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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60) 일선교사가 본 교육의 현장
2004/12/07 00:00
입력 조회수 : 605
지방도시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교사(45). 실업계학교 역사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로 20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교사로 통한다. 그는 오랜 교직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 기준은 성적순. 중3담임교사들은 학교성적순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정한다. 성적에 따라 과학고 외고 일반고 실업고 등등 순으로 내려간다.
학생들의 불행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적성이 뭔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담임선생이 지정해주는 학교에 원서를 낸다. 고등학교가 마음에 안들어도 달리 뾰죽한 수가 없다. 그렇게 들어간 고등학교.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방황한다.
김교사가 몸을 담고 있는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실업계통이 적성에 안맞는 학생이 많다. 그들은 당연히 수업시간이 고통이다. 수업중에 딴짓을 하는 학생들은 예사. 아예 책을 안가지고 수업을 받는 학생이 한반에 10명꼴 된다면 과연 믿어줄까? 한반에 5명꼴은 아예 필기도구도 안가지고 수업을 받는 다면 과연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한반에 한글도 잘 쓰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는 현실을 학부모들은 인정할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두 사실이다.
김교사가 맡고 있는 고등학교에 그런 일이 사실로 존재한다. 그들에게 무조건 공부만 하라고 강요할수도 없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은 자신이 원해서 들어온 학교가 아니다.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성적에 밀려서 정해진 학교에 들어왔을 뿐이다.
그들은 말한다. 자신의 갈길은 이게 아니라고… 김교사는 그들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졸면 그냥 놔둔다.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려면 얼마나 피곤하고 괴로운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고민은 있다. 가능하면 한학생이라도 더 이해하고 알아들을수 있도록 쉽게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라 해도 그들은 이나라의 미래의 기둥이 될 꿈나무들이기 때문이다.
김교사는 그들에게 왜 이학교에 들어왔냐고 어리석은 질문을 해본다. 그들은 대답한다. "우리가 뭐 들어오고 싶어서 이학교에 들어왔습니까? 성적이 그러니까 밀려서 들어왔지요"
그들은 또 이런 말을 한다. "선생님! 우리는 그래도 우수한 아이들입니다. 우리보다 더공부못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많아요. 그아이들은 실업고에 들어온 우리를 얼마나 부러워 한다구요. 우리도 그 아이들하고는 같이 안놀아요. 격이 다르잖아요. 어떻게 우리가 수준 낮은 그아이들하고 비교를 합니까. 그러면 자존심 상하지요"
김교사는 알았다. 그들도 성적순으로 매겨지는 상대에 따라 우월감도 열등감도 느낀다는 사실을…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분명 잘못되었다. 지금이라도 성적순으로 인생의 등급이 매겨지는 비극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시철만 되면 여전히 성적순으로 지원학교가 정해지고 있다.
그래서 김교사는 갈등을 한다. 자신도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붕어빵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괴로워한다.
김명수
2000/06/26 16:04
[
김명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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