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코리아]이경희 기자=“세상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하지요. 병아리난초는 작지만 아주 매력적인 꽃입니다”
7월 첫 토요일(2일), 병아리난초를 만나러 관악산으로 간다.
관악산 수영장능선을 얼마 오르지 않은 비탈길에서 꽃을 담는 부부가 있다.
인천에서 사는 김씨 부부는 매년 이맘때 관악산을 찾는다고 한다.
오르기 힘든 수영장능선이지만 이곳에 병아리난초가 자생한다.
수도권에서 사는 수 많은 야생화애호가들이 수영장능선으로 몰린 이유이다.
병아리난초는 폭염을 먹고 크는 꽃이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이되면 피기 시작한다. 소나무가 우거진 모래밭에 주로 자생한다.
폭염과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피는 고결한 꽃이다.
꽃이 너무 작아서 카메라 렌즈에 잘 잡히지 않는다.
꽃은 아는사람 눈에는 금방 눈에 띄지만 모르면 그냥 지나친다.
사실 여름에는 꽃이 귀한 철이다.
야생화는 봄과 가을에 많다.
봄꽃이 끝나면 여름철에는 난초종류만 피는데 관악산에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초가 자생한다.
꽃이 귀한 탓에 먼 곳을 마다하지 않고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관악산 병아리난초 서식지는 수영장능선과 관음사에서 이어진 사당능선이다.
관악산은 ‘악자’가 들어가는 험한 산이다.
사실 서울 주변의 산이 대부분 화강암으로 구성된 바위산이다.
관악산도 연주대 정상으로 가는 길목은 험준한 바위길을 통과해야 한다.
수영장능선을 오르면서 길가에 핀 꽃 한포기에 감동을 받는다.
올해는 가뭄 탓에 병아리난초가 풍성하지 않다.
‘모래밭에서 바늘찾기’같은 병아리난초와 숨박꼭질은 소나무밭이 끝날때까지 이어진다.
“병아리난초가 올해는 별로 안보이네요”
“극심한 가뭄 탓인가 봐요. 지난해 보이던 자리에 꽃이 없어요”
인천에서 온 부부도 드문드문 보이는 꽃에 실망한 모양이다.
“더 오르면 병아리난초는 없는데~”말꼬리를 흐리며 실망한 눈치다.
바위길이 나서면 병아리난초는 끝나고 나나벌이난초가 기다린다.
나나벌이난초도 개체수가 확 줄었다.
가뭄 영향인지, 기후 온난화 탓인지는 모르지만 서식지의 변화는 확실하다.
지난해 풍성하게 자란 나나벌이난초는 어디로 간 것인가.
나나벌이난초를 만나려는 갈망이 큰 것인지 발걸음이 빨라진다.
가파른 바위길을 통과하여 연주대를 앞두고 쌩쌩한 나나벌이난초 등장이 반갑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나나벌이난초가 여기저기 보이지만 꽃은 역시나 빈약하다.
사실 나나벌이난초는 눈여겨 보아야 꽃처럼 보인다.
무더운 여름날 관악산에서 만난 병아리난초와 나나벌이난초에 더위가 싹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