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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 한복진흥센터 예술감독 “추억은 간직하되 디자인은 끊임없이 발전해야”
2014/07/03 08:29
입력 조회수 : 10,509
한복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한복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기관이 생겼다. 서울 종로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내 한복진흥센터가 6월 17일 출범했다. 한복진흥센터는 국내외 한복문화 관련 총괄기관으로 한복의 연구 및 생활화·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패션지 스타일리스트 출신인 서영희(54) 씨가 초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출범식이 열린 6월 17일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에서 서영희 예술감독을 만났다.
Q : 한복진흥센터 초대 예술감독이 되셨어요.
A : “우리나라 전통한복을 알리기 위한 기관이 생긴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식, K팝 등 한류를 이끄는 많은 소재들 중 의류인 ‘한복’이 세계화를 향해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
Q : 한복진흥센터가 추진하는 사업과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A : “사업은 ‘입어야 하는 옷’, ‘입고 싶은 옷’, ‘세계가 입는 옷’을 목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복문화 교육, 신한복 개발 프로젝트, 공모전, 지역한복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복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인식을 바꾸어 가는 게 목표입니다.”
Q : 전통한복을 현대화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많지 않았나요? 그런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A : “사회 분위기였겠죠. 지금 현재 젊은 디자이너들도 10년 이상 연구하며 한복 세계화를 많이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 때문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랜 시간 전통 방식을 추구해 온 한복 디자이너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거든요.”
Q : 모던한 한복을 늘 구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A : “블라우스나 셔츠 같기도 하고, 고름도 있고, 과감한 꽃무늬도 있는 한복이요. 전통을 유지하면서 파격적인 현대감각도 있어야 하죠. 그러면서 소재는 편한 옷. 한복도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Q : 한복은 선조들의 의복이라거나 경조사에 예를 갖추기 위해 입는 옷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상징이 강한 한복에 현대적인 스타일링이 가능할까요?
A : “물론입니다. 현대화된 한복은 생활 속, 일상 속 의류를 말하기도 합니다. 제가 입고 있는 이 옷은 남자들이 입던 ‘방령’입니다. 한복 장인 김인자 씨가 만드신 겁니다. 전혀 남성스럽지 않죠? 안에 입은 셔츠블라우스 같은 이 옷은 ‘연안김씨 저고리’입니다. 청바지에 어울리는 한복도 가능합니다. 저는 가끔 그렇게 다니는 걸요. 저고리와 청바지를 입고 색깔이 있는 구두를 신으면 멋스러우면서도 편한 복장이 될 수 있죠. 한복의 일상화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Q : 패션매거진에서 보통 유명 수입브랜드 스타일링을 주로 하셨을텐데 한복 스타일링에 언제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수입브랜드가 쏟아져 들어왔어요. 그때 한국 디자이너들이 설 곳이 줄어들기 시작했죠. 점점 수입브랜드의 식민지가 될 것 같더라고요. 그때 근사하면서도 독특한 걸 생각하다 보니 한복이 떠올랐어요. 그건 정말 우리 한국밖에 가진 데가 없잖아요.”
Q : “한복만이 가진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 한복이 스타일링 활용에서는 더 으뜸입니다. 일본의 기모노는 드레스처럼 한 벌로 되어 있지만 한복은 저고리, 치마, 재킷(두루마기)까지 있죠.”
Q : 한복의 철학이 따로 있다는 말씀인가요?
A : “한복은 한국 고유의 흙냄새를 담고 있어요. 특히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디자인이 있죠. 미니멀한 느낌을 가지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요. 옷이 꼭 달라붙지 않아도 되레 ‘여유’를 살리며 분위기와 멋을 살리는 것 자체가 한복의 철학입니다.”
Q :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 “세계화는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불고기 레시피를 세계화에 맞추기 위해 바꾸지 않는 것처럼 ‘이건 우리 것이야, 한 번 입어볼래?’라고 권할 수 있는 게 세계화입니다. 우리는 이미 현대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만 고집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죠. 추억은 간직하되 디자인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합니다.”
Q : 예술감독으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한복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동기 부여를 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하루아침에 한복에 대한 인식과 한복 디자인이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나잇대별 맞춤형으로 ‘잘 어울리는’ 한복 패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20대 젊은 친구들은 한복을 깡통치마처럼 걷어올리고 고무신도 신는 등 ‘겁없는’ 스타일링을 합니다. 30~40대는 가정이 있는 직장인들이 많으니 그에 맞는 옷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봄·가을로 근사한 한복 프로젝트 런웨이를 진행해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북돋우고 일반인들의 참여도 독려할 계획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깊은 한국의 멋을 되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영희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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