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쉼이 있는 도덕산 숲길명소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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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과 쉼이 있는 도덕산 숲길명소

2020/07/28 22: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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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쏴~아~ 쏴~아‘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물소리 유혹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아우 멋져!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폭포가 장관이네, 시원한 물소리에 더위가 싹 가시네”

도덕산 인공폭포, 한여름 더위를 씻어주는 물줄기가 반갑다.
인공폭포는 석회석 폐광산으로 흉물스럽게 방치된 돌구덩이를
작은 연못으로 조성하여 수련을 심고 깍아지른 절벽에 폭포를 만들었다.
작은 공간인데 산객들의 쉄터이고 수련이 필 때는 나들이 명소이다.
폭염이 시작되는 절기인 소서가 지난 7월 둘째주 토요일, 역시나 덥다.
여름에 가기 좋은 도덕산 명품코스를 천천히 걸으며 지친 심신을 어루만진다.

 

코로나19 이후 뜬 여행지 중 하나가 숲이다. ‘3밀’을 피할 수 있고
숲의 치유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 다시 확산되고 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존 전략
이 되었지만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일상이 아닌가.
하지만 모두가 만남 자체를 꺼린다. 그래서 숲이 각광받고 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먼 곳을 가면 좋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집 근처에도 쉴만한 곳이 많다. 도덕산에 나만 알고 싶은 명소를 소개한다.
먼저 인공폭포에서 꽃도 감상하며 더위를 씻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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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로 앞만 보고 직진하면 인공폭포를 그냥 지나친다.
높은 철망으로 막아 놓은 아래가 인공폭포이고 여름철만 폭포를 가동한다.
바위산을 파낸 폐광산이라서 움푹 들어간 곳이고 낭떨어지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우회하면 바로 인공폭포로 접근이 가능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정상 정복 제일주의자들이다.
한발짝 느리게 가면 시원한 폭포수와 활짝 핀 수련을 만날 수 있다.
정오를 앞두고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가 발길을 인공폭포로 안내한다.


 

인공폭포가 있는 연못에는 갈대와 수련, 부들이 서식한다.
물 속에는 작은 붕어들이 유영하고 왜가리가 먹이 활동을 하기도 한다.
폭염이 시작된 7월에는 수련이 한창이다. 큼직한 분홍색 꽃이 너무 아름답다.
봄이 끝나고 여름으로 접어들면 꽃철이 사실상 끝나지만 도덕산에는 은근
여름꽃이 많다. 인공폭포에서 수련만 보아도 꽃 갈증이 해소된다.
그늘막에서 폭포수를 바라보며 잠시 멍때리면 스트레스도 사라진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꽃 감상을 위해 야생화 공원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봄꽃이 끝났다고 서글퍼 할 필요가 없다. 봄꽃이 가면 여름꽃이 뒤를 잇는다.
봄에 피는 꽃은 작고 수수하지만 여름꽃은 크고 색상이 화려하다.
봄꽃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꽃이 크면 생존에 불리하다. 
또한 풀들이 없어 벌과 나비에 쉽게 눈에 띈다. 하지만 여름꽃들은
수풀이 무성해서 크고 화려하지 않으면 벌과 나비들이 찾지 않는다.
여름꽃이 크고 화려한 선택은 생존전략이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에 
원추리와 참나리가 화려한 몸매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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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서 힘이 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꽃나무도 군락을 이룰수록 화려하다.
올해는 꽃들이 주목을 받지 못했다. 봄에 시작한 코로나 사태가 여름까지
물러갈 줄 모르고 기승이다. 그래도 꽃은 시간이 되면 핀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에 원추리가 뭉쳐서 온통 노란물결이다. 
초록언덕에 원추리 무리가 눈길을 끈다. 원추리 속에 표범무늬를 자랑하는
참나리가 우뚝 솟아 도도함을 보여준다.


