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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 센타
2005/04/05 00:00
입력 조회수 : 754
꼭 늦은밤 열시나 11시가 되면 딸애는 뭐가 먹고 싶다고 하며 군것질을 하고 싶어한다.
밥은 잘 안 먹으면서도 과자나 아이스크림 과일은 항상 입에 달고 있고 자기 전
늦은 시간에 라면을 끓여먹는 좋지 않은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딸애와 나는 늦게 라면을 끓여서 익은 김치와 먹으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 보며 "우리 이래도 되는거니? 하며 밤에 먹는 라면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이 되어 선지 하루라도 라면을 끓여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다 어떤날은 내가 라면을 끓여먹자고 하면 딸애는 "엄마 나는 이제 라면
안 먹을거야, 엄마도 라면 먹지마 인스턴트식품이 몸에 안 좋대" 하고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지만 사실 난 밥보다도 라면이나 칼국수같은 분식을 더 좋아해서
하루라도 라면을 안 먹으면 섭섭한 생각이 든다.
늦은 밤 과일도 떨어지고 아이스크림도 떨어져 냉장고가 비게되면 딸애는 삐죽이
나온 입으로 딸기도 먹고 싶고 오렌지도 먹고 싶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다며
내 얼굴을 쳐다본다.
그러나 나는 밤중엔 집 앞 슈퍼에도 못나가는 것을 딸애가 아니 사오라고는 말은
못하고 하루는 "엄마! 심부름 센타에 전화해봐?" 한다.
"심부름센타?... 그런 심부름해주는 심부름 센타도 있니? 했더니
" 응, 있어 내가 전화 번호 알켜줄까? 하더니 글쎄 남편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다.
얼마나 우습던지...평소에도 밤중에 우리 집 슈퍼 가는 일은 모두
남편의 담당이었기에 딸애가 그날도 남편의 휴대폰번호를 대며
심부름센타를 부르라고 한 것이다.
그런생각을 한 딸애의 말이 우스워 정말로 나는 그날 밖에있는 남편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니 언제쯤 들어올지 몰라 오늘은 심부름센타가 휴업이라고 했다.
정말로 못말리는 두부녀다.
그후로 딸애는 늦은밤 뭐가 먹고 싶으면 의례 심부름센타 번호인 남편의 휴대폰
번호를 누르지만 한번도 귀찮은 내색 않고 충실하게 심부름센타 노릇을 하는
남편이 더 위대해보인다.
아무리 딸이 하나 라지만 남편처럼 애지중지하며 딸을 키우는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자운영
2002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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