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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29) 산으로 간 언론 여론조사
2004/11/06 00:00
입력 조회수 : 592
정확한 여론동향을 파악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실시하는 언론 여론조사가 잘못된다면 어떻게 될까? 오히려 독자에게 혼선만 초래할 뿐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언론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가 엉터리였다.
언론의 경마 보도식 여론조사 발표가 유권자의 알권리 충족과 올바른 선택 유도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역기능만을 부추긴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오죽하면 언론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문제가 많다는 뼈아픈 지적을 언론이 나서서 했을까. 조사 결과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토대로 한 지역구도 고착화와 매체마다 들쭉날쭉인 수치 위주의 보도가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체념적 선거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매체마다 천양지차인 조사 결과도 유권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지난 20일 동시에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두 언론사의 경우 97개 지역구가 있는 수도권 판세는 무려 14곳에서 1위가 바뀌었다. 경기 평택을의 자민련 허남훈 후보가 한 신문에선 2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다른 신문에선 21.8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작 투표가 끝나고 뚜껑을 열고 보니 민주당의 정장선후보가 영광을 안았다.
방송사와 신문사의 편차도 심했다. 모방송이 13~17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인천 중·동·옹진의 민주당 서정화 의원은 32.8로 8.9에 그친 한나라당 서상섭 위원장을 3배 이상 앞섰다. 반면 모 신문의 16~19일 조사 결과는 서위원장(32.0)이 서의원(2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곳에서도 막상 개표결과 서상섭후보가 193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자민련이세영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쯤되면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믿을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준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ㄱ사는 “매체들의 과당경쟁과 이에 편승한 여론조사기관의 덤핑경쟁이 맞물려 빚어낸 현상”이라며 “여론조사가 오히려 왜곡정보를 양산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선거막판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자 언론은 또한번 춤을 췄다. 정상회담이라는 대형호재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다수당에 오를것이라는 예측보도를 내보낸 것이다. 이전까지 전국의 경합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우세할것이라고 떠들어대던 언론들이 갑자기 입이라도 맞춘듯 민주당이 제1당이 될것이라는 쪽으로 몰고갔다. 물론 뚜껑을 열어본결과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세로 드러나 언론의 막판 예측보도는 참담할 정도로 망신을 당했다. 언론의 엉터리 예측이 유권자들의 투표심리까지 영향을 미쳤다. 막판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언론이 제공한 엉터리 예측이 후보를 고르는 잣대로 작용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이 개표당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투표장 출구여론조사는 최악의 오보. 투표가 끝나자 마자 방송사들은 일제히 민주당 제1당 확실이라고 보도했다. 신문들도 이에 질세라 방송의 출구조사보도를 여과없이 앵무새처럼 따라보도하였다. 결과는 역시 엉터리 오보였다.
한나라당이 전국구를 합쳐 133석을 휩쓸었다. 민주당은 115석에 그치고 말았다. 언론의 이번 총선 여론보도는 여론을 산으로 몰고간 최대의 하이라이트 쇼를 보는 것 같았다.
김명수
2000/05/04 12:12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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