 

아담한 야생화공원은 인기가 많다. 7월의 폭염이 기승인데 작은 공원에
꽃들이 즐비하다. 부처꽃, 왕원추리, 참나리, 섬초롱 등 무수한 꽃들이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숲으로 모여든다.
그곳에 꽃향기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햇볕도 피하고 꽃도 보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장마철로 접어든 7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녘은 비가 잦다.
수도권에는 비 예보가 있었지만 빗나가고 날씨만 화창하다.
여름날씨인데 가을처럼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둥둥 떠 멋진 그림을 만든다.
여름하늘 아래 피어난 여름꽃 구경에 신이 난다. 
한 송이, 한 송이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는 섬세한 즐거움에 폭 빠진다.
원추리와 부처꽃이 군락으로 이루어진 작은 꽃밭을 거니는 것은 색다른 운치가 있다.


 

야생화공원은 남녀노소가 즐기는 코스이다. 가을이 멀었는데 잠자리가 날고
아이들은 매미채를 들고 꽃밭에서 곤충 사냥에 열중이다.
꽃이 있으니 나비와 벌이 모이고 덩달아 잠자리가 높이 난다.
야생화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다시 도문산을 지나서 잣나무 숲으로 향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숲길이 참 부드럽다. 살짝 힘든 언덕빼기를 넘으면 도문산 정상이다.
길섶에 예쁜 루드베키아가 눈길을 잡는다. 키 작은 꽃이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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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에 송진냄새가 훅 밀고 들어온다.
울창한 나무가 심어진 치유의 숲 앞이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하늘이 보인다. 잣나무 송진냄새가 오감을 끌어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딱따구리 소리가 목탁처럼 잣나무숲 속의 정적을 깬다.
잣나무 숲에는 느림과 쉼 그리고 비움이 있는 곳이다.
느긋하게 쉬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이곳에서 20여분만 생각없이 
머므르면 스트레스가 해소될 것 같다. 역시 치유의 숲이다.

 


숲길은 아침 시간이 좋다. 
수목이 만드는 초록색 경관,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자외선이 차단된 햇빛,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소리가 어우러져 건강과 치유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피톤치드는 해충과 병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가 내뿜는 물질이다.
그래서 잣나무 숲에가면 벌레나 곤충이 별로 없다.
나무의 날숨인 산소는 사람의 들숨이 되어 스트레스 지수가 확 내려간다.
일단 숲에 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안을 주는 ‘치유의 약국’이다. 

사진24 보기만 해도 서로 통하는 친구의 대화
사진25 사회적 거리두기 잘 지키는 치유의 숲이 보기 좋아


숲에 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오감이 작동된다.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줄어든다.
일단 숲에 들어가면 누구나 자연스레 몸으로 느낀다.
눈과 귀가 맑아지니 무성한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도, 
나무 아래 놓인 벤치도 그대로 그림이 되고 휴식이 된다. 
그런데 벤치에는 빈자리가 없다. 한사람씩 차지하고 휴식을 즐기고 있다.
고요한 숲 속 바람소리에 실려온 송진냄새가 싫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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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삶은 숨가쁘게 돌아간다. 그래도 숲에 안기면 여유를 얻는다.
잣나무 치유의 숲에서 캠핑장을 지나서 반대편으로 건너 왔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이곳이 머리가 복잡할 때 찾는 명소이다.
보통은 도덕산 크게 한바퀴 돌면서 스트레스 풀며 위안을 얻어가는
명소들이다. 마침 방문한 때에 아이들도 없어 나만의 시간을 만끽한다.


 

흙냄새, 풀냄새, 꽃향기가 어워진 도덕산 숲길에서 행복을 충전한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에너지를 얻었으니 한주일은 거뜬할 것 같다.
도덕산은 흙길이다. 숲길은 지형따라 구불구불 길이 흐른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의 울창한 초록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숲속 바람이 배달한 꽃향기는 이곳을 찾은 수고에 대한 선물이다.
폭포수에 더위 날리고 꽃을 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진다.
도덕산 숲길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것이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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