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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56) 아버지의 유산
2004/12/03 00:00
입력 조회수 : 620
사랑하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집안을 지켜준 든든한 기둥이고 하늘이었던 아버지. 언제나 요구하면 들어주던 요술주머니로 생각했다. 그래서 늘 안되는 일이 있으면 아버지에게 매달렸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병을 얻어 사랑하는 두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영원토록 자식의 울타리가 되어주리라 믿었던 아빠가 떠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빠는 우리에게 든든한 하늘이었다는 사실을…
아버지의 빈자리는 그만큼 컸다. 그러나 울지 않기로 했다. 아빠는 떠났지만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살아 숨쉬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속으로 아빠를 생각한다.
가끔씩은 아빠를 소리쳐 불러본다. 아빠의 음성이 들리는 착각을 느낀다. 지금도 아빠로부터 살아갈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 벌써 몇 달이 지났지만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진해진다. 평소에 시쓰기를 즐겼던 아버지. 함께 있을 때는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끼지 못하다가 아버지를 잃고 나서야 그때가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절이었는가를 가슴깊이 깨달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제 이세상에 없다. 아버지는 떠나셨지만 가족에게 소중한 마음의 유산을 남기셨다. 살아 생전에 틈틈이 써온 여러편의 시와 글들을… 두딸은 당신의 글을 보면서 아빠가 얼마나 가족들을 사랑했는지 알았다.
30여년간 공직자의 길을 걸어오시면서 자식앞에서는 힘들다는 내색한번 내보이지 않으셨던 아버지. 사랑하는 가족과 세상을 노래한 아름다운 이야기들과 삶의 애정이 듬뿍 담긴 아버지의 글들을 보면서 자매는 또한번 가슴이 저려온다. 글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아버지의 온기만이 가족들의 아픈마음을 달래준다.
아빠를 못잊어하던 김정희·숙희자매. 아빠가 남긴 소중한 글들을 모아 '아버지의 유산'이라는 제목이 붙은 한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그리고 아버지 영전에 바쳤다. 책속에는 두딸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시도 함께 들어있다.
[젊은날 달구어진 쇠마차 몰 듯 치솟던 기백
남김없이 남김없이 태워버린걸까
침상위의 아버지는 낙엽처럼 보였다
남겨질 우리를 걱정하여 마지막 평온마저 잃곤 했던
멋있게 살았노라 후회없다 하시며 철없는 자식 위로해 주시던
그리운 가슴에 아버지 손길에 그눈빛 속에
나 여전히 살고 있다] (사랑하는 딸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시)
시속에서처럼 두딸은 이제 울지 않는다. 아버지는 비록 떠났지만 당신이 남기신 소중한 유산이 있기 때문이다. 두딸은 아버지의 시와 글들을 읽으며 세상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고 있다.
김명수
2000/06/13 23:11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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