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찬바람이 불면 문득 설악산이 어른거린다.
9월이 되면 바위능선에 핀 꽃향기가 그립고 보고 싶다.
흐드러지게 핀 쑥부쟁이와 구절초의 매력에 이끌려 힘든 산행에 도전한다.
거기다가 짙은 보라색의 금강초롱과 수 많은 야생화는 산행의 길동무이다.
지리산과 설악산은 산꾼들을 유혹하는 높고 깊고 높은산이다.
한계령 하늘은 높고 파랗다.
점봉산 산줄기가 흘러내린 칠형제봉과 흘림골에 뭉개구름이 걸쳐있다.
상쾌한 바람이 안개를 몰고 다니며 산능선을 휘감아 돌며 흘러간다.
모든 자연의 현상이 그림처럼 멋진 풍경이다.
한계령에서 짧은 시간 설악의 가을 분위기를 엿본다.
설악산은 계절이 바뀌고 있다.
아직은 초록이 지배하고 있지만 산자락에 가을꽃이 만발했다.
한계령에서 삼거리로 오르는 돌계단에도 금강초롱과 며느리밥풀이
화려하게 피었다. 분취, 바위떡풀, 고본 등 수 많은 야생화가 힘든 산행길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고난 여정이지만 야생화 눈맞춤에 눈이 즐겁고 행복하다.
가파른 오르막에 숨소리가 거칠어 지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풍경이
압권이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산등성에 머물고 있다.
눈이 보이는 모든 것이 그림처럼 멋진 풍광에 반한다.
한평생 직장생활에 얽매여 살지만 이런 맛에 산에 찾고 한주일의
실타래같은 스트레스도 풀어낸다.
사실 뾰쪽한 취미가 없는 단조로운 생활에 산행이 유일한 삶의 윤활유이다.
귀때기청 가는 길의 최악의 코스는 정상을 앞두고 펼쳐진 너덜겅이다.
각지고 삐뜰거린 돌과 돌 사이를 지나는 여정은 힘들다.
너덜을 지나면 작은 돌무더기 능선에 펼쳐진 꽃향기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고개를 뒤로 돌리면 대청봉까지는 이어지는 끝없는 능선이 이어지고
그곳은 넘나드는 안개와 구름이 설악의 가을색을 보여준다.
돌길이 연속이지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바람에 나풀거린다.
천상화원의 꽃은 한 번 보면 단숨에 빨려드는 매직이다.
설악산 등산은 한계령에서 오색코스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서북능선 끝자락인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까지 종주는 산꾼의 로망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 코스 당일 산행은 시간상 좀 무리가 따른다.
시간이 부족하니 한계령에서 귀때기청까지 왕복 산행으로 만족한다.
1578m 귀때기청봉을 앞두고 펼쳐진 천상화원에 눈길이 한참 머문다.
쑥부쟁이가 피었지만 저마다 저마다의 색을 가지고 있다.
같은 듯 싶지만 조금씩 색깔이 달라 매력적이다.
흰색의 순수 자랑하는 구절초는 개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단숨에
카메라를 붙잡는다. 9월에 간 귀때기청봉 야생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꽃밭이다. 하늘이 키운 꽃들의 티없이 맑은 표정에 연신 감탄사를 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