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5.04.09.12:09 |
[클릭이사람] (425) 웃음을 전달하는 마술손 국제 캐리커처 협회 최초한국프로멤버 우연이 화가


캐리커처를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할까?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그녀는 초보자도 알기 쉽게 대답했다.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그리면 초상화다. 캐리커처는 변형이다. 변형된 인물화, 변형된 닮음이다.

▶     ©피플코리아 ◀
서울 지하철 합정역 5번 출구 인근 ‘비티 프리비’카페에서 ‘웃음을 전달하는 마술손’의 주인공 우연이 캐리커처 화가를 만나 즐겁고 유쾌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국제캐리커처협회(ISCA) 최초 한국프로멤버이자 펀(FUN) 캐리커처 대표로 문화센터, 기업 강좌, 전문작가 세미나 및 국제컨벤션에 꾸준히 한국캐리커처를 소개해왔다.

“캐리커처는 웃음을 전달하잖아요. 제가 손이 굉장히 빨라요. 그래서 저를 보고 웃음을 전달하는 마술손이라고 얘기해요. 한사람 그리는데 1~2분밖에 안 걸려요”
캐리커처를 분류하면 라이브(LIVE) 캐리커처와 스튜디오(STUDIO) 캐리커처가 있다. 라이브캐리커처는 살아있는 존재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특징을 잡아서 작가가 그 이미지를 끌어내주는 그림이다.

“스튜디오 캐리커처는 순수미술작업으로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인물을 표현하고 전시도 하지요”

라이브 캐리커처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하다. 각종 축제 현장에서 감초처럼 캐리커처가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라이브 캐리커처는 축제의 꽃이 될 수 있습니다. 굉장히 소중한 거죠. 미술작가가 사람을 직접 만나는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그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라이브 캐리커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면서 그동안 제자들을 많이 키웠다.
 
순수미술로 캐리커처를 그리는 작가는 있지만 순수 캐리커처 작품과 라이브 캐리커처 작가활동을 겸하면서 대학과 기업 또는 문화센타에서 전문인들과 일반인들에게 캐리커처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는 결코 쉽지 않은 현실에서 그는 캐리커처 작가를 키우고 작품활동도 하면서 국내외 전시도 주최하고 있다. 2008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국제 캐리커처 작가초대전을 살아있는 미술관에서 개최했다.

"제가 기획하고 외국 작가 초청해서 국내외작가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캐리커처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다른 장르는 국제협회가 난립하지만 캐리커처는 전 세계에서 국제캐리커처협회(ISCA) 하나밖에 없다. 그는 국제캐리커처협회 최초 한국 작가로 8년째 활동하고 있다. 올해 그는 국제캐리커처협회 한국지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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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국제캐리커처협회로부터 한국지부승인을 받았어요. 아시아 지부로써는 한국이 처음입니다”

초대 지부장으로 한국지부모임을 이끄는 그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앞으로 할 일이 많다면서 포부를 밝힌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치우쳐 있는 국내 캐리커처 시장에 교육과 전시를 통해 질을 높이고 싶어요. 캐리커처 국제 전시도 하고 유명 해외작가 초청 세미나도 할 계획입니다”

그녀는 “캐리커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면서 “캐리커처 자체가 워낙 사람과 밀접하기 때문에 캐리커처 작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맨 몸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흔하지 않잖아요? 저는 펜과 종이만 있으면 즐겁게 봉사할 수 있죠.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고맙다는 소리 듣고… 어디가면 항상 환대를 받아요.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솔직히 제가 고맙죠”

그는 라이브캐리커처 전문작가 20명을 거느리고 있다. 그에게 ‘라이브’를 배우는 사람은 현재 80명 이상 된다. 예전엔 더 많은 사람이 그의 강의를 수강했다. 지금은 문화센터 강의를 두 군데밖에 안 하지만 예전엔 10군데 이상 강의를 했기 때문이다.

“기업 강좌도 많이 했어요. 기업은 삭막하잖아요. 그래서 기업 임원이나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많이 했습니다”

캐리커처는 사람에 대한 회복이라면서 고위층일수록 회사에서 일에 치이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강의를 한다는 그의 말에 인간미가 듬뿍 배어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라이브캐리커처를 배운 영업사원들이 일선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면 그 자체로 영업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가 캐리커처 작가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해서 그가 털어놓는 삶의 타임머신을 거꾸로 돌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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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롯데백화점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5년을 일했다. 그리고 6년차 때 회사를 그만두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로 무작정 갔다.

"샌디에이고 유학 생활 중에 세계적 테마파크 ‘씨월드’에 놀러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캐리커처 화가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림만 수십 년을 그린 저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는 거예요. 그 장면을 현장에서 보는 순간 저게 내 잡(JOB)이구나 생각했죠"

그리고 그는 그 길로 캐리커처에 푹 빠졌다. 그때부터 미국에서 캐리커처 공부하고 일하다가 유럽으로가고, 그렇게 3년 정도 있다가 한국에 왔다.

