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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58) 거리로 뛰쳐나온 의사들
2004/12/05 00:00
입력 조회수 : 606
의료대란이 벌어져 전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병원마다 문을 닫고 병실을 지키던 의사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의사들을 화나게 만들었는가? 의사들의 98이상이 반대한 의약분업.
하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의약분업을 7월부터 강행하기로 했다. 의사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의사들은 당장 시행하는 대신 몇달만이라도 시범적으로 실시해보고 나서 결정하자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그것마저 묵살하고 말았다. 의사들은 약의 오남용을 막자고 시행하겠다는 의약분업이 오히려 오남용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약사의 임의조제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말한다. 의약분업의 원칙론에는 찬성한다고… 그런데 그 실행 추진 준비 과정에서 의사의 의견은 철저하게 외면당해 왔다고… 의약분업 추진 실무 위원 18명 중 의사협회 대표는 오직 한명만 배정되었다고… 이런 상황에서 의약분업의 한쪽 중심 축인 의사의 의견을 무시하기란 너무 쉽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러면서 의약분업 약속을 어긴 집단으로 정부가 의사를 매도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로 의료계 폐업 3일째. 아직도 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다못한 시민단체들이 의료폐업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병원폐업을 보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냉담하기만 하다.
인터넷신문 사이트 게시판에 들어가면 의료계 폐업에 대한 의견을 담은 네티즌들의 글이 봇물을 이룬다. 의사들의 폐업을 비판하는 투고가 주류를 이룬다. 경향닷컴 독자투고 마당에도 하루 8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글을 올렸다. 그만큼 의료계 폐업에 대한 네티즌들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폐업명분을 내세운다 할지라도 국민들의 눈에는 배부른 자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싸움으로 밖에 안보인다는 내용이 많다.
그렇다. 바로 그거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민심을 얻지못한 정권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국민의 여론은 그만큼 중요하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폐업은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세상에서 인간의 생명보다 더 소중하고 고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천하를 다 얻더라도 생명을 잃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나? 의사가 폐업을 하는 동안 환자들은 진료를 거부당했다. 노인이 병원을 전전하다 사망하였다. 크고작은 의료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폐업에 들어간 병원의 진료거부로 뒤늦게 다른병원에 후송됐으나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환자도 있다.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어린아들의 어머니가 병원측의 조기퇴원요구를 받고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며 병원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의사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도덕적 비난까지 감수하겠다며 집단폐업에 나선 의사들.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싸움에서 설령 이긴다 하더라도 소탐대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김명수
2000/06/22 18:06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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