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박석철 기자=산에 봄바람이 분다.
남녘의 꽃바람이 어느새 수도권까지 훅 들어온다.
주말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산은 푸릇푸릇 생기가 넘친다.
이곳저곳에서 꽃망울 터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춘분이 지나고 해가 길어지고 있다.
이제 밤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져 활동하기 좋은 시간이다.
해가 길어지면서 사방에서 꽃들이 피고 있다.
풀꽃에 뒤질세라 관목류의 꽃들도 경쟁하듯이 피고 있다.
촉촉한 산길을 걷는다.
도문산에서 구름산으로 꽃마중 산행이다.
야생화공원을 지나서 도문산으로 가는 길이 밤새 내린 비로 부드럽다.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소리를 길동무 삼아 10여분 오르면 도문산 정상이다.
봄은 소리도 없이 빨리 온다.
엊그제 추운 겨울이였는데 벌써 3월 끝자락이다.
길섶에 핀 제비꽃과 함께 봄은 깊어간다.
도문산에서 도덕산으로 가는 짧은 구간을 걸으며 이성부 시인의 ‘봄’을 불러본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매화가 활짝 핀 꽃동산에서 꽃향기에 취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산새들 소리가 참 맑은 도덕산이다.
봄비에 돋아나는 초록잎 사이로 햇볕이 부서지고 숲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눈부시게 찬란한 꽃구경을 하면서 가림산으로 간다.
봄이 산길을 따뜻하게 열어준다.
덕분에 홀로가는 산행이 지루하지 않다.
가림산을 지나서 구름산으로 들어선다.
오르막에서 생각을 버리고 걸음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구름산 정상이다.
봄이되면 산길이 붐빈다.
누구는 봄나들이로 산에가고, 누구는 꽃마중으로 산에 간다.
춘삼월은 꽃산행이 제격이다.
함민복 시인은 ‘봄꽃’에서 ‘봄엔 아무 꽃침이나 맞고 볼일’이라고 했다.
오늘은 노루귀부터 제비꽃까지 ‘꽃침’에 호사를 누려본다.
이른 초봄에 봄을 전하는 복수초는 벌써 끝물이다.
너도바람꽃도 봄을 마감하고 있다.
겨울이 끝나기도 전에 피었다가 지는 복수초와 너도바람꽃이 참 아쉽다.
‘화무십일홍’이란 말이 실감난다.
너도바람꽃 뒤를 이어 핀 꽃이 꿩의바람꽃이다.
개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바람꽃 만남은 행운이다.
더군다나 이웃에서 청노루귀까지 자생하고 있어 반갑다.
사실 청노루귀는 씨앗을 뿌린지 수년이 지났는데 이제 막 개화한 것이다.
도덕산과 구름산이 노루귀 자생지이다.
주로 흰색과 분홍색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거기에 딱 한 곳에서 청노루귀가 막 개화를 시작했다.
구름산 자생지는 봄철만 되면 꽃쟁이들로 몸살을 앓는다.
꽃산행때는 꽃망울 울리는 꽃이 밟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봄기운을 받은 할미꽃도 제법 탐스럽다.
땅바닥에 엎드려 피는 할미꽃도 이른 봄이면 꽃소식을 전하는 봄꽃이다.
군락지를 형성한 할미꽃 동산에 노랑할미꽃은 아직 소식이 없다.
주인공은 늦게 등장한다고 하지만 올해는 많이 지각한 것 같다.
4월이 되면서 풀꽃들 전성시대가 열렸다.
현호색에서 제비꽃까지 봄소식에 동참한다.
풀꽃은 작아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도덕산에서 구름산 가는 길섶에 흔하게 핀 꽃이지만 눈여겨 보는 사람에만 보인다.
남도의 매화소식이 들린지 얼마되지 않아서 광명에도 피었다.
하얀 꽃속에 초록빛을 감추고 있는 청매화는 참 매력적인 꽃이다.
수수하게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꽃의 색생이 오묘하다.
꽃도 예쁜데 향기까지 품고 있어 매년 기다려지는 매화이다.
홍매화는 매혹적인 꽃이다.
먼 발치에서도 확 눈길을 잡는 마력을 가진 꽃이다.
할미꽃 핀 동산에 청매화와 홍매화가 더불어 살고 있어 좋다.
한자리에서 봄꽃을 감상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뭇잎도 없는 나무가 온통 노란색이다.
작은 꽃이 모여서 핀 산수유가 곳곳에서 노란색을 자랑한다.
동네에서 가장 봄소식을 전하는 산수유는 지금 노란물감 범벅이다.
하지만 산수유 꽃은 한발 떨어져서 보아야 아름답다.
생강나무는 산에 있는 나무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이 핀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새싹이 나오기 전에 꽃부터 피운다.
꽃이 작기 때문에 잎이 나오면 벌과 나비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잎이 나오기 전에 꽃가루받이를 마치는 생존전략이다.
산에 올괴불과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진달래가 피면 봄은 금새 끝나고 여름이 성큼 다가온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지면 벚꽃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다.
꽃철은 너무 짧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도 시간이 부족하다.
광명의 산은 봄꽃 전시장이다.
복수초, 노루귀, 너도바람꽃 등 봄의 전령사들에 흥분한다.
도문산, 도덕산, 가림산, 구름산 꽃마중하면서 코로나로 지친 일상을 힐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