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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71) 고통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며 살아야하는 이유
2005/09/19 00:00
입력 조회수 : 773
50대를 갓 넘긴 이 모씨. 흔히 말하는 가문 좋고, 배경 좋고, 경제력까지 받쳐주는 남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다. 남들은 한 가지도 누리기 힘든 조건을 두루 두루 갖추고 사는 그를 주위에서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성격은 별로였다. 이 세상은 자기를 중심으로 돌기 때문에 하늘이 무너져도 자기만은 무사할 것이라고 평소 큰소리를 칠 정도로 남을 배려할줄 모르고 늘 자기중심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칭 행복이 넘친다는 그의 집에 사고가 났다. 결혼을 앞둔 큰 아들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 소위 명문대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큰아들이었다.
술에 취해 혼자 과속으로 차를 몰고 가다가 가로수를 들이받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다른 차에 받혀서 난 사고가 아니라 음주운전이 빚은 100% 자기 과실이었다.
까마득한 남의 일처럼 여기던 불행이 자신에게 닥치고 나서야 그는 펄펄 뛰고 난리가 났다.
어이없는 사고로 자식을 잃은 그는 ‘왜 우리 가문에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자신의 아들에게 그런 일이 닥쳤다는 것이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는 둥, 세상이 불공평해도 너무 불공평하다는 둥 온갖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그는 다른 사람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큰 소리로 들으라는 듯 “데려가려면 남의 아들을 데려갈 것이지, 왜 하필 가문 좋고 똑똑하고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우리 아들을 데려갔느냐”며 있는 말 없는 말을 다 토해냈다.
그러나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기분이 그리 좋을 리 없었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이 앞뒤 생각없이 던진 말로 인해 상대적으로 돈도 빽도 없는 소시민들이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이다.
뜻하지 않은 사고 소식을 듣고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이 앞서 달려갔던 사람들은 대놓고 말은 안했지만 돌아서서 모두 한마디씩 내뱉었다.
“아니, 세상에, 자기 자식만 귀하고, 남의 자식은 교통사고가 나서 죽어도 좋다는 말이냐”면서 혀를 끌끌 찼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루도 끊이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사고들. 우리는 그런 소식을 접하고도 내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막상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치면 그제야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진 듯 펄펄 뛰게 된다. 다른 사람이 불행을 당했을 때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무관심하던 생각은 안하고 세상이 너무 냉정하고 무관심하다면서 주위사람들을 원망하곤 한다.
자신에게 닥치면 큰일이고, 남에게 닥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은 모순이다. 특히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상대적으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시민들은 위축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고통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면서 사는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이 글은 아침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볼수 있는 무가 일간신문 '메트로'(10월30일자 9면)에 칼럼으로 기고했던 글입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eople365.pe.kr
>
2002년 10월30일 08시40분
[
김명수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sshss29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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