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광고'의 대박신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대홍기획 CR5 팀장 박광식(41)은 '2% 부족할 때' CF의 1편부터 10편이 나온 지금까지 시리즈 전 과정의 제작에 참여해온 산증인이다.
 그는 현재 '2% 부족할 때' CF를 비롯하여 '칠성사이다' '레쓰비' '워터젤리' 등 롯데칠성 광고를 주로 하고 있고 그밖에 패션브랜드 '마루' '나프나프' 등을 만들고 있다. '2% 부족할 때'는 겉으로 보기에는 물처럼 투명하지만 마셔보면 복숭아, 포도, 레몬맛이 나는 미과즙 음료다. 우리 몸에 있는 수분이 2% 빠져나가면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그럴 때 마시면 갈증도 해소하면서 과일 맛까지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음료다. '2% 부족할 때'는 국내 음료사상 많은 기록을 남겼다. '최단기 1억 캔 돌파' 기록을 세웠고 출시 1년 만에 판매고 2500억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롯데칠성음료에 '2% 부족할 때'가 추가됨으로써,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의 양대 구도였던 음료시장은 '코카콜라-칠성사이다-2% 부족할 때'의 3대 구도로 재편되었다.
15일의 신화창조 '날 물로 보지마' 처음부터 10편까지 CF에 담긴 메시지가 모두 다른 '2%...' 광고는 유행어의 산실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유행어가 된 카피는 "넌 이게 물로 보이니" "날 물로 보지마" "난 노는 물이 달라" 등이다. 2001년 '정우성-장쯔이' 편으로는 "가, 가란 말이야"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우린 미쳤어"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이다.
[개그 콘서트] 등에서 계속 패러디하고 있으며, 인기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이 광고가 새로 나올 때마다 1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2001년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에서도 2위에 랭크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2%...' 광고가 처음부터 인기바람을 탄 것은 아니었다. 처음 1탄이 나왔을 때는 반응이 신통치 않아서 실망이 컸다. 그래서 여름휴가나 다녀오려고 했는데 떠나기 전날 갑자기 광고주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예 처음부터 CF를 새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휴가를 취소시키고 이틀 만에 부랴부랴 아이디어를 다시 내서 촬영-편집-녹음까지 15일이라는 초단기간에 제작을 마쳤다.
그런데 그것이 대박을 날렸다. 전지현과 김효진이 모델로 나와서 주고받은 "물이니?" "야, 넌 이게 물로 보이니?"라는 카피가 신선하게 먹혀든 것이다. '2%...' 광고는 처음으로 상스러울 만큼 노골적이고 일상적인 대사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드라마의 극적인 갈등장면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얻었다. 이 광고를 시작으로 그런 광고제작표현방식(Tone&Manner)을 계속 해오고 있는데 이것이 '2%...' 광고 스타일의 전형이 되었고 이제는 다른 음료광고와 일반광고에서도 이런 광고제작표현방식을 모방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문학청년, 카피라이터로 광고계 첫발
이 광고 제작을 위해 그는 국내는 물론 중국 베이징, 호주 멜버른 등 해외촬영도 많이 나갔다. 동국대 영문과 출신으로 1989년 졸업 후 대홍기획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하여 95년 LG애드로 옮겨 근무하다 98년 다시 친정인 대홍기획에 제작팀장으로 복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카피라이터 출신 제작팀장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롯데캐논-또 하나의 원본' 카피를 뽑아내면서부터. 그가 뽑아낸 이 카피는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롯데캐논의 슬로건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한때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꿔온 문학청년이었으나 우연히 광고에 매력을 느껴 진로를 바꿨다.
"문학이든 예술이든 창조적인 행위이고 자기가 만들어내는 것이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고 또 그 일을 함으로써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는데 광고는 무엇보다도 가장 빨리 그 결과가 나타나지요. 그리고 치열한 직업정신이 없으면 해내기 힘든 도전적인 일이기 때문에 광고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카피라이터로 아이디어를 내고 카피를 쓰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제작팀장으로 인쇄광고, 방송CF 등 광고제작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박 팀장은 광고전략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과 인간내면심리를 파악하고 거기서 광고적인 통찰력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바로 카피라이터 출신 제작팀장이기 때문이다. "이 일이 제 성격과 맞아떨어집니다. 학창시절부터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나 문화전반에 걸친 관심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이 일이 좋아요. 광고라는 게 어차피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6개월 새벽퇴근... '외도' 의심받기도
광고인으로서 겪은 에피소드 하나. 일요일도 없이 6개월을 매일 새벽에 퇴근하던 어느 날 집에 들어가보니 아내가 평소와 달리 안 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그를 보자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어떻게 6개월을 하루도 안 빠지고 새벽에 들어올 수 있나? 당신 혹시 다른 여자 생겨 바람피우는 거 아니냐"면서 의심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 날 밤을 꼬박 새면서 아내에게 광고인의 어려움과 고달픔을 토로하고 이해를 구했다. 그 결과 지금은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남편을 이해해주는 아내가 되었다.
박팀장은 '롯데캐논-또 하나의 원본'이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고 오늘의 그를 있게 해준 '2% 부족할 때' 캠페인 광고와 하리수의 트랜스젠더 논쟁을 처음으로 불러일으킨 '도도화장품' 광고를 가장 보람 있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도도화장품 광고는 무명이던 하리수를 그가 직접 골라서 그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2%...' 광고를 맡으면서 그는 광고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리수 데뷔시킨 주인공...금기에 도전한다 그는 광고를 만들면서도 이런 광고가 시대를 반영하고 또 시대를 앞서가는 문화의 뉴트렌드 기능까지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날 물로 보지마"라는 카피 속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왕따현상을 광고 속에 넣어보려고 노력했고, 정우성-장쯔이 편에서는 광고 최초로 영화 예고편 형식을 도입해서 광고제작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려고 했다. 하리수가 모델로 나온 도도화장품 광고도 트랜스젠더라는 새로운 가치기준을 제시해서 금기의 영역을 깨뜨리고자 했다.
'레쓰비'광고에서 선보인 '커피 스캔들'이라는 슬로건 역시 마찬가지다. 교수와 학생과 여학생의 삼각관계, 한 여자와 두 남녀의 동거양식을 통해서 새로운 사랑 방정식을 제시해 보고자 했다. 그는 늘 이런 식으로 똑같은 광고를 하더라도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자기만의 광고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카피라이터 출신 제작팀장인 그의 장점이자 노하우다. 그가 제작을 맡고 있는 한 '2% 광고'의 신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2002/03/18 09:02:53 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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