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반기는 도덕산 가을 산책길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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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반기는 도덕산 가을 산책길

2020/11/18 20:54 입력

<div style="text-align: center"><img width="570" height="380" class="chimg_photo" id="image_03593887720491756"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16.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11/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bdUtFUNZ.jpg" org_width="600" org_height="400" /> </div>


[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단풍이 보이고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입동이다.
아직 가을인데 절기는 겨울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여름과 겨울사이에 낀 가을은 너무도 짧다.
이 짧은 계절이 아쉬워 가을 나들이 도덕산으로 든다.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지겨운 마스크 구속에서 잠시 벗고
단풍구경하면서 가을바람을 몸속으로 넣으면서 찬란한 계절을 오래도록 붙잡고 싶다.

초록잎 나무들은 다양한 색으로 변신을 마치고 일부는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11월 첫 주말, 낙엽이 꽃비처럼 하염없이 밑으로 떨어진다.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라는 오세영 시인의 말처럼
단풍도 한 발 떨어져서 보아야 예쁘다. 특히 올해 단풍이 그렇다.
돌고 넘고 가는 산길에서 단풍구경하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린다.
햇살이 반기는 도덕산 가을 산책길이 참 좋다.
 

은행나무 노란 잎이 황금빛 가을을 만들기 바쁘다.
떨어진 잎은 노란 융단을 만들며 짧은 가을을 정리하고 있다.
신갈나무도 이곳저곳에 낙엽을 뿌린다. 한줄기 바람이 나뭇잎이
날개를 펴고 새들처럼 퍼덕거린다. 파란하늘에 떨어진 낙엽이
꽃비처럼 쏟아지면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도덕산에서 단풍구경하면서
쏟아지는 가을햇살을 내것으로 만든다.


 

오솔길처럼 정겨운 도덕산 산길이 북적인다. 코로나 탓에 단체산행은 드물지만
두 세명이 짝지어 가는 산행이 유행이다.
올해들어 서로 거리두기와 모임을 피하는 세태가 자리잡아 일상생활이 답답하다.
집에서 가을햇살을 붙잡기는 너무 아깝다. 그래서 산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사실 운동하면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산행은 행복호르몬을 증가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도덕산 산길은 지루하지 않다. 오르막도 심하지 않고 편안한 흙길인데
곳곳에 단풍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실 가을에는 모든 나무가 단풍이다.
단풍나무의 울긋불긋한 색상이 돋보이지만 나뭇잎은 모두가 단풍이다.
도덕산은 신갈나무가 우점하고 있다. 참나무류 중에도 떡깔나무 단풍도
햇빛이 받혀주면 눈부시게 곱다. 멋스런 단풍구경을 하면서
산모퉁이를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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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그림자가 나보다 한발 앞서 종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참 좋다.
한곡의 음악을 들은 것같이 기분이 업 된다. 가다 쉬며 사진놀이에 발길이 더디다.
‘즐겁게 살려면 취미생활을, 젋어지려면 운동을, 오래 살려면 많이 웃으라’는 말이 있다.
산행은 여기서 언급한 말은 한번에 해결한다. 
철마다 꽃과 단풍은 렌즈에 담는 것이 취미이고, 꽃을 찍을려면 운동은 필수이다.
산에 들어가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니 웃음만 남는다.
산행은 나에게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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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단풍은 얼룩덜룩이다. 단풍이 들다가 일부는 말라 볼품이 없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고 가을에 가뭄이 심해서
단풍이 곱지 않다. 그런데 울긋불긋한 단풍이 눈앞에 반짝 드러난다.
예전에 환상적인 단풍거리인데 올해는 딱 이맘큼만 보여준다.
도덕산 산행 중에 만난 가장 화려 단풍이다. 멋진 단풍이 반갑고 고맙다.
몇 안되는 단풍나무가 이제 물들기 시작하지만 너무 늦었다.
꽃도 단풍도 때가 있다. 조금 있으면 한파가 닥치고 단풍은 끝이다

‘바람은 낙엽을 날려
가을을 꾸미고
가을은 낙엽을 태워
겨울을 부른다

낙엽은 고통으로
가을을 넘지만
그 속에 꿈을 담아
계절을 만든다‘

강원석 시인 ‘너에게 꽃이다’ 시집 ‘낙엽은’ 일부

시인의 노래처럼 단풍이 가을을 꾸미고 있다. 바람이 단풍을 날려 낙엽길을 만든다.
곱게 꽃단장한 도덕산의 가을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산길을 돌고 돌아서 가을 속으로 한참 들어 왔다.
가을이 우리곁에 왔지만 벌써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오늘이 벌써 입동이다.
짧은 가을이 떠나기 전에 따사로운 햇살을 흠뻑 즐긴다.
 

가을의 계절이 짧듯이 11월은 해가 머무는 시간도 짧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그림자가 뒷짐지고 따라온다. 
스산한 가을 햇살은 벌써 흰 머리카락처럼 축축 처지고 있다.
올해 단풍은 2%가 부족하다. 울긋불긋한 단풍은 기대도 하지 않지만
알록달록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대부분 얼룩덜룩한 단풍이다.
단풍의 모자란 산색을 보충해 주던 노란꽃 산국과 이고들빼기도 11월들어
힘이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그 가운데에서 익어가는 열매들만 반짝인다.


 

도덕산 단풍구경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아파트 단지 단풍이 곱게 보인다.
서쪽에서 비치는 햇살에 낙엽 카펫이 울긋불긋 포근하게 다가온다.
낙엽길을 걸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며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 가는 줄
왜 몰랐던가‘

차중낙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을 흥얼거리면서 낙엽길따라 타박타박 걷는다.
노란 은행잎 낙엽을 밟고 가는 두 친구의 발자국에 우정이 쌓이고
견공과 산책 나온 소녀의 뒷모습에 황금빛 가을이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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