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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물든 아메리카여! 환상을 깨라
2007/06/08 00:00 입력 조회수 :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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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물든 아메리카여! 환상을 깨라
▲블루아메리카를 찾아서/홍은택|창비   레바논, 에드가스프링스, 페이어트, 데스플레인스, 오크브룩, 플린트….   이런 도시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뉴욕,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팜비치 등 세계인이 동경하는 미국 도시들에 가려진 어두컴컴한 뒷골목이다. 대량감원을 통해 기업 효율을 높이는 경영이 존경 받는 미국식 자본주의, 이라크 민주주의를 명목으로 전쟁을 치르면서도 자국에서는 금권선거를 치르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진면목이다. ‘블루아메리카’를 찾아 나선 저자의 발길은 매년 미국을 향하는 관광객, 유학생, 연수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낯선 길을 따라가면서 미국의 신화, 미국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트린다. 그 여행은 미국의 중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의 지리적 중심은 캔자스주의 레바논, 인구 중심은 미주리주의 에드가스프링스이다. 인구 300명인 레바논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52세. 아기울음 소리가 그친 지 오래 됐고 초등학교도 없다. 농사로 연명하기 힘들어 모두 대도시로 떠났다. 에드가스프링스도 척박하기는 마찬가지. 중부 곡창지대는 신음하고 있다. 문제는 다국적기업의 농간과 그들의 정치자금에 넘어간 정부의 저곡가 정책. 예컨대 옥수수 시리얼 한 상자가 슈퍼마켓에서 3달러에 팔리는데 그 중 농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2센트에 불과하다. 워낙 마진이 적기 때문에 농민들은 죽도록 일해서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고, 잉여농산물은 제3세계로 수출돼 그곳 농촌을 파괴한다. 유통과정의 막대한 이익은 카길·타이슨·콘아그라의 손에 들어간다.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맥도널드, 노동자층에게도 쇼핑의 즐거움을 안겨준 월마트 역시 미국 하층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맥도널드가 품질에 비해 싼값을 유지하는 비결은 빠른 조리과정, 비정규직의 노동착취, 그리고 세트메뉴란 형태로 쓸데없이 많이 먹도록 만드는 대형화(supersizing)이다. 맥도널드의 ‘M’자를 형상화한 한쌍의 골든아치가 엄마의 젖가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 전략을 펼치는 한편, 가슴만 비대하게 만든 유전자변형 닭으로 만든 맥너겟을 공급한다. 월마트의 박리다매 마케팅도 원가 이하의 상품을 공급하는 제3세계의 노동력과 매장 직원들의 최저임금 덕분이다. 미국 현지의 월마트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주차장에 쌓이는 쇼핑카트를 하루 8시간씩 허리가 휘도록 옮기면서 한달 1,080달러(1백20여만원)를 받는 한 노동자의 삶은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된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붕괴를 증언한다. 저자는 또한 늘어나는 재소자수, 무장강도에 대한 추모열기를 소개함으로써 미국의 법과 정의를 되묻는다. 미국 재소자수는 10만명당 715명으로 세계 최고기록이다. 러시아(638명), 벨로루시(554명), 카자흐스탄(522명) 등 구소련을 능가하며 우리나라(133명)에 비해서는 6배가 넘는다. 서부개척시대의 전설적인 무장강도 제씨 제임스에 대한 추모열기도 심상치 않다. 그렇다면 미국 정치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저자에 따르면 미국 의원의 절반이 1백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까지 10번의 선거에서 현역 의원의 재선율은 95%였다. 선거구별로 가장 돈을 많이 쓴 후보의 94%가 당선된다. 미국이 돈만 많이 내면 대우가 달라지는 ‘호텔 아메리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블루아메리카란 우울한 아메리카란 뜻이 아니다. 파랑은 민주당의 상징색, 빨강은 공화당의 상징색이다. 그런데 기존의 블루아메리카가 레드로 물들어간다. 부시는 지식·경제 수준이 높은 동·서부 해안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석권했다. 가난을 하나님이 주신 시련으로 받아들이는 보수 이데올로기, 정치적 무관심 때문이다. 애써 희망을 찾자면 의식 있는 NGO의 활동이다. 저자는 전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미국에서 라디오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의 초고는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 연재됐다. 1만3천원   경향신문    2005년 02월 04일 17: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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