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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0) 다시 한주가 시작되는 공사장의 월요일
2006/12/30 00:00
입력 조회수 : 765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0) 다시 한주가 시작되는 공사장의 월요일
2004년 02월16일
05시 30분에 일어나 마누라가 차려준 누룽밥을 먹고 집을 나섰다.
아침 기온이 제법 쌀쌀하다.
양재에서 직행버스를 탔는데 예상외로 많이 막힌다.
친구 박 사장한테 전화가 왔다.
정 과장한테 전화가 왔는데 현장에 빨리 출근을 하라는 것이다. 할일이 많은 모양이다.
차는 말리고 시간은 자꾸 흐르고 마음이 급하다. 현장에 도착하니 8시가 좀 넘었다.
그래도 크게 늦지는 않았다.
나의 일터로 돌아왔다.
아직 이곳에서 일을 시작한지 채 한달도 안됐건만 나름대로 정이 들었나 보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시점부로 나갔다. 시점부라. 공사를 시작하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암반 검측을 하기 위해서 암반부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작업이다.
삽으로 흙을 퍼내고 빗자루로 쓸기를 반복했다.
오전 내내 계속 삽질을 하고 비질을 하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몸이 오그라드는 기분이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눈을 못 뜰 지경이다.
한겨울에 흘리는 구슬땀이다.
점심이 맛있다. 반찬은 없어도 시장이 반찬이다.
오후엔 측량. 이번엔 종점부다.
측량을 하면 발품을 많이 판다.
측량사가 좌표를 옮길 때마다 측량 보조는 뽈대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언론사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이어령씨를 인터뷰했으면 좋겠는데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본다.
물론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고 대답했다.
후배한테 그 이유를 말은 안했지만 사실은 지금 하고 있는 노가다 일 때문에 인터뷰할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렇게 노골적인 이야기까지는 털어놓지 않았다.
아니 털어놓을 이유도 없건만 그냥 용인에서 하는 일이 있어서 그렇다고 대충 둘러댔다.
예전 같았으면 얼씨구나 하고 세상천지 어디라도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인터뷰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비록 내가 몸담은 이곳이 크게 내세울 것은 없는 공사현장이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이곳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현재의 나는 이곳이 바로 나의 삶의 터전이고 나의 일터이다. 그러니 어찌 이곳을 소홀할 수가 있겠는가.
오전 내내 비질을 했더니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오늘은 아무래도 잠을 푹 자둬야 할 것 같다.
최소 4시간은 자야 개운할 것 같다.
속된 말로 오늘 한번 늘어지게 자볼까나.
하지만 막상 잠자리에 들면 서너시간도 제대로 못잘 것이라는 것을 난 안다.
전에도 오늘 같은 상황에서 그랬으니까. 졸리다. 눈이 감겨온다. 눈꺼풀이 인정사정없이 달려드는 졸음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자꾸 밑으로 내려온다.
허리가 아파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
허리 휴식을 위해서라도 자리에 누워 초저녁 잠을 청해야겠다.
그리고 한 시간이라도 푹 자고 나서 다시 일어나 컴 작업을 해야겠다.
그럼 일단 이불속으로 잠수.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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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7월09일 23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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