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이 충만한 도덕산에서 힐링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프린트

메일전송

연초록이 충만한 도덕산에서 힐링

2020/04/26 19:07 입력

<div style="text-align: center"><img width="570" height="380" class="chimg_photo" id="image_07859032630979478"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1.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04/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xATUaesPj.jpg" org_width="600" org_height="400" />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div> [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연록의 잎이 고운 도덕산, 신갈나무 새순이 나비처럼 하늘로 난다.

작은 나무는 초록잎이 돋고 있는데 큰 나무는 아직도 침묵 중이다.
작고 여린 것들에 배려인가. 좁쌀나무 등 작은 나무들이 꽃까지 활짝 피우고 있다.
초록융단으로 변신한 원추리밭을 지나면 깊고 그윽한 숲길이다.
아기 손처럼 고운 여린 잎이 펄럭이는 숲, 그 여린 빛을 따라
봄나들이를 시작한다. 잣나무, 사철나무처럼 늘 푸른나무들도
연록의 봄기운을 머금고 있다. 참 섬세한 봄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구경도 못하고 꽃철이 끝났다.
마스크로 가려진 코와 얼굴은 봄바람을 느끼지 못한다.
꽃놀이를 포기한 채 마스크 고쳐 쓰고 도덕산 산길에 접어드니 하얀 꽃이다.
안양천 벚꽃은 뭉개지고 있는데 이곳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얼핏 보면 그 꽃이 그 꽃인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산벚꽃잎은 우유빛
흰색이고 벚꽃은 흰색에 연분홍빛을 띤다.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이 꽃비가 된다. 봄은 이렇게 깊어만 간다.

<img width="570" height="380" class="chimg_photo" id="image_06664407187682118"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6.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04/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woUZmWHZjV5mwhyqFGDcCkh.jpg" org_width="600" org_height="400" />
<div align="left"></div>

개나리 꽃그림자를 밟으며 산모퉁이를 돌아서니 편안한 숲길이 열린다.
쑥쑥 올라오는 새싹들이 푸른햇살을 가득 안고 있다.
나무도 보고 꽃도 보면서 구불구불한 산길은 언제 걸어도 좋다.
오솔길은 들꽃들 전시장, 제비꽃, 현호색, 돌단풍, 금낭화, 할미꽃, 그리고 민들레
등 정겨운 이름의 야생화가 수줍은 고개를 쳐들고 있다.
조용한 산길에서 꽃들이 봄을 노래한다. 숲속의 새들도 지저귀며 꽃들의 노래에
화답한다.
진달래 꽃불이 지난 자리에 꽃망울을 움켜쥔 철쭉이 수줍게 웃는다.
다음은 자기 시대라며 당당하게 전면에 나서 도덕산 정상을 붉은색칠하고 있다.
이제 불타는 산정상이 될 것이다. 붉은색 하나만 있으면 멋이 덜한다.
흰색, 연분홍색이 더해져야 붉은색이 돋보인다. 좁쌀나무 흰꽃이
팝콘 터지듯이 톡톡 튀고있다. 좁쌀나무 꽃은 아주 작지만 여러꽃이 모여
꽃다발을 만든다. 작은 것도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img width="570" height="374" class="chimg_photo" id="image_012718808106247692"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3.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04/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lLU3fdFK5lZXLrf7hWH.jpg" org_width="600" org_height="394" />
<div align="left"></div>


산벚꽃잎이 산줄기 바람을 모으는 산길을 지나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꽃산행을 시작한다. 길가에 제비꽃부터 무수한 꽃들이 있지만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친다. 양지바른 곳에 모여 있는 조개나물이
막 유치원에 들어간 아이같은 모습으로 햇살을 흔든다.
솜털 보송보송한 여린 조개나물 꽃들이 너무도 곱다. 
언덕에 기대어 눈길이 한동안 머문다. 서서 보고, 앉아서 보고, 누워서 본다.
어떤 자세로 보든간에 곱고 예쁘다.
3월 말에서 4월초에 피는 깽깽이풀은 귀한 꽃이다.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된 꽃이
도덕산에 자생한다. 꽃잎이 바람불면 쉽게 떨어져 활짝 핀 모습을 보기가 참 어려운
꽃이다. 깽깽이풀 꽃철이 되면 수도권의 야생화 진사님들이 도덕산을 찾는다.
깽깽이풀은 꽃이 곱고 약초로 알려져 점점 사라지고 있다.
도덕산에도 여러곳에 자생하지만 매년 같은 장소에서 꽃을 보기 힘들다.
깽깽이풀이 무더기로 핀 모습을 만나니 행운이고 반갑다.
이곳만은 잘 보전되어 많은 번식이 되길 바란다.

<img width="570" height="380" class="chimg_photo" id="image_045932300184666297"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9.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04/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3JkDIxFbhV.jpg" org_width="600" org_height="400" />
<div align="left"></div>


꽃들이 우르르 피는 시간이다. 초봄에는 시간표따라 피다가 봄이 깊어지면
봄꽃과 여름꽃이 경주하듯이 피기 시작한다. 꽃은 크고 화려해진다.
잎이 나오면서 꽃이 크고 화려해야 벌과 나비들 눈에 띄어 가루받이를 할 수 있다.
일종의 꽃들 생존전략이다. 도덕산에 금낭화가 활짝 피어 봄빛을 모으고 있다.
발길이 뜸하고 초록이 가득한 도덕산에서 꽃들과 함께하니 발걸음이 가볍다.
봄기운이 충만한 도덕산에 꽃과 나무들이 싱싱하다. 
마른가지에 새잎이 하루가 다르게 진해지고 꽃들은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벚꽃이 지면 봄은 사실상 끝나간다. 꽃이야 4월에도 피고 5월에도 피겠지만
여름이 서서히 다가 온다. 연초록이 나풀거리는 도덕산 산길이 새악시
살결처럼 부드럽다. 딱딱하게 굳은 산길이 폭신하게 물렁거린다.
‘봄바람 숭덩 잘라 당신의 고달픈 날 드리고 싶네’
서울도서관 2020 봄편 문안 공모전에 당선한 이유진씨 작품이다.
바람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가지를 보면서 문뜩 이 글이 떠오른다.
벚꽃이 뭉개지고 있지만 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코로나 탓에
‘마음은 가까이, 거리는 멀리’라는 캠페인에 산길도 조심스럽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꽃축제가 취소되는 형편이니 어디든
마음놓고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란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