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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1) 암 검측
2007/06/20 00:00
입력 조회수 : 988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51) 암 검측
2004년 03월18일
오늘은 그동안 왜 그토록 열심히 암반청소를 했는지 그 이유를 확실하게 증명한 날이다. 바로 시점부(공사구간 시작점) 암검측을 받은 날이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30분 도로공사 발주업체인 토개공 검열팀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암반검측이 시작되었다. 집안 대청소를 하듯 깨끗하게 암반 청소를 해놨기 때문에 검측을 받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검측은 예상외로 간단하게 끝났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암검측은 쉽게 잘 넘어갔지만 배수로 옹벽 치는 것은 차질이 생겼다.
기껏 바닥을 다지고 시멘트(콩크리트)를 치기 위해 비닐을 덮고 유로폼을 붙이는 작업을 마쳤는데 지반이 약하니 모두 뜯어내고 다시 하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럴때 미치고 환장한다. 시간 낭비, 돈 낭비, 인력낭비 등 손해가 막심하다. 하지만 어쩌랴 하청업체의 비운인 것을....
낮에는 삽을 든 잡부. 밤에는 펜을 든 작가. 누가 알아주던 말던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열심히 글을 쓰는 생활을 벌써 50일이 넘도록 해왔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나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곤 한다. 도대체 잠을 안자고 얼마나 버티겠냐며 아무래도 이러다가 얼마 못가 쓰러지고 말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낮에는 하루종일 몸이 부서저라 힘든 노동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쓰느라 3~4시간 밖에 잠을 안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보통 저녁에 잠이 들면 아침 6시가 돼야 알람 소리를 듣고 겨우 눈을 뜬다. 그런데 나는 도통 잠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집에서 글을 쓸 때는 잠을 안 잔다 치더라도 공사판에 와서 힘든 육체노동을 하면 아무래도 몸이 피곤하여 잠이 잘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다. 불면증에 가깝도록 평소에 워낙 잠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자더라도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토끼잠을 자기 일쑤였다. 다른 사람들은 잠을 안자면 다음날 낮에 졸리거나 기운이 없어 맥을 못추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 불면증이라고는 할수 없다. 아무튼 밤잠이 없으니 시간 활용에는 그만이다.
공사현장 숙소에서 모두 잠든 깊은 밤에 나홀로 일어나 컴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을 쓰는 즐거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마치 인생을 두배로 사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지금도 친구는 옆에서 깊은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불을 켜놔도 TV를 틀어도 그들의 수면은 계속된다. 그만큼 막노동이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곳 인부들은 잠이 안와서 고민이라는 사람들은 행복에 겨운 사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잠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몸이 힘들면 잠은 자동으로 오게 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으니 특별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밖에...
잠에는 술이 최고라면서 저녁때 술을 몇잔 먹으면 잠이 잘 온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술을 못 마시니 그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했다. 잠을 안자도 졸리거나 피곤한 줄을 모르니 굳이 잠을 못 잔다는 이유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단순하게 말해서 잠이 오면 자면 되고 잠이 안오면 안자면 그만이다. 그러니 글을 쓰기는 딱 좋다. 잠이 너무 많아서 걱정인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밤새는줄 모르고 글을 써도 아무렇지도 않으니 남들이 못가진 재주를 하나 더 가지고 있는 셈이다.
낮에는 잡부로, 밤에는 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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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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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5년 05월02일 07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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