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낭만 가득한 도덕산 낙엽길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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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낭만 가득한 도덕산 낙엽길

2020/12/03 17:14 입력

<div style="text-align: center"><img width="570" height="379" class="chimg_photo" id="image_05123785855251246"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alt="3.jpg" src="http://peoplekorea.co.kr/n_news/peg/2012/27554dd280078afb73602627ba3a1bd6_1KucEK6hUaSSOuO35g9kRlBnm.jpg" org_width="600" org_height="399"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div> [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가을과 겨울 사이를 지나고 있다.

벌써 11월 중순에 접어들고 올해 달력도 딱 두 장 남았다.
지금 낮과 밤의 낯빛이 사뭇 다르다. 
11월 계절답지 않게 뜨겁고 따갑던 햇살이 물러서자 바로 쌀쌀해진다. 
밤이 깊어지니 한기까지 든다. 가을은 체감하기 너무 짧은 간절기다.
산과 들은 온통 단풍물결이 출렁인다.
아파트 창밖에도 단풍과 낙엽으로 가을이 실감난다.
11월은 만추,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가을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 도덕산 메타세퀴이아 숲에 든다.
가을낭만이 가득한 이곳은 올해 도덕산 최고의 단풍축제가 열리고 있다.
산으로 가면서 눈으로, 마음으로 가을을 느껴본다. 
특별한 취미가 없는 나는 산을 좋아한다. 
바다나 강보다 산을 훨씬 더 좋아한다. 
사계절 산을 찾는다. 봄에는 야생화탐방, 여름에는 숲과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을 즐기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한창 더운 여름에도 바다보다는 산으로 휴가를 떠나고 겨울에도 산으로 가는 산 마니아다.
깊은 산 속 계곡에 안겨 있으면 그렇게 포근할 수가 없다.
높고 넓고 깊은 산에 갈 수 없으니 집근처 도덕산 단풍으로 가을 낭만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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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단풍이 내린 산길을 걸으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가수가 된다.
멋진 풍경에 시상이 번뜩이고 노랫가락이 절로 흥얼거린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
‘곱게 물든 단풍 한잎 따 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 쥐며 돌아서니‘
메들리는 전곡을 들여주지 않는다. 한소절씩 콧노래로 즐긴다.
여기서 언급한 으악새는 은빛 찬란한 억새의 경기도 방언이다.
노천명의 ‘가을날’을 읊조리고 노랫가락에 취하면
도덕산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나도 시인이고 가수가 된 기분이다.

올들어 코로나가 일상의 문화를 많이 바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정착하고 홀로 문화가 자립잡고 있다.
당연히 남모르는 사람들과 모임은 피하고 가족동반이 많다.
산행문화도 작년과는 너무 달라졌다. 산악회 산행이 시들하고
가족동반과 부부 동행이 늘었다. 도덕산 메타세쿼이아 단풍길도
햇볕 좋은 가을 날은 데이트코스로 인기다.
젊은연인부터 중년의 부부까지 울긋불긋한 단풍 숲에서 추억을 남긴다.
서로의 사랑이 엿보인다. 사랑을 렌즈에 남긴 기록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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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서 산으로 한발짝 들어간다.
숲은 가을이 깊어가고 벌써 벌거숭이 나무도 보인다.
단풍으로 물들고 일부 낙엽이 지면 산은 겨울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어딘가는 아름다운 풍경이고 또한 쓸쓸한 곳이 동거한다.
축 처진 단풍터널 아래를 통과하는 멋스런 풍경도 한쪽은 허전하다.
단풍도 잠시 머무르다가 떠나고 나무는 침묵모드로 들어갈 것이다.
낙엽이 지고 가을이 가기전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만지며 가슴으로 느낀다.

산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신갈나무가 갈색이고 은행나무가 황금색이다.
도덕산 8부능선으로 이어진 산길, 곡선의 길이 걷기 좋고 운치가 있어 자주 애용한다.

‘산이 나를 부를 때
기꺼이 달려가는 것은
그 산에
내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그리울 때
내가 산으로 가는 것은
산이 두 팔 벌리고
내게로 오기 때문이다‘
이승철의 시 ‘산’ 모두

산이 그곳에 있어 산에 가지만 산에 들면 늘 편안하다.
사는 게 팍팍하지만 가을 길에 만난 단풍이 따뜻하게 감싸준다.
딱히 별다른 취미가 없어서 그렇고 놀 줄 몰라서 그렇지만 산에 가면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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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면 절기상 겨울인데 추위가 없다.
날씨가 너무 좋아 산 속에 들면 마음은 평온함과 포근함에 젖어든다. 
산들은 매번 오를 때마다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바로 산이 지닌 매력이다. 아무리 많이 올라도 전혀 싫증이 나지 않다.
봄이면 꽃으로, 여름에는 초록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겨울에는 설경으로 반겨준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산이 가진 풍부한 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넉넉한 가슴으로 품어주는 포용력 때문일 것이다.
11월 중순의 산은 단풍으로 황홀한 풍경을 보여주니 반하지 않을 수 있는가.
도덕산 단풍이 끝판왕이다. 11월은 만추이고 겨울초입이다.
지난주에 초록잎이 완연하던데 1주일사이에 확 변했다.
단풍의 완성품이라고나 할까. 환상적인 단풍들이 곳곳에 즐비하다.
빨깧게 붙나는 단풍이 가을 나들이객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지난 여름에 폭풍우로 찢어진 잎들도 상처를 감추고 곱게 물들었다.
나무들이 무겁고 힘들었던 지난 여름을 이제 예쁜추억으로 품는다.
눈 부시게 빛나는 가을 햇살이 비친다. 
호젓한 길은 길게 이어지고 굽어지며 휘돌아 넘어간다.
가볍게 도덕산 한바퀴 돌면서 마음 속의 무거운 짐을 벗어낸다.
황홀한 단풍 구경으로 눈이 호사를 누리고 내려선다.
도심은 어디를 가든 아파트 숲이다. 아파트단지 단풍도 절정이다.
곱게 단장한 단풍나무 아래 테니스장 열기가 단풍만큼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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