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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판말판 인생판] (2) 돈판에 임자가 따로있나 먹으면 주인이지
2005/04/12 00:00
입력 조회수 : 767
"아니 세상에 이런 횡재가 다있다니! 완전히 돈놓고 돈먹기구만. 내가 왜 진작에 이렇게 좋
은 경마를 몰랐을까? 앞으로는 죽는 날까지 경마를 하면서 살리라"
경대가는 기분이 좋았다. 토요일 마지막 경주에 베팅을 해서 무려 88.8배를 먹었다. 그가 찍
은 말이 정확하게 1, 2등으로 나란히 들어온 것이다.
3만원을 투자해서 266만6천원을 찾는 횡재를 했으니 입이 벌어질 만도 하다. 경마장에 와서
이렇게 큰 돈을 맞췄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내주머니서 나온돈이건 딴주머니서 나온돈이건 임자가 따로 없고 먹으면 몽땅 내돈이네 그
려. 정말 웃기는 세상이구나. 돈벌기가 손바닥 뒤집기보다 더 쉽다는 비결을 알았으니 나는
천재인가봐. 야호!"
누구라도 맞추면 맞춘대로 맞춘사람들끼리 즉석에서 나눠갔는 이런 기막힌 돈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가는 가슴이 뛴다.
금방 길게 늘어진 사람들 틈에 비집고 들어가서 3만원어치 마권을 샀는데 불과 2분후에 그
마권이 적중했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똑같은 창구에서 266만원이라는 거금을 돌려받았다.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마감직전에 날쌘돌이처럼 잽싸게 새치기로 들어가서 산 마권이 대
박을 날렸으니 기쁨이 두배로 컸다.
새치기를 안했다면 대박이 날아갈뻔 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대가는 금방 부자가 될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더많은 마권을 사지 못한것을…
"왜 내가 3만원밖에 안샀지. 6만원 샀으면 지금보다 두배를 더 벌었잖아. 아이, 쪼다. 나는
쪼다였잖아. 크게 걸면 크게 먹는 다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했으니 이제는 쫀쫀하게 3만원정
도는 안한다. 있는 돈 팍팍 걸어서 판돈 팍팍 긁어와야지"
경대가. 아버지에 이어 2대째 경마를 즐기는 경마꾼이다. 아니 경마박사다. 어느날 갑자기
사람이 달라진다면 그에게 틀림없이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이름이 참 특이하다. 아무래도
이친구는 이름때문에 경마에 푹빠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루는 이친구가 그비싼 런던포그 바바리를 입고 친구들앞에 나타났다. 항상 옷차림이 허름
하던 그가 갑자기 66만원짜리 바라리코트를 입고 나타나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이
었다.
"야, 네가 웬일이냐?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네. 별꼴이 반짝이야" 친구들이 뭐라고 떠들건
말건 대가는 연신 싱글 벙글이었다.
"야이 자식들아. 이제 난 어제의 내가 아니란 말이야. 앞으로는 쪼잔하게 안 놀테니까. 너희
들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오늘 허리띠 풀러놓고 실컷 먹어라"
친구들은 양주잔을 앞에 놓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시
간이 흘러 밤12시가 넘었다.
대가는 그날 번 돈을 몽땅 술값으로 날리고 말았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혀꼬부라진 소리
로 "이깐 돈 문제없어. 내일 경마장에 가서 또 임자없는 판돈 와장창 내가 긁어오면 될거
아니야".
이시리즈는 계속됩니다.
김명수/
mskim@kyunghyang.com
.
2001.01.16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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