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금강초롱, 구절초, 쑥부쟁이가 피는 계절이다.
가을 설악산은 천상화원, 서북능선으로 가면서 꽃길을 걷는다.
폭염은 어느새 물러가고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찬기운이 느껴지는 9월 들어 높은산의 가을꽃이 보고 싶다.
철늦은 가을장마와 태풍으로 연일 비가 오락가락, 남부는 연일 비 예보.
비가 그치는 잠깐의 틈새공략으로 설악산으로 달려간다.
설악산은 시간상으로 수도권이나 마찬가지다.
설악산도 3시간이면 도착하고 당일산행이 가능하다.
마음은 대승령에서 한계령으로 가고 싶지만 당일산행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적당한 코스가 한계령에서 귀때기청봉까지 왕복산행이다.
조그은 단조롭지만 너덜지대 능선에 핀 쑥부쟁이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한계령의 가을색이 보인다.
흘림골 칠형제봉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하다.
산능선을 타고 점봉산으로 오르는 침봉은 안개 속에 숨었다.
바람이 안개를 이산 저산으로 몰고 다니는 풍경이 그림이다.
산오이풀과 며느리밥풀이 흐드러지게 핀 등산로는 한산하다.
연일 비가 내린 탓에 물기 머금은 땅은 촉촉한데 바위길은 미끄럽다.
바위 틈에 핀 금강초롱이 반갑게 마중한다.
금강초롱이 보고 싶어서 설악까지 왔는데 일단 소원풀이에 감사하다.
돌길 오르막이 힘든데 곳곳에 수 많은 꽃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힘이 조금 남아 있을때 렌즈에 담아야 한다.
몸이 지치면 아무리 멋진 꽃이 있어도 그냥 패스했던 적이 많다.
금강초롱과 눈맞춤하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한계령 삼거리에 닿는다.
꽃사진 담다보니 조금 늦었지만 시간은 여유가 있다.
대부분 산객들이 대청봉으로 향하지만 나는 반대편 귀때기청봉으로 간다.
길가에는 진범과 투구꽃, 늦둥이 동자꽃까지 발길을 잡는다.
거기다가 빨갛게 익은 마가목도 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길을 붙잡는다.
귀때기청으로 가는 마의 구간, 너덜구간이 본격 시작된다.
대청봉과 용아장성의 침봉들로 구성된 우람한 내설악 암릉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은 바람이 무척 바쁘다. 구름과 안개를 연일 몰고 다니며 다양한 그림을 만들고 있다.
늘 설악은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
억소리를 내며 오른 너덜길 능선
돌틈에 뿌리를 내리고 핀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환상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핀 꽃이 향기와 색깔이 진하다.
구절초는 흰색이지만 쑥부쟁이는 같은 색이 아니다.
같은 꽃인데 색이 조금씩 다른게 매력이다.
거친바람에 키는 작지만 돌틈사이로 핀 들국화가 설악산의 가을을 보여준다.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한창인 설악산은 이제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