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친 마음, 지리산 숲길 걸으며 힐링한다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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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지친 마음, 지리산 숲길 걸으며 힐링한다

2021/06/11 11:2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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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5월 변덕스런 날씨가 끝나고 6월 첫 주말 모처럼 화창하다.


 쌀쌀하지만 맑은 새벽공기를 탐하며 어둠을 벗삼아 길을 오른다.


 좁은길에 헤드렌턴 불빛으로 가득한 산길이 부드럽게 다가온다. 


 하늘에는 별빛이 반짝이고 초생달이 노고단 고개에 걸려있다.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 지리산 등산 택일 참 잘했다.


 비록 종주코스는 아니지만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 가는 길이다.


 지리산은 산꾼이면 매년 꼭 가야하는 산이다. 일종의 산꾼들의 숙제이다.


 지난해는 코로나 유행으로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이 길게 남아있다.


 비가 내리는 어느날 저녁에 회사동료들과 술자리, 대부분 직장인 모임은


 잘나간 시절 무용담, 군대, 취미생활 이야기가 안주거리다.


 지리산 이야기가 등장하고 반야봉이 등산일정으로 갑작스럽게 당첨됐다.


 대부분 지리산 종주를 한 두 번씩 했지만 반야봉은 그냥 건너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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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넹기를 지나면서 동쪽 기운이 강해지고 어둠이 서서히 사라진다.


 구례시내 불빛이 반짝거리는 이른아침, 섬진강의 물안개가 피어오를 시간인데 아직은 이른가 보다. 


 일출시간이 다가오면 길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노고단고개는 등산객으로 붐빈다. 노고단 개문시간은 오전 5시.


 수 많은 산꾼들이 웅성거리지만 국립공원 직원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노고단 일출시간은 오전 5시14분, 노고단 출입은 예약자만 가능하다.


 출입구에서 QR코드를 찍고 가야되는데 기기 작동이 더디다.


 일출시간이 다가오고 노고단고개 문이 열리면 산꾼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6월 첫 토요일, 노고단 바람이 세차다.


 약간 손이 시릴정도 바람의 찬기운이 온몸을 파고 든다.


 어둠이 물러가고 지리산 초고봉인 천왕봉 방향에서 붉은기운이 감돈다.


 지리산에서 일출은 언제나 보여주지 않는다. 지리산 해맞이는 행운이


 따라야 가능하다. 지리산 시인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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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주머니난


  


 오늘 노고단 일정은 일출보다 꽃산행이다.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된 복주머니난을 보고싶어 왔다. 


 노고단 정상에서 내려서면서 복주머니난과 짧은 눈맞춤에 감사한다.

 

 동행자 2명은 노고단 고개에서 반야봉으로 이미 출발, 발걸음을 재촉한다.


 돌길의 연속은 반야봉 가는 길에 분홍빛 꽃들이 유혹한다.


 아름다운 큰앵초가 곳곳에서 손을 흔들고 있지만 앞선 동료를 때문에


 하산길에 만나기로 하고 빠르게 이동한다.


 해가 노고단 자락을 비춘다. 노고단에서 왕시루봉으로 이어진 거대한 초록물결이 눈부시게 곱다. 


 살짝 운무가 산자락을 덮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태는 감출수 없다.


 노고단에서 보면 반야봉은 눈 앞에 있는 산인데 사실 먼 거리다.


 산은 그 자리에 있는데 다가가면 반야봉이 한발짝씩 뒤로 물러선 듯한 느낌이다. 


 임걸령을 지나서 노루목, 여기서 쉬면서 숨고르기에 난선다.


 일부는 배낭을 이곳에 두고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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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앵초


  


 반야봉은 주등산로에서 빗겨있어 1시간이상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종주코스에선 반야봉을 그냥 지나친다.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 가는 길, 모두가 헉헉 거린다.


 노루목에서 짧은 거리지만 접근하기 만만찮은 전설을 간직한 봉우리다.


 반야봉 가는 길에 명물인 철쭉은 이미 지고 늦둥이 철쭉이 반긴다.


 이곳의 철쭉 색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한 매력이 있다.


 곳곳에 수수한 철쭉이 남아서 꽃쟁이의 갈증을 풀어준다.


 반야봉에 서면 늘 역광이다. 사진은 강한 햇볕 탓에 흐릿하게 나온다.


 반야봉에서 중봉으로 가는 길, 철망이 굳게 닫혀있다.


 이 너머 어디엔가 유명한 암자 묘향대가 있다.


 ‘하늘이 감춘 땅’ 묘향대를 가보고 싶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반야봉에서 종주코스 종점인 천왕봉을 내려다 본다.


 대피소 문이 열리면 저 먼 길을 걸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다시 성삼재로 발길을 옮긴다. 올라갈 때 지나친 큰앵초와 눈맞춤에 하산길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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