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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
2005/04/09 00:00
입력 조회수 : 736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으로 밀려드는 신선한 바람의 말로
오늘 하루를 엮어 나가고 싶습니다.
밤새 깊은 잠에 빠져 모든 생각들이 지워진 하얀 백지인
뇌의 상태인체로 투명하게 하루를 열고 싶습니다.
이 단아한 아침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잿빛 하늘을 말갛게 붓질하며 채색해 가는 우윳빛 안개처럼 그저 맑은 마음.
새로운 치약을 사서 처음 양치질을 할 때 받는 상쾌한 그 자극이 오늘 하루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우린 항상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연상하게 되지요.
그런 우리와는 달리 늘 우리 곁에서 항상 같은 자태로 숨쉬며
자연의 섭리에 맞게 변화할 줄 아는, 아무 욕심도 없이 그저 주어진 위치에 만족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모든 사물들...
그들에게 인내할 줄 아는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분명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한번쯤은 기대를 하고 또 욕심도 가져보고
사람의 마음 이란게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정말 여름 속의 가을처럼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나 청명한
하늘이 가을하늘을 연상하게끔 맑고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음도 유난히 심난하고 ....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하고....
아직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가을이 오려는 것인가 싶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까지 드는군요.
한때 첫봄을 시샘하며 매일 한 옥타브씩 높아지던 때에 한창 푸르르던 나무들도
이젠 움직임 없이 조용하고 엄숙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며 긴 침묵으로
가을을 준비하는 것을 보니 어쩌면 저렇게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언제쯤이면 나무들처럼 그렇게 안으로 안으로 내 자신을 갈무리 해
내 영혼에 꽃을 아름답게 피워 낼 수 있을까?
정말 어느 만큼 살고 나면 내 자신을 다스리는데 거슬림이 없어질까?
불혹을 지나는 나이지만 아직도 사소한 감정의 편린들에조차 휘둘림을 당하고 있으니...
안개 낀 하늘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 짐을 느낍니다.
덩달아 움직임도 조용 조용해지고요.
이 아침의 안개처럼 나도 좀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나를 다스리고 싶은데
아직은 마음속에 쌓여있는 수양이 부족한지 그렇질 못한 것 같습니다.
언제쯤이면 아무 사심없이 허허로운 마음으로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게 될까요?...
자운영
2002년 06월 17일
[
피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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