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5.04.09.11:17 |
[클릭이사람] (329) 중국 조선족학교에 도서관 지어 기증한 ‘아인아이디’ 원준식 사장

인천의 실내 건축 전문업체인 (주)아인아이디 원준식 사장은 지난 6월 중국의 조선족 학교에 도서관을 지어 기증했다.

국가도, 대기업도 못하는 일을 그가 막대한 경영부담을 감수하면서 해낸 것이다.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조선족 자녀들에게 훈훈한 모국 사랑을 심어준 화제의 주인공 아인아이디(이하 아인) 원준식 사장을 만나보았다.

원준식 사장이 학교 시설 사업에 쏟는 열정은 한여름 폭염보다도 더 뜨겁다. 

2003년부터 인천, 부천, 대전, 강원 등지에서 초․중․고등학교 도서관구축 사업을 해온 아인은 지난해 말 중국 옌지(延吉)시에 진출하여 현지 사무실을 열고 학교 시설 등 실내 건축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인은 옌지에 있는 중앙소학교의 기존 건물 80평을 도서관으로 꾸며 기증하고 국내에서 출판된 어린이 우수도서 1천여권도 함께 전달하여 현지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 및 지역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아인이 도서관을 지어 기증한 중앙소학교는 1915년 개교한 조선족 학교로 현재 110명의 교사와 90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옌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명문 소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정식 오픈한 이 학교 도서관은 학생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개방해 학교-학생-학부모의 '만남 장소'로도 쓸 예정이라고 한다.

“도서관 시설 주요자재 대부분을 한국에서 가져오고 일부만 현지에서 구입해 도서관에서만큼은 우리 학교와 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꾸몄습니다.”

원 사장은 "조선족 자녀들이 우리 책을 교재로 삼아 우리 문화를 잊지 않고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설립, 기증했다”고 말했다.

원사장이 학교시설 사업에 그토록 강한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다름아닌 두 아이 때문이었다. 

 “아들딸 쌍둥이인 두 아이가 취학을 하고 학부모 자격으로 학교에 가보니 우리가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와 거의 똑같은 환경에 너무 놀랐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보니까 아이들 교실이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분위기를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바꿔 주고 싶었다. 중국에 도서관을 지어 기증하게 된 것도 중국 여행 중에 조선족 마을을 둘러보고 현지 아이들로부터 받은 문화충격 때문이었다. 

“옌지에 가보니 한국 마을이 있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국말을 하더군요. 아이들이 우리말은 잘하는데 쓰지를 못해요. 알고 보니 학교에 한국어를 가르칠 교재가 없어요. 보고 배울 책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요. 그래서 도서관을 지어 우리 책을 기증하고 싶었어요.” 

아인이 그동안 학교 시설을 꾸미고 도서관을 구축해준 학교는 국내에 수백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도 인천 계산동에 있는 신대초등학교는 성공모델 케이스로 다른 학교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잘 되어 있다.

“일반 관공서나 상업 인테리어로 벌어서 학교에 충당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학교일 하면 할수록 회사는 부채만 늘어요. 그만큼 직원들이 고생하죠. 학교 일은 사실은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안 하니까 저희라도 해야죠.”

원 사장은 중앙소학교에 도서관을 지어준 이후로 흑룡강성 등 조선족의 다른학교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

중앙소학교 도서관에 가보니 진짜 꼭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똑같이 지어달라고 요청을 해오지만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한다. 

“학교 시설은 아이들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춰야지, 아무리 시설이 좋고, 좋은 책이 많더라도, 아이들이 싫어하는 색깔이고 분위기면 아이들이 외면을 하죠.”

학교 일을 하면서 모델이 없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수없이 겪었다.

초등학교 교사로 도서관 담당을 맡고 있는 아내의 도움으로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나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귀동냥을 많이 받고 노하우를 더해서 하다보니 이제는 사장을 비롯한 전 직원들이 학교 시설 도서관구축에 관한 한 전문가가 되었다고 한다. 

원준식 사장이 생각하는 최고의 인테리어는 무엇일까?

“좋은 인테리어는 한마디로 눈높이라고 생각해요. 컨셉 자체를 잡을 때 관리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을 놓고 볼 때 관리자 입장에서는 관리하기 좋아야 하겠지만 관리만 편하면 이용객들이 별로 안 옵니다.”

관리도 물론 편해야 하겠지만 관리가 좀 불편하더라도 공공도서관등에 많은 사람들이 오게 하려면 이용자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집에 입주해서 아들방을 꾸밀 때 아들한테 어떻게 꾸밀까 물어봐야 하잖아요. 학교도 마찬가지지요. 한 학교에 교장선생님은 한분뿐이지만 학교 시설 이용객은 나머지 모든 선생님과 학생들이 아닙니까?”

실제로 책을 빌려가고 읽고 반납 받는 일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하는데 교장선생님이 관리자 입장에서만 편하게 시설을 꾸미려 한다면 안 된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인테리어는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고 봅니다. 제가 다른 인테리어를 평가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인테리어건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마다 각자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 사장은 함박초등학교 교무실을 새로 꾸밀 때 복도쪽 벽면을 모두 교무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로 했다.

그런가 하면 원사장의 쌍둥이 자녀가 다니는 신대초등학교의 경우 의자를 모두 없애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바닥에 주저앉아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꾸몄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는 업자가 아니라 아이를 둔 아버지 입장에서 아들에게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꾸몄다고 한다.

그는 여건만 된다면 상업 인테리어보다도 학교 쪽 일을 계속 하고 싶어한다. 학교일은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고 싶어한다.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 한 예로 봉수초등학교 특수학급 공사 때 날마다 와서 공사현장을 지켜보는 장애아동이 있었다.

“자기가 배울 교실을 꾸미고 있다는 걸 알았나 봐요. 하루는 선생님이 ‘네가 공부할 교실을 지어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아저씨께 인사드려라’ 하니까 그 아이가 바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사탕을 꺼내 손을 내밀어 건네주는 것이었어요. 그때 받은 감동을 저와 직원들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학교일에 매달리는 이유다. 

원준식 사장은 최종적으로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진짜 일선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은 될 수 없지만 인터넷상에 ‘아인스쿨’을 꾸미고 사이버 교장이 되어 학교시설, 도서관 구축등 해보고 싶은 모델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원 없이 연구하고 싶어한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2006년 08월17일 22시 51분. 


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     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0-4707-4827 이메일 people365@paran.com

[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 피플코리아(www.peoplekorea.co.kr) - copyright ⓒ 피플코리아.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많이본기사
  • 화제의 뉴스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도봉산에 핀 산국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피플코리아(peoplekorea.co.kr) | 서울시 정기간행물 등록: 서울특별시 아 01152호
    서울특별시 강서로 초원로 14길 1-6 나동 201호  | 대표전화 : 02-363-5521
    등록일: 2010년 2월 22일 Copyright ⓒ 2009 피플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대표 겸 발행인 : 이부영 | 편집국장: 장민
    피플코리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