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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59) 의료대란 속앓이
2004/12/06 00:00
입력 조회수 : 593
의료폐업 6일째. 도덕적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의사들의 폐업. 똘똘 뭉친 의사들의 집단 행동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환자들이 신음하는 응급실을 박차고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민심은 그들로부터 등을 돌렸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그 어떤 명분도 생명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여론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폐업기간중에 집단행동을 거부하고 평소 소신대로 문을 연 병원들은 환자들이 몰리고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쏟아졌다. 반면에 폐업중인 의사들로부터 항의·협박성전화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심지어 파업에 동조하지 않는 의사들을 집단 따돌림시키는 등 이른바 '왕따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소신 개업'사례로 소개된 서울 모 의원의 원장과 간호사는 자신을 '개업의'라고만 밝힌 사람 등으로부터 "죽여버리겠다" "뒤집어 엎겠다" "병원을 부수고 가족도 가만두지 않겠다"며 폐업동조를 요구하거나 욕설을 퍼붓는등 협박전화로 시달렸다.
문을 연 또 한 병원의 원장은 "폐업중인 의사들의 항의전화가 진료를 하기 힘들 정도로 계속 걸려와 원무과의 전화코드를 뽑아버렸다"고 말했다.
병원 집단폐업으로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사례가 잇따르자 시민들 사이에 스스로 몸조심을 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 게시판에는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도 외면한다면 그게 무슨 의사냐는 등 의료폐업을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어떤 네티즌은 "병원문을 연 소신파 의사들을 협박하고 진료방해하는 당신들이 폭력깡패와 무엇이 다르냐" 면서 질타했다.
한 네티즌은 " 무조건 폐업에 동참하라고 강요하고 협박한다면 이거야 말로 연좌제처럼 같이 죽자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외국 쌀까지 들여오는 수입자유화 시대에 경쟁력 있는 외국산 의사는 왜 수입을 안하는 지 모르겠다"는 이색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건강·의학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박모씨(36)는 최근에 메일 한통을 받았다. 병원이 문을 닫은 동안에 사무실의 개보수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의료폐업을 하는 이 와중에 병원문을 닫은 의사들을 상대로 개보수를 하라는 상술이 섬뜩할 정도로 무섭다며 그는 혀를 내둘렀다.
박씨는 "집단 폐업으로 병원문은 닫았지만 대부분의 인터넷건강상담사이트에서는 의료상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오프라인상의 집단폐업과는 대조적으로 온라인으로 들어가보니 닥터클리닉을 비롯한 대부분의 건강·의학관련 사이트에서 건강상담을 활발하게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았다.
어떤 의학사이트 운영자는 의료폐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온라인사이트는 오히려 더욱 활성화 되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의사들이 겉으로는 목이 터져라 의료폐업을 외치고 있으면서 온라인으로는 개업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규모가 영세한 병의원의 원장들은 속이 탄다. 폐업이 길어지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폐업에 참여하지 않고 평소 소신대로 병원을 연 한 원장의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나를 믿고 찾아오는 내환자가 의료사고라도 나서 사망을 한다면 폐업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 준답니까"
김명수
2000/06/25 20:08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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