“한국에 돌아와서 무작정 에버랜드에 찾아갔어요. 에버랜드에서 캐리커처를 그리겠다고 했죠. 종이와 펜만 덜렁 가지고 가서 담당자를 만나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줬어요. 그 즉시 정식 협력업체가 됐어요”

그는 이미 그때 작가를 키워놓고 펀(FUN)캐리커처 회사를 등록해 놓은 상태였다. 한국에 오자마자 회사를 설립하고 작가를 확보한 상태에서 그렇게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제가 키운 작가들이 일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에버랜드에 찾아가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한 거죠”

그때부터 4년 동안 에버랜드에서 일을 하면서 라이브 캐리커처 작가를 계속 키우고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 우연이 캐리커처 화가가 그린 이외수작가.     © 피플코리아 ◀
“센트럴시티 쇼핑몰, CGV영화관, 호텔행사, 웨딩축제, 국제 컨벤션 등에서 많이 했고요. 서울 종로 인사동 쌈지길 1층에 캐리커처 부스를 차려 저희 소속 작가들이 365일 운영하고 있어요. 일산의 쇼핑몰 웨스턴 돔과 다양한 컨벤션과 축제의 현장에서도 저희 부스가 있고요”

그의 이름 앞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는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라이브캐리커처 강의를 일반인에게 시작한 주인공이자 라이브 캐리커처 전문작가 과정을 개설한 것도 그가 국내 처음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제캐리커처 협회 한국 작가로도 국내 1호다.

그리고 현재 국제캐리커처협회 한국 지부 협회장을 맡고 있다. 캐리커처 협회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캐리커처협회(ISCA) 하나뿐이라서 더욱 그 의미가 크다. 얼굴표정이 유난히 밝고 유쾌해서 물어보니 이유가 있다 .

"제가 디자이너를 오래 했지만 디자인만 계속해오신 40~50대 분들을 보면 얼굴이 굳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국제캐리커처 협회 작가들을 보면 오래 활동을 해온 사람일수록 얼굴이 더 해피(HAPPY)해 보였어요. 유머 또한 넘치고요"

사람들 앞에서 항상 즐겁게 만나 캐리커처로 봉사하고 일하다 보니까 얼굴이 너무 인자하고 해피한 표정으로 바뀌어서 그렇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 생활을 그만두고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고 캐리커처로 돌아섰습니다. 사람을 관심 있게 그려주니까 캐리커처 하면서 짜증낼 일이 없죠. 돈을 떠나서 마음으로 그려주잖아요. 그래서 라이브하면 재밌어요”

미술 하면서 그는 전 세계 안 다닌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해외여행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는다.

“여행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미국에 여행가이드자격증이 있을 만큼 좋아해요. 특히 혼자 하는 장기여행을 좋아해요. 한번 해외여행을 떠나면 보통 한 달에서 3개월 많게는 6개월까지 걸리죠”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과 풍경을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낼 계획으로 오랫동안 준비를 해오고 있다.

“제가 워낙 자유로운 성격으로 여행 다니면서 사람 만나 그림 그리고 대화했던 기억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캐리커처가 저에게 딱이죠”

중국 가서 그가 겪었던 에피소드 하나. 오지마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조용히 앉아 있기가 심심해서 종이와 펜을 꺼내 앞자리 승객을 그렸다. 그랬더니 승객이 너무 좋아했다.

“언어가 안 통해도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걸 금방 알잖아요. 삽시간에 제가 앉은 기차 칸이 완전 만원이 된 거죠. 사람들이 나한테 와서 그림을 그려 달라고 줄을 서는 거예요. 캐리커처 그리는 장면을 보려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깔려 죽을 뻔 했어요”

▶     ©피플코리아 ◀
그는 그 기차 안에서 꼬박 3시간을 손에 쥐가 나도록 캐리커처를 그려야 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저는 그림 그릴 때 밑그림을 안 떠요. 때로는 저 자신이 깜짝 놀랄 정도로 손놀림이 빠르고 이미지가 잘 나와요. 저 스스로 스피드를 즐기는 것 같아요. 그게 라이브의 맛이죠”

미술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그는 캐리커처야 말로 정말 그리기 어려운 작업이고 끊임없이 사람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요하는 그림이라 말한다.

“남들 눈에는 라이브캐리커처가 쉬워 보여요. 금방 그리니까… 하지만 얼마나 숙련돼야 1~2분 안에 그려낼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걸 몰라요. 사실은 굉장히 힘들죠”

그는 인생을 즐겁고 유쾌하게 산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해주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캐리커처작가로 활동하면서 더욱 그렇다.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활기가 넘치고 얼굴이 밝아진다. 캐리커처의 힘이라고 말한다.

“어려서 부터 평생 그림을 그리는게 꿈이 었어요. 그런데 이젠 꿈 하나가 더 생겼어요. 바로 여행으로 지구 곳곳의 사람들을 모두 만나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거에요. 캐리커처를 만나서 전 행복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꺼에요”

쉴 새 없이 웃고 깔깔거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3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실감났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카운터에서 백지 한 장을 얻어서 그에게 건네줬다. 연필을 쥔 그녀의 마술손이 움직였다. 그리고 즉석에서 백지위에 쓱쓱 그린 내 얼굴 캐리커처를 선물로 받았다. 실물을 꼭 닮은 그림을 바라보고 입이 딱 벌어진 기자를 보고 그는 말한다.

“그림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큰 기쁨을 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서로 공감하고 코드가 맞아야 즐겁거든요. 유일하게 캐리커처가 할 수 있죠. 캐리커처가 굉장히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예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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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9년 08월20일 10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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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피플코리아 운영자 김명수 / 전화 017-707-4827 이메일 people36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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