가 추석을 앞두고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눈으로 보고 달콤한 맛을 느낀다. 그 옆에는 빨간 고추가 햇볕에 말라가고 있다.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아낙네들이 토란대를 말리고 있다.
이런 풍경은 가을이 눈 앞에 있음을 보여주는 시골풍경인데 광명에서 보게 된다.
이런 장면이 어린시절 추억을 불러 온다. 추억은 늘 아름답기만 하다.

<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9409719950587464"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4.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1909/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mgB96LmP5KdNFj2R.jpg" org_height="399" org_width="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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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배수지공원, 한가롭고 여유로운 곳이다. 아이들은 목마를 타고 어른은 책을 읽는다.
회전목마는 아이들의 놀이터이고 어린시절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회전목마를 돌리고 또 돌리고, 어른은 모른척 책만 본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아이들에 말 없이 전한다.
목마를 타는 소녀와 독서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보니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가 생각이 난다. 사실 전혀 어울리지는 않지만 문득 떠오른
박인환의 ‘목녀와 숙녀’를 불러본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여름 가고 가을이 오는 길목이다. 여름꽃이 지고 가을꽃이 피는 시간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것인가,
이 나이에 목마를 타는 아이를 보고 ‘목마와 숙녀’를 외우던 학창시절이 오버랩 되다니~
 

도덕산 야생화 공원에 소엽국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 꽃 역시 여름꽃인데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끝자락을 붙잡고 불꽃을 태우고 있다.
사실 송엽국은 해당화처럼 바닷가에 피는 꽃이다. 그래서 일명 바다채송화라고 부른다.
도덕산 야생화 공원에서 고운 모습으로 방문객들에 꽃이 귀한 여름철에
아름다움을 꽃소식을 전하는 고마운 꽃이다. 여름이 끝나는 시간에 송엽국도
이별을 준비한다. 계절은 오고 가는 것, 꽃도 피고 지는 것이 숙명이다.
가을이 오기 전에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송엽국의 끈기에 감탄할 뿐이다.
 


매미의 계절은 끝났다. 가을꽃이 피면서 여름이 물러가는 시간에 땡볕을 즐기던
매미소리도 멀어진다. 무한히 새파란 높은 하늘이 무서워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와 고개 숙이고 
온몸을 휩싸고 도는 충만을 이기지 못해서 껍질을 부수고 노래 불렸다.
청아한 목소리가 아니어도 세상이 부른다면 금방 노래로 대답할 수 있다.
천상의 목소리는 아니어도 세상의 귀를 맑게 씻을 수 있다. 

<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7450838197635902"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2.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1909/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6kPMd28vLSHVZYHXakWTfajlNpP.jpg" org_height="399" org_width="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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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옷 벗은 짧은 일주일, 가마솥 더위가 식고 청아한 목도 쇤다 
이제 불러도 불러도 답할 수 없는 매미의 노래는 전설로 남는다.
맥문동 꽃줄기에 흔적만 남기고 떠난 매미는 이제 내년을 기약한다.
세월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을 남긴다. 모두가 세상에 잠시 왔다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존재가 결코 아니다. 사람도 뒤에 아름다운 자국을 남겨야 한다. 
여름을 마감하는 가을 문턱에 매미의 전설을 보면서 우리도 지나간 시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겨야 한다.
 

가을의 대표꽃인 벌개미취와 쑥부쟁이, 우리의 사랑스런 토종들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가을꽃은 외래종인 코스모스가 자리잡고 있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가 엄연히 피고 있는데 우리꽃이 천대받고 있다.
우리의 토종인 산국, 감국, 구절초가 가을꽃이다. 이들을 총칭하여
들국화라고 부른다. 공원이나 정원에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보다는
외래종인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가을꽃으로 대접 받고 있다.
 

산자락에 우리꽃인 벌개미취와 쑥부쟁이가 피고 있다. 이 꽃들은 수수하지만 아름답다.
나태주 시인은 ‘꽃은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했다. 
도덕산 야생화 공원에 핀 벌개미취가 가을소식을 전한다.
여름은 서서히 저물고 가을이 천천히 오고 있다.
힘 빠진 나무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하나 둘씩 춤을 추며 떨어진다.
풀밭에서 잠자던 귀뚜라미가 일어난다. 가을은 낮의 시간이 짧은 계절이다.
어느새 도덕산에 어둠이 내리고 귀뚜라미 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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