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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침놓기 8탄. 박하사탕엔 박하는 없고 사탕만 있드라
2005/03/27 00:00
입력 조회수 : 748
뜬금 없이 나타난 영호. 친구들 딴따라 파티에서 어디서 본듯한 어색한 춤으로 깽판 놓다가
기차에 몸을 던지고 만다.
‘엥?? 주인공이 벌써 죽어? 친구들이 춤 못추게 했다고 그런 건 아닐테고...’
삐따기는 영화보고 운 역사가 없는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기필코, 진짜로, 정말로 없었
다. 그깟 영화가 뭐 대단하다고... 다 지어낸 얘긴데 뭘... 진짜로 운 적 없었다니까 그러네...
어 허!
실은 운 적 있시유... 몰래 울다가 들켜서 씩 웃었는데... 뭐라고? 울다가 웃으면 똥구녁에 털
난다고? 히히 약간... 맞아유.
‘영화엔 별 다섯, 그리고 당신 설경구씨! 하늘별 총총 다 가져!’
영화란 게 참 묘하지. 속고 속이는 세상살이의 또 다른 콤팩트판 속임수. 그 동안 너무 정직
해서 유치뽕이던 한국영화는 이제 안녕...
‘진지해지면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돼요. 돼요. 돼요...’
삐따가! 이번엔 너의 잘못이다. 그렇게 좋은 영화를 동시상영 극장에서 볼 건 뭐냐? 당당히
돈 6,000원을 들여서 봐야지. 맨날 야시시한 제목에 속으면서...
영호가 옛 사랑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찔끔찔끔 나더란 말씀이야... 웬 주접이
냐고? 병들어 거무튀튀해진 옛 사랑과의 후줄그레한 조우. 그 때 주인공은 밍기적 밍기적
연장하던 자살을 최종적으로다가 결심한 것이 아닐까?
그 때 영호의 눈빛 봤어? 파릇했던 순진빵들이 그렇게 추레해진 꼬라지로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거잖아. 그립지... 암 그립고 말고...
꽃을 보며 우수에 젖는 구렛나루 청년 고문관 영호. 그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게 되는 경
위도 아주 드라마틱해.
광주에서 군인으로 투입돼 참으로 고문관스럽게 엉뚱한 총탄에 피를 흘리고, 어린 꼬마 소
녀를 오발로 즉사시키고... 머리칼이 쭈뼛!
빠빠이~~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그때까진 괜찮아. 근데 성실한 경찰로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다 엉겁결에 피고문
자에 똥을 싸게 하고 만거야... 또 머리칼이 쭈뼛! 쭈뼛!
완존히 맛이 갔습니다. 에그 드러버라.
마누라의 외도현장을 덮치는 장면도 골 때리데...
‘집에 가’ 이 한마디밖에 안하더라고... 오호라. 지도 요사시런 여인네와 카섹스를 즐기는
놈이니까 할 말은 별로 없었겠지 뭐...
수십번 탈바꿈한 영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나 돌아가고 싶어!”
예상했었지? 그래도 “못 돌아간다”
영화를 보고 눈물, 콧물, 감동의 밀물과 썰물. 이 모든 것을 다 경험하신 양반들은 아마도
386세대일 것이다라는 말씀. 비평가도, 영화제 심사위원들도, 사회의 신인주역으로 활동하는
세대도 죄다 386세대잖아. 그들을 공략한 초특급 스펙터클 액션 버라이어티 쑈가 아니었나
싶어.
그런 의미에서는 창동이 헹님의 묵인아래 제작사의 꼼수 및 음모가 있었지 않았을까? 이데
올로기의 망령이나 들춰내고... 그래도 이번만은 용서하고 싶다. 왜냐구? 그건 내 맘이쥐~~
또 하나 냄새가 나는 건.
신문쪼가리를 도배했었드랬던 IMF를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는 말이지. 아픈 우리의 현대사
를 모두 뒤집어 쓴 영호가 너무 불쌍해... 개연성은 있지만... ‘너무 가혹하드라’
극장가는 사람들 말이지.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에 1000분의 1이라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
면 그걸로 게임은 끝이야.
다음날 친구들 만나서 ‘그 영화 좋드라. 나도 군대있을 때... 나도 학교 다닐 때...’ 뭐 이
렇게 시작하는 무용담을 주저리 늘어놓으려 할거야... 실은 나도 그랬으니까...
박하는 씁쓸하고 사탕은 달고... 서사구조는 박하맛이지만 그 뒤 여운이 너무 달콤하더라 이
말씀이야. 사탕이 궁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사탕을 잘 안주려고 해서 그런
건 아닐까해 난. 우는 아이 때리지 누가 사탕 줘?
6.25때 양코들 지나가면 “김미 초코렛!”을 외치던 양반들이 더 해. ‘우리 나름의 힘든 점
이 있었다’라고만 말하지들 말고 우리 서로서로 사탕주며 삽시다. 네?
그래서 ‘박하사탕엔 박하는 없고 사탕만 있다.’
그리고 경고 한마디 하는데, 극장 밖으로 나오면서 친구한테 자랑하는 사람들 말이지.
“내가 원래는 한국영화는 안보잖아. 근데 이건 봐줄만 하더라...”
거만한 말투로 이렇게 말하는 아주 싸가지 없는 것들이 있어. 내려가는 계단이라서 다행인
줄 아셔. 올라가는 계단이었으면 바로 통한의 똥침이 들어갔을 걸?
내가 비밀하나 알려줄까? 이건 극비 사항인데... 내 친구 한국영화도 니들 같이 싸가지 없는
것들 싫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이번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 머시기냐. 최모 민수 헹님이 가져갔데...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
도 납득이 안가. 최모 민수 헹님의 특기라곤 ‘나 떨고 있니’밖에 없잖아. 아 또 있구나.
등신 같은 표정 갑자기 짓는 거.
그것 땜에 남우 주연 가져갔나? 유령에서 최모 민수 헹님의 연기는 몇 점?
“하늘별 총총 있으니 알아서 가져가든지 말든지...”
김상기
2000/04/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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