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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684부대 시리즈] (8) 군기를 잡아라
2005/02/14 00:00
입력 조회수 : 604
훈련병들이 684부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들을 길들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포섭된 공작원들은 사회의 모범생이 아니었다. 소위 자신의 주먹만 믿고 힘자랑이나 하던 건달들이었다.
그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야생마처럼 거칠게 살아온 자들이 하루 아침에 고분고분해질 리가 없었다. 거기에다 한수 더떠 그들은 나이가 많았다. 이를 테면 각자 자기만의 주특기를 가진 불량배라고나 할까?
훈련병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걸림돌은 나이였다. 그들의 나이는 21~34살까지 제각각이었다. 기간요원보다도 나이가 많은 훈련병들이 많았다.
나이어린 기간요원과 나이많은 훈련병. 그래서 처음에는 그들이 기간요원들을 우습게 볼만도 했다. 마치 동생과 형이 바뀐 것 처럼…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조직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오합지졸을 모아놓고 도대체 무슨 교육을 할까 싶었다. 심지어 그들은 기간요원에게 틱틱거리고 반말 하면서 대들기까지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안된다는 것을 기간요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민간인 복장을 벗기고 군복으로 갈아 입혔다. 그리고는 군기를 잡기 시작했다.
군복을 입는 순간부터 그들은 민간인이 아니라 684부대원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명령을 따르려 하지 않았다.
기간요원들은 이들을 군기잡기 위해서 무장 구보 훈련을 시켰다. 그런데 뛰지를 않고 뛰는 시늉만 했다.
그러나 그런 군기빠진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실전같은 훈련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간요원들이 총을 들었다. 무장 구보를 하는 훈련병들의 발뒤꿈치를 향해서 총구를 겨냥했다.
훈련병들은 설마 실제로 총을 쏘지는 않겠지 싶었다. 단순히 군기를 잡기 위한 위협사격이나 하다 말겠지 생각했다. 그러나 설마가 아니었다.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기간요원이 실제사격을 한 것이다. 훈련병들의 발뒤꿈치를 향해서 총을 갈겨댄 것이다. 그러자 훈련병들이 뛰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훈련병 두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다. 훈련병들은 장난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는 것을 그순간 깨달았다.
눈빛이 달라졌다. 눈앞에서 벌어진 죽음을 보고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에게 나이는 국익을 위한다는 대명제 앞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31명으로 출발한 훈련병들의 숫자는 그렇게 해서 29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때부터 군기가 바짝 들었다. 기간요원들이 시키는 말도 잘 듣기 시작했다.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오직 죽음뿐이라는 현장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단 한순간에 오합지졸에서 명령에 죽고 사는 684 부대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컸다. 일당백의 기량을 갖추기도 전에 동료 두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그런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훈련을 받아야만 했을까? 이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미디어칸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1.26
[
김명수기자
people365@paran.com